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에서 느끼는 고요함, 성북동 길상사
성북동을 자주 갈 일은 없지만 한번씩 갈 일이 있으면 꼭 길상사에 들리곤 합니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분위기속 저택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길상사는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찾는 이들에게 휴식과 평안을 주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걸음 쉬어가게 하는 곳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2018년 8월, 사바세계를 불바다로 만드는 불볕 더위속에서 길상사를 찾았습니다. 경내에 들어서니 극락전에서 울리는 불경 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8월8일 백중 천도제가 열리는 날 이라고 합니다. 백중에 위폐를 모신 사찰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면 업장이 소멸되어 불국정토 극락왕생한다고 합니다.
한여름 길상사에 가면...
길상사는 지금처럼 한 여름, 더위 속에 가면 좋은 사찰 입니다. 가지를 펼친 느티나무 고목들이 한 줌 마당에 그늘을 짙게 만들어 더위를 식히기에는 무척이나 좋습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시인 백석과 김영한의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있는 길상사는 봄이면 노오란 영춘화가 반기고, 여름이 끝나고 가을을 맞는 9월 중순께는 붉디 붉은 꽃무릇이 아름다운 절 입니다.
길상사 설법전에 걸린 '묵언'
오래전 설법전 강당에서 법정스님의 설법을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 합니다.
아미타불을 모신 길상사 극락전
가지를 축 늘어뜨린 수양회화와 돌부처
길상사 범종각
길상화 김영한님이 생의 마지막 밤을 묵었다는 길상헌 입니다.
길상헌 처마위로 여름 태양을 담은 단풍잎들이 빛나고 있습니다.
숲속에 있어 애써 찾지 않으면 지나치는 길상헌 입니다. 지금은 큰 스님들의 처소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길상화의 공덕비가 나타납니다.
대원각이었던 요정을 법정스님에게 시주한 길상화 김영한의 공덕비
길상헌과 침묵의 집 사이에 극락전으로 들어가는 아치형 문이 있습니다. 과거 요정이었음을 짐작하게 해 주는 문 입니다.
백중 천도제가 열리는 길상사 극락전 입니다.
법정스님의 처소였던 진영각 마당 한켠, 흔한 부도나 비석도 없는 무소유의 실천 입니다.
진영각 뜰, 법정스님의 빈의자에 앉아 있는 우리 아이, 2018년 봄.
불자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적당히 어지럽고 복잡한 도심을 지나 북악산 길상사에 가면 맑은 자연속 고요함에 기분이 좋습니다. 마음까지 맑아지는 것은 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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