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후회할 부산의 산토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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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흰여울 문화마을 나들이

별 것 없는 어촌에 하얀색 집과 푸른 바다가 어울어져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그리스 산토리니,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산토리니 찾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삼척 쏠비치가 그렇고, 부산의 감천마을, 통영 동피랑이 한국의 산토리니를 표방하고 나 섰고, 충남 아산에는 아예 작정하고 산토리니를 모방한 지중해 마을을 조성됐고, 포항의 한 마을에도 산토리니로 만들기 위해 집들을 흰색 페인트로 칠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산토리니'라고 불리는 곳 가운데서도 가장 한 핫 부산 영도의 '흰여울 문화마을' 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100미터 높이의 해식애(절벽)를 따라 얼기설기 지어 올린 오래된 마을입니다. 멋진 바다풍경을 조망하는 개성있는 카페들과 영화 촬영지 해안둘레길 들이 SNS와 방송에 노출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가 됐습니다.   

남포동역 6번 출구로 나와 7번, 71번, 508번 버스를 타고 영도다리를 건너 15분이면 도착하는 흰여울 문화마을, 자가용 이용시에는 오래된 동네여서 주차하기가 넉넉치 않습니다. 가장 가까운 주차장이 '흰여울주차장'으로 차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데 주차 공간이 그렇게 많지 않은 단점이 있죠, 주차비는 두시간 세워뒀는데 2,000원 이었던가 했을 정도로 아주 저렴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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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영도, 섬이지만, 육지와 연결된 다리가 4개나 있어 사실 육지나 마찬가지죠. 그리고 생각보다 큰 섬이기도 하고요. 흰여울 문화마을의 장점이라고 하면 바다를 향한 멋진 조망도 있지만, 영도에서 유명한 국민관광지인 태종대 처럼 섬의 끄트머리가 아니어서 접근성이 좋은 점입니다. 

생활속 문화예술 창작공간을 표방한 흰여울 문화마을 원래는 영도구 영선동이었죠. 이곳을 찾게 된 이유는 2013년 노무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변호인'의 주인공인 송강호가 국밥집 아줌마로 나왔던 김영애의 아들 임시완을 변호하기로 마음먹고 찾았던 김영애의 집에 가기 위해 서 입니다.  "이런게 어딨어요?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할게요. 변호인 하겠습니다." 

주차장에서 가까운 흰여울길 1번 출구로 들어가면서 투어를 시작합니다. 계단을 몇걸음 내려 오자 마자 해안도로와 절벽위에 옹기종기 앉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그런데 병풍처럼 서 있는 커다란 교회가 '옥의 티' 입니다.  

마을을 보듬고 있는 낮은 담벼락이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태롭습니다. 

어떤 집 앞에 묶어 놓은 굉이,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의 손에 익숙해진듯 합니다.

한두명 거의 지나갈 듯한 좁은 골목길이 꽉 막혀 있네요. 라면과 커피 음료를 파는 점빵인데, 지금 브레이크 타임이라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마을공동체에서 협동조합으로 운영하고 있는 민박집도 있습니다.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도 곳곳에 있어서 멋진 바다 야경을 보고 싶다면 1박 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창작공간인 갤러리도 있습니다. 시화를 하시나 봅니다.

저 뒤로 영도에서 송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남항대교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송도는 섬이 아닌데 왜 송도 일까요?

골목길을 걷는 내내 아래로 해안길이 내려다 보입니다. 푸른 바다색이 이쁜 길 입니다. 당장이라도 내려 가고 싶었지만, 연로하신 어머니와 함께여서 내려다 보는것 만 으로 만족합니다.

폭염에 괴로워 하는 멍멍이도 골목길의 구경거리가 됩니다.

어머니와 바다

폭염에 힘들어 할 때 즈음 나타난 아이스크림가게와 땡모반~

차가운 아이스크림으로 몇 걸음 더 가 봅니다.

아이스크림 가게 2층은 커피를 팔고 있는 카페입니다. 계단을 올라서자 잠자는 냥이가 보입니다. 살짝 건드려 보아도 미동도 없네요. 

카페에 올라오는 모든 사람들이 한번씩 쓰다듬고 만져보지만, 냥이는 계속 잠만 잡니다. 그래서 카페 이름이 '게으런 고양이'인가 봅니다.

카페앞 멋진 옥상정원을 가진 집과 바다

게으런 고양이 카페 옥상에 앉으면 바다가 뻥~하고 시원하게 보입니다.

해안도로의 풍경도 멋지네요.

뭐가 더덕더덕 다닥다닥 구질구질하게 붙은 핫도그 집도 있습니다. 핫도그를 파는 집인데 왜 호떡냄새가 날까요.

담벼락 밖 누리장 나무가 꽃을 만개 했네요.

꽃치자도 흰색의 고운 꽃을 피웠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영화 '변호인'촬영지 입니다. 흰여울마을의 안내소로 사용되고 있네요.

박시완의 어머니 고 김영애씨가 송강호에게 했던 말 "니 변호사 맞재? 변호사님아 니 내 쫌 도와도" 가슴이 짠 해 옵니다.

이곳이 흰여울마을의 최고 포토존입니다. 방안에서 창틀과 함께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스팟인데, 줄이 길어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두장 찍고 마는게 아니라 한 사람이 최소 몇분씩은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하느라.... 대기 시간은 기약할 수도 없습니다.

노무현으로 분한 송강호가 이 계단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던 곳이죠.

조금있으니 사람들이 구름처럼 밀려 옵니다.

해안길로 내려가는 무지개 계단입니다.

기념사진을 찍는데 짙은 해무가 밀려 옵니다. 여름철 영도는 짙은 해무로 뎦여 있는 날이 많더군요. 그만큼 습하고 덥죠.

까만 양복에 노란 안경을 낀 아이들 사진 벽화 입니다. 밝은 표정과 달리 검은넥타이 검은양복, 노란 안경은 언밸런스 하네요. 영정사진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일층은 서점, 이층은 까페인 손목서가, 북까페인데 주인이 유진목이라는 시인이라고 하네요. 손은 부인의 성일까요?

덥고 습한 날씨 탓에 길 끝을 목전에 두고 돌아 갑니다. 1번 입구로 들어가서 골목을 따라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으면 해안길을 따라 돌아 오더라도 한시간 정도면 다 돌 수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변호인 포토존에서 대기시간, 커피 한잔, 옥상에서 구경을 하다 보면 시간을 넉넉히 준비해야 하겠죠.

부산의 산토리니,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우리나라에도 핫한 골목상권의 상징이자 원조인 경리단길이 있죠, 경리단길은 망원동 망리단길, 연남동  연리단길, 송파동 송리단길, 전주 객리단길, 경주 황리단길, 김해 봉리단길, 해운대 해리단길, 광주 동리단길....로 퍼져 나가듯 산토리니도 그런 맥락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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