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삼공리 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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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굽어보는 천연기념물, 구천동 소나무 

뿌연 미세먼지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심을 뒤덥는 텁텁한 봄 입니다. 이런 질식할 공기를 피하려면 백두대간을 넘어 산 좋고 물 좋은 동쪽으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것만도 아닌가 봅니다. 그나마 미세먼지가 덜한 백두대간 넘어 가도 미세먼지는 그림자처럼 줄기차게 따라 옵니다. 요즘 처럼 내가 사는 나라가 이토록 좁아 빠진 땅떵어리라는것을 매일 매일 절절히 느낄때도 없습니다. "뛰어봤자 벼룩, 미세먼지 마귀의 손바닥 안"입니다. 그래서 매캐한 오월입니다. 

오늘은 노란 연막탄을 터트려 놓은 미세먼지와 황사를 뚫고 아름다운 나무를 보기 위해 전라도 무주로 향했습니다. 무주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덕유산이 있어서 여러번 와 본 곳입니다. 지리산의 장엄한 산세를 이어받은 덕유산은 영동의 민주지산으로 그 기세를 그대로 물려주는 국립공원이기도 합니다. 무주 구천동계곡을 따라 덕유산으로 가는 마을 동산에 있는 설천면 삼공리 반송이 오늘의 주인공 입니다.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 제291호로 지정된 나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인 소나무는 적갈색 수피를 가진 육송과, 바닷가에 자생하는 곰솔, 한국전쟁 이후에 녹화사업으로 심은 리기다소나무가 있고, 백송과 반송 등이 있습니다. 

보통의 소나무를 포함한 침엽수들은 하나의 중심줄기를 쭉 뻗는 특성을 가지는데, 무주 설천면 삼공리 반송은 활엽수처럼 땅에서 부터 여러갈래의 줄기가 갈려져서 부채를 펼친 모양으로 자랍니다. 그래서 반송은 주로 조경용으로 많이 심는 나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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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공리 반송은 높이가 17m, 둘레가 5.3m로 수령이 200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나무는 땅에서부터 5개의 큰 가지로 나뉘면서 점점 가지를 나뉘어 우아한 부채모양의 수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삼공리 반송 주위에는 휀스를 둘러 보호되고 있습니다. 

삼공리 반송은 1983년 동해를 입어 가지가 찢어지는 외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5갈래로 갈라진 큰 가지 중앙에 쇠고리를 서로 묶어 쓰러지지 않도록 해놓았습니다. 

커다란 소나무 대여섯그루가 한 뿌리에서 자라고 있는것 같은 삼공리 반송입니다.

수피는 우리나라 육송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때때로 비가 내리치는 먹구름 속에서 붉게 빛나는 반송의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이제 막, 송홧가루를 뿌릴듯 수꽃이 노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비를 몰고온 새찬 바람에 얇은 가지들이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보안마을을 지나 뒷동산으로 좁은 길을 따라 오분여 올라가면 하늘이 터이면서 우아한 반송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마을과 구천동 계곡, 덕유산이 한눈에 펼쳐져 보이는 명당자리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인지 반송 주변에는 크고 작은 묫자리가 많습니다. 영원히 살고자 하는 죽은자들에게도 살아 있는 나무들에게도 명당의 기운은 골고루 전해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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