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다 멋, 익선동 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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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맛보다 감성

연남동과 망리단길을 찾던 사람들의 발 걸음이 지금은 익선동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2018년 핫 플레이스의 정점을 찍고 있는 곳 이기도 합니다. 

익선동은 창덕궁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담벼락에서 큰 길 하나를 두고 있는 오래된 한옥마을 입니다. 일제강점기때 지어진 한옥 100여채가 쓰러질듯 얽기설기 지금까지 남아 있는 동네죠. 

10년여 전 낡은 한옥을 허물고 주상복합과 호텔을 짓겠다는 큰 포부를 세웠지만 결국 무산된 후로 동네는 시간이 멈춘 듯 더욱 낙후됐고 집들 또한 보수되지 못하고 노후됐던 곳 입니다.  

그렇게 좁다란 골목을 따라 겨우 사람들의 자취만 있던 한옥동네가 리모델링을 통해 개성있는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격변했습니다. 익선동의 메인 테마는 근대와 현재가 공존하는 뉴(new)+레트로(retro)의 합성어인 '뉴트로'입니다. 

일제강점기인 1920~30년대에 조성된 한옥동네에 경성과자점, 종로구락부 같은 근대적 가게들과 전자오락실같은 80년대 분위기에서 세련된 카페와 와인바 까지 복고와 현대적 분위기를  모두 녹여 냈습니다.   

익선동, 나의 기억

익선동 골목길은 저의 20말부터 30대 까지 기억의 8할이 있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대부분 조용하고 허름한 주택이었고 낙원동 쪽 큰길가 주변으로 갈매기살과 연탄불에 구워먹는 고기집, 닭칼국수와 할머니가 하시던 칼국수집들 정도만 성업중이었죠.  

21세기 밀레니엄 시대 신자본주의의 혁명이 시작되면서 익선동과 가까운 단성사, 피카디리같은 영화관이 거대자본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밀려 나면서 종로3가, 낙원동, 익선동은 점점 쇄퇴의 길로 접어 들게 됩니다. 종묘에서 종로3가 낙원동 탑골공원은 '노인1번지'라고 불리며 추억을 찾는 이들의 실버벨트가 됐죠. 

그랬던 동네가 몇해전 부터 세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장소로 바꿨습니다. 몇해 전 야심한 밤에 지하철5호선 종로3가역 포장마차거리를 지나가는데 무슨 축제가 열리는 것 처럼 어마어마한 인파에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과 달리 직장인들과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청춘남녀들까지 두루두루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핫 플레이스가 됐더군요. 

예전에 퇴근 후  자주 가곤 했던 그 포장마차가 아닙니다. 규모도 커지고 사람들도 많습니다. 족히 백배는 더...

이렇게 복고의 유행을 타고 남루하던 동네, 추억을 찾는 사람들의 동네가 핫 플레이스로 되살아났습니다. 포장마차 촌에서 시작된 열기는 낙원동 해물찜 골목으로 번지고 익선동 갈매기 골목으로 번지며 지금의 익선동을 만들었나 봅니다.

익선동 골목투어       

익선동은 골목길이 사방팔방으로 나 있어서 입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사동이나 안국역에서 가던지 창덕궁에서 가던지 모두 걸어서 10분이면 도착가능 합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은 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인데 길 건너면 바로 익선동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입니다. 익선동 안으로는 차가 들어갈 수 없어서 주차 자체가 불가능 하고, 주변 또한 복잡하고 오래된 동네여서 종로세무서 앞 주차장과 종묘공원옆 공영주차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5분 이상은 걸어야 합니다. 저는 창덕궁 공영주차장이 일요일 무료여서 자주 이용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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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골목

근대복고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은 한복 대신 모던보이, 모던걸들이 입던 챙 넓은 모자에 양장을 입고 익선동 골목길을 누비고 다닙니다. 궁궐 주변에 한복 대여점이 많은것과 달리 익선동 주변에는 근대 초기 옷을 빌려주는 가게들이 있더군요.    

두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

수제 카레와 된장 비빔밥를 파는 가게

수제모찌집, 맛보다 화려한 모찌를 구경하는 재미가 더 있습니다. 

얼마나 예술인지는 안먹어 봐서 모름

재미있는 서예를 이용한 간판, 석수천복이라...돌처럼 오래 살고 샘물처럼 솟아나는 끝없이 복을 누리라는 뜻

어릴적 참새 방앗간이었던 전자오락실

반파된 멋진 한옥 와인바

익선동 여행

플라워카페 마당, 아기자기한 악세사리가 한가득

화려한 겉 모습 만큼 내부에도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고 하네요.

고로케를 파는 익선고로~

비디오방인가요? 요즘 보기 힘들던데

경성 과자점. 파운드 케이크, 차, 그리고...

나팔꽃 스피커에 LP판, 골동품의 화려함이란...

멋진 조명의 상들리에까지 구경할 수 있는 과자점인듯 아닌듯...

옆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먹을 수 있는 바가 나오네요.

빵집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람들이 어마어마합니다. 익선동 거의 모든 가게들이 다 그런듯...

한옥마을 가장자리에 차지한 양옥들

1979년에 지으진 쎄느장

쎄느장을 리모델링해서 멋진 호텔쎄느 카페로 태어났습니다.

익선동 골목길 가운데 가장 넓은 골목은 인파로 가득합니다.

줄이 길게 늘어선 호떡가게, 특이하게 인절미에 꿀을 넣어 콩고물을 묻혀 주네요. 맛은 그냥 저냥

레트로 감성 물씬, 수플레 팬케이크가 유명하다고 함, 난 그게 뭔지 모름.  

창으로 팬케익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네요.

가격은 더럽게 비쌈

보름달 조형물, 사람들이 둥근 달 아래서 사진을 찍네요, 왜 찍을까요?

즉석 사진도 찍고

유리벽 안으로 전통차의 향내가 솔솔 나오는 찻집

돌잔치가 열리는 식당도 있네요. 익선동에서는 큰 규모 같네요.

창속 풍경들을 엿보는 재미도 솔솔 합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북방한옥이 카페로

익선동의 터줏대감 갈매기살골목.

어르신들이 비운 자리를 풋풋한 청춘들이 채우고 있네요.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서울 종로 한 복판, 얼마전 까지 99% 사람들이 몰랐던 동네, 지금은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핫플레이스 떠 오른 곳, 가로수길에서 세로수길로, 이태원에서 경리단으로 번지듯이 익선동의 열기는 길 건너 와룡동으로 권농동으로 자연스레 번질 것 같습니다.  익선동 권농동, 와룡동, 낙원동 골목 골목은 나의 리즈 시절, 불 같았던 기억들이 스민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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