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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JTBC서울마라톤 풀코스

잡동사니/일상다반사 by 심심한사람 2024.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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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JTBC 서울마라톤 대회 풀코스 두 번째 참가

 
제 인생 마라톤 풀코스는 2023 JTBC 마라톤 대회가 처음이었고, 두 번째가 올해 동아마라톤 풀코스, 그리고 세 번째 대회가 어제 개최된 2024 JTBC 서울마라톤이었습니다. 
 
당초 2024 JTBC 서울마라톤은 참가신청을 하지 못해, 포기상태였는데, 9월 26일 추가접수때 운 좋게도 신청을 할 수 있었습니다. 
 

풀코스 서브4의 갈증

 
올해 3월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를 4시간 7분을 기록하면서 sub-4 달성에 대한 목표는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시즌에도 sub-4를 목표로 나름대로 열심히 달렸고 가을 JTBC 서울마라톤을 착실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마라톤 풀코스의 복병, 부상

 
그런데 JTBC 서울마라톤 대회를 불과 보름 정도 앞두고 예기치 않게 발가락 연조직염(봉와직염)이라는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새끼발가락은 염증으로 가득 차 빨갛게 땡땡 부어올랐고 한걸음 걸음이 엄청난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발가락에서 시작된 염증은 림프절을 타고 사타구니와 겨드랑이, 그리고 목까지 올라가게 되면서 동네 병원에서는 진료의뢰서를 써 주면서 상급병원에 입원하라고 합니다. 
다음날, 바로 입원 후 x-ray, mri, 피검사를 하고 염증수치가 정상의 두배라며 항생제 투여가 시작됐습니다. 이때부터 제 인생 처음 입원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낯 선 입원실, 먹을수록 식욕 떨어지는 병원밥, 24시간 수액 주사를 달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 속에서  6일이라는 악몽의 시간을 보낸 후, 겨우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2024 JTBC 서울마라톤 포기 DNA(do not attend)에서 참가로 변심

 
퇴원할때만 해도 발가락 연조직염으로 열흘을 달리지 못했고, 당분간 발가락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조심해야 한다는 말에 2024 JTBC 마라톤대회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자포자기 상태였습니다. 
 
대회가 다가오면서 상처는 많이 좋아 졌고, 이 정도면 한번 뛰어 볼 만도 하지 않을까라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거의 17일을 뛰지 않다가 대회 하루 전, 가볍게 5km를 뛰었는데 기분도 좋았고, 발가락 문제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던 2024 JTBC 서울마라톤에 대한 욕심이 꿈틀 됩니다. 
 
생각보다 몸이 앞서는 스타일이라, 양 손은 이미 JTBC 마라톤 배번을 싱글렛에 달고 있었습니다. 일단 출발 하고, 가다가 안되면 포기 하자,라는 생각으로 대회 참가로 생각을 정합니다.  에너지 젤이며, 크램픽스, 식염포도당, 카페인 알약, 헤어밴드와 선글라스를 챙기고, 삭즈 오픈런 프로 2, 가민 워치, 애플워치까지 풀충전 해 놓고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합정역 마라톤대회jtbc 서울마라톤 물품보관차

합정역 지하철에서 월드컵경기장역까지 마라톤 참가자 인파가 엄청 납니다. 

2024 jtbc 서울마라톤 출발점
가을의 전설은 춘천마라톤이 아닌 2024 jtbc 서울마라톤

2024 JTBC 서울마라톤 참가하다

대회 당일, 새벽 5시 알람에 눈이 번쩍 뜹니다. 지난 두번의 풀코스 대회와 달리 잠도 잘 잔 것 같고 아침에 화장실도 시원하게 다녀왔습니다. 비비고 사골국물에 국수 한 덩이를 넣고 후루룩 먹고 대회장으로 나섭니다.
 
2호선 합정역에서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으로 환승하는 곳에서 부터 엄청난 인파에 놀랍니다. 한대를 보내고 두 번째 지하철을 타고 드디어 JTBC 서울마라톤이 열리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합니다. 
 
지하철 역을 빠져 나오니 마라톤 테이핑, 파워젤이며 힙벨트에 모자 같은 용품들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여럿 보입니다.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 러닝붐이 실감됩니다. 가장 먼저 환복을 하고 DNF를 염두해 두고 교통카드와 약간의 현금, 폰 등을 빼놓고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러 갑니다. 지난해에는 줄이 꽤 길었는데 올해는 몇 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짐가방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 활 시위는 당겨졌습니다. 가볍게 몸을 풀면서 스타트 라인으로 가는 일 만 남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아침 기온이 낮아 비옷을 입었는데 올해는 영상 10도로 아주 쾌적한 기온입니다.  가을 단풍 빛만큼 붉은 아침 해를 보며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공원으로 이어지는 남쪽 구름다리를 통해 출발지점으로 이동합니다. 
 

러닝붐에 역대 최대 규모

 
올해 JTBC 서울마라톤은 러닝 붐에 힘입어 풀코스 1만7000명, 10km 2만 명 등 총 3만 7000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여기저기 눈에 보이는 곳마다수많은 크루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가을 햇살을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풀코스 참가자들은 구름다리 아래 출발점에 엘리트와 A그룹을 선두로 B, C, D, E, F그룹이 이미 대기 중입니다. 출발에 앞서 단상에 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말씀합니다.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을 광나루역, 뚝섬역에도 만들어 서울시민들이 잘 걷고 잘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딴 건 몰라도 이건 마음에 드네요.

2024 jtbc 서울마라톤

붉은 아침 일출이 상암월드컵경기장의 단풍색을 더욱 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마라톤 크루 단체사진

여기저기 수많은 크루들이 깃발을 흔들며 단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역시 젊음이 좋습니다. 

2024 jtbc 서울마라톤

출발 시간이 가까워 오자 참가자들이 물밀듯 내려옵니다. 

2024 jtbc 서울마라톤

상암 월드컵 경기장 JTBC 서울마라톤 출발점에 모인 3만 7000명의 참가자들

2024 jtbc 서울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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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서울마라톤 스타트

 5,4,3,2,1~ 카운트 다운과 함께 마라톤이 출발합니다.  저는 지난해와 같이 D그룹, 엄청난 참가자들의 밀집으로 앞사람 발을 밟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뜀걸음을 합니다. 마포대교까지 10km 구간은 대회 뽕인지 가만히 있어도 5분 페이스로 뛰어지는데 악착같이  6분 페이스를 유지합니다.
 
합정역에서 양화대교-여의도-마포대교를 넘어 공덕사거리에서 첫 번째 업힐을 순조롭게 올라탑니다. 서울시청에서 청계천을 잠깐 돈 다음 종로 1,2,3,4,5 동대문 까지 무리 없이 달립니다. 서울 도심을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일이 지금 아니면 언제 있을까요? 지난해에는 동대문부터 비가 왔었는데 올해는 날씨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동대문과 종묘, 신설동을 지나고 오늘 레이스의 하프 지점인 용두동을 통과합니다. 여기 까지는 계획했던 페이스를 유지합니다. 

2024 jtbc 서울마라톤

 

2024 jtbc 서울마라톤

마포구청 사거리에서 망원시장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마라토너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처 맞기 전까지는

 
하프를 갓 넘기면서 양쪽 새끼발가락이 따끔따끔 쓸리는 느낌이 올라옵니다. 아팠던 발가락이어서 그런지 신경이 더 쓰입니다. 신답, 답십리, 장한평을 지나 군자역 즈음 사타구니 쪽에서 불끈하고 근육이 튑니다. 아~ 오늘의 악몽이 시작되는 건가요? 준비했던 크램픽스를 쭉~짜 먹어 봅니다. 웩~ 신 맛이 눈알이 튀어나오고 숨이 멎을 정도로 자극적입니다.  레몬맛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강렬한 크램픽스도 무용지물입니다. 시작된 다리 경련은 오른쪽 왼쪽 종아리 허벅지 위치를 바꿔가며 불끈불끈 지랄을 합니다. sub-4는 물 건너가고 페이스는 이미 잊은 지 오랩니다. 30km 잠실대교를 걷뛰 하면서 사진도 찍어 봅니다. 
 
다리를 질질 끌며 종합운동장 사거리-삼전 사거리-탄천 1교 사거리를 지납니다. 이젠 도저히 한 걸음도 더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회송버스를 탈까 말까 수십 번 고민을 합니다. 그래 최소한 sub-5라도 하자 라며 다시 한걸음 걸음 뛰다 걷다 해 봅니다. 12시가 넘어가니 태양은 왜 그렇게 뜨겁고 따가운지 선글라스를 써도 눈이 따갑고 팔다리는 푸석푸석 소금이 코팅됐습니다. 급수대가 나올 때마다 물과 이온음료를 두 컵 씩 세 컵 씩 마셔도 갈증이 풀리지 않습니다.  

30km 구간 잠실대교

풀 마라톤 sub-5는 저 멀리로

37km 가락시장을 지나면서 고통은 극에 달합니다. 피니시까지 5km 남았는데 sub-5 하려면 40분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젠 길가에서 응원하던 크루들의 힘찬 응원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주로 에 있는 참가자들은 거의 초주검 상태입니다.  그냥 걷습니다. 그러다 잠깐 뛰다가 또 한참 걷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을 묵묵히 견디고 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힘든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레이스입니다. 피니시가 아련히 보이면서 마지막으로 긴 한숨을 몰아 쉬며 다리를 움직여 봅니다. 
 
드디어 42.195km 완주, 5시간 11분 09초. 지난해 JTBC 서울레이스 보다 59분, 올해 동아마라톤 보다 1시간 4분이 오버 됐습니다. 부상과 입원의 대가는 엄청나게 매웠고 가혹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 동아마라톤이 있음에 다시 이 악물어 봅니다.

5시간도 넘어 사진은 포기 했는데, 역시 포토스포츠에서 한 장 건졌습니다.  

 

2023 jtbc 서울마라톤 후기 보기

 

 

2023 JTBC서울마라톤 첫 풀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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