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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다 하와이, 와이키키 비치 러닝 하기

해외여행/해외 by 심심한사람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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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달릴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와이에서도 달리게 됐습니다. 그 어떤 것 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진한 행복감이 깊고 진한 하와이 파도만큼 느껴집니다.  

러너들의 천국, 하와이

하와이로 열흘간의 출장이 잡혔습니다. 러닝복이며 러닝화보다 영양제를 먼저 챙길 정도로 빡빡하게 짜인 일정 속에서 한 번이라도 하와이의 공기를 느끼며 달려 볼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고급 호텔들이 즐비한 하와이 와이키키해변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오아후에서 6박, 마우이 1박, 빅아일랜드 1박, 총 8박의 일정 속에서 결국 3번의 러닝을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정이 시작되는 출장이어서 모든 러닝은 해뜨기 전 5시 30분~6시 사이에 시작했습니다. 주위가 서서히 밝아 오면서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고 달리는 도중 일출까지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와이 와이키키해변 러닝하는 사람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와이키키 해변을 달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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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첫 번째 달리기

9월 24일,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의 러닝코스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무작정 달려 봤습니다. 해변과 차도 하나를 두고 있는 호텔에서 출발 와이키키 중심 쇼핑몰이 있는 북쪽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쓰레기 수거 차가 다니는 깜깜한 새벽 시간이기도 하고 새벽이면 내리는 비로 바닥은 곳곳에 물이 고여 있습니다.

 

깜깜함 속 24도의 시원한 공기를 느끼며 와이키키 해변을 따라 이어진 칼라쿠아 애비뉴를 따라 달려갑니다.  왼쪽으로는 야자수 나무가 바다가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높은 건물들과 쇼핑몰이 들어서 있습니다. 

 

듀크 카하나모쿠 동상을 지나고 파출소를 지나면서 해변은 사라지고 본격적인 쇼핑거리가 펼쳐집니다. 전날 밤에 봤던 화려한 쇼윈도와 관광객, 거리의 아티스트들이 모두 사라진 조용한 새벽 거리입니다.

 

여기서 1.6km를 더 가면 와이키키 해변을 에워싸고 있는 운하가 나타납니다. 여기서 턴을 합니다. 뛰어갔던 길을 따라 열심히 뛰어 봅니다. 한 주먹도 안 되는 싱글렛은 이미 벗어버렸습니다. 하와이에서는 무조건 상탈이죠. 피부 세포 하나하나가 시원한 공기를 흡입하는 기분입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발걸음은 이상하리 만큼 가볍습니다. 무엇보다 하와이를 두 발로 뛸 수 있다는 것에 더할 나위 없는 감동을 느낍니다.  

와이키키해변 무지개
러닝을 끝내고 난 후 본 하와이 무지개 입니다. 와이키키 비치 수면에서 시작된 이렇게 선명한 무지갯빛은 처음 봅니다. 하와이는 무지개 천국입니다.

 

묵고 있는 호텔을 지나 남쪽으로 계속 뛰어갑니다. 반얀나무와 넓은 잔디밭이 인상적인 하와이에서 가장 크다는 카피올라니 공원을 이 나타납니다. 시원하게 뻗은 길 따라 시원한 가로수가 멋진 길입니다. 이 길의 끝이 어딘지는 몰라도 끝까지 뛰어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1km 정도를 더 달리니 크고 작은 호텔과 집들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여기서 다시 턴 한 후 숙소로 복귀합니다. 첫 번째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러닝은 총 7.25km를 달렸습니다. 길도 낯설고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몇 차례 건너야 하고 물 웅덩이도 피해야 했던 탓인지 페이스는 평소보다 높게 나왔지만 행복감은 몇 곱절 더 높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와이 야자나무와 그림자
야자수와 그림자, 이뻐서 한 컷

하와이 두 번째 달리기

9월 27일, 첫 번째 달리고 나서 삼일 만에 두 번째 러닝입니다. 기온은 24도 시원한 날씨입니다. 새벽 5시 30분 일어나 비몽사몽 러닝복을 입고 컴컴한 거리로 나왔습니다.

 

오늘은 와이키키 해변과 해변을 둘러싸고 있는 알라와이 운하까지 이어 볼 생각입니다. 낯에 보니 알라와 이 운하를 따라 러닝과 산책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 길래 꽤 매력적인 코스라 생각됐습니다. 

 

와이키키 해변 호텔에서 출발해서 시원한 가로수와 잔디가 좋은 카피올라 공원 끝까지 달려갑니다. 여기서 운하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돌아 내려오는 파키 애비뉴가 있지만, 몰랐기 때문에 와이키키 해변으로 이어지는 칼라쿠아 애비뉴를 따라 턴 백 했습니다.      

와이키키해변 러너
와이키키해변을 달리고 있는 러너

1킬로를 내려오면 신호등이 있는 스타벅스 삼거리에서 해변 반대쪽으로 달려갑니다. 700미터 정도 내려가면 운하가 눈에 보입니다. texaco라는 주유소 편의점에서 첨 보는 이온음료 한병 구입해 마셔봅니다.

 

이제 본격적인 운하길의 시작입니다. 운하를 따라 이어진 2~3미터 너비의 콘크리트 산책로를 따라 뛰어 봅니다. 어두웠던 주위는 어느새 밝아오고 다이아몬드 헤드 위로 아침해를 품은 붉은 구름이 운하에 고스란히 비친 광경에 뜀걸음을 멈춥니다. 사진을 몇 장 박아주고 다시 달려봅니다. 운하를 따라 2km 정도를 가면 첫 번째 다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와이키키비치 쇼핑거리로 돌아 내려옵니다. 나중에 보니 조금 더 위에 있는 두 번째 다리에서 턴 하는 게 더 나았을 수도 있더군요. 

 

처음 달렸던 와이키키 중심가를 따라 해변으로 뛰어 호텔에 도착합니다. 이날 뛴 거리는 8.23km입니다. 8230번 행복감을 느낀 러닝입니다. 

와이키키해변
숙소에서 내려다 본 와이키키 해변
와이키키해변
와이키키 해변은 해가 뜨는 동시에 부지런한 관광객들이 바닷속으로 들어 가는 곳 입니다.

 

와이키키해변 러닝하는 사람들와이키키해변 러닝하는 사람들

와이키키 해변에서는 상의탈의, 선텐 주로 뛰는 사람들이 열 명 중 세명은 되는 것 같습니다. 

빅 아일랜드 릴리오칼라니 가든에서 본 러너입니다. 하와이는 더운 한 낯에도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날씨는 더워도 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라와이 운하

곧게 뻗은 알라와이 운하를 따라 뛰기만 하면 됩니다. 시원한 기분과 경치 감상은 덤으로 따라옵니다. 

알라와이 운하를 뛰는 러너
알라와이 운하를 따라 뛰어가는 러너 입니다.

와이키키해변에는 하와이에서 90%의 호텔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이곳 유동 인구 중 80%가 관광객이고요, 따라서 와이키키해변 주위를 뛰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이라는 것이죠. 

다이아몬드 헤드 위로 아침 해를 품은 붉은 구름이 알라와이 운하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알라와이 운하 다리
알라와이 운하의 첫번째 다리, 여기서 턴 하거나, 왼쪽 와이키키 방향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하와이 세 번째 달리기

두 번째 달리고 다음날인 9월 28일,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 조금의 여유가 있는 날입니다. 역시 출발은 호텔에서 걸어 나와서 비치에서 시작합니다. 스타트~ 오늘은 와이키키 해변의 빽빽한 건물을 뒤로하고 카피 올라 공원 쪽으로 계속 달려가 볼 생각입니다. 뭐가 나올지는 검색을 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모든 길은 통한다고 알기 때문에 실행해 볼 생각입니다. 

 

다른 날보다 30분 정도 늦게 출발한 덕분에 기온도 1도가 상승, 25도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게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입니다. 비치런, 선텐주를 하는 몸 좋고 잘생긴 외국인들이 곳곳에서 지나갑니다. 

와이키키해변 달리기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게 시작한 덕분에 곳곳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에서 '인생 러닝 코스'를 찾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해변길을 따라 뛰어갑니다. 싱그런 아침 카피올라 공원을 지나 끝까지 뛰어갑니다. 여기서 시선을 돌려 이어진 길을 찾아봅니다. 주택가 사이로 골목길 같은 다이아몬드헤드 로드가 이어집니다. 과연 어떤 길이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길은 조금씩 조금씩 완만하게 경사를 올립니다. 와이키키해변이 해운대라면 다이아몬드헤드 로드는 해운대 달맞이길 같은 느낌입니다. 가장자리에 자전거 길이 있는 편도 1차선인데 러닝 하기에 최적의 길인 것 같습니다.   

하와이 호놀룰루 다이아몬드 헤드 화산 끝자락에 붙어 있는 '다이아몬드 헤드 등대'입니다. 이 등대는 선박들에게 와이키키 해변의 암초들로부터 거리를 두라고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합니다.미국 '인사이더'가 꼽은 세계 최고 등대 20곳 중 한 곳으로 선정한 유명한 등대라고 하네요.

 

도로 왼쪽으로는 다이아몬드헤드가 올려다 보이고 오른쪽 절벽 아래로 시원한 바다가 따라옵니다. 다이아몬드 헤드 로드가 경사를 멈출 때 즈음 '다이아몬드 헤드등대'가 나타나고 여기서부터 하와이의 절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절벽 아래로 다이아몬드 헤드 해변이 펼쳐지고 와이키키에서는 보지 못했던 바다 위 선라이즈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부터 곳곳이 촬영 스팟입니다. 달리고 멈추고 찍고, 또 달리고 멈추고 찍습니다. 사진이 먼저 있지 러닝이 먼저 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아멜리아 에어하트 마커에서 바라보는 태평양 선라이즈입니다. 세계 최초의 여자 비행사였던 아멜리아는 하와이에서 18시간을 날아 미 캘리포니아까지 비행을 한 최고의 여성 파일럿이었다고 합니다. 

와이키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라이즈를 다이아몬드 헤드 로드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와이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본 거죠.

와이키키해변 선셋
와이키키 선셋
마우이 선셋
마우이 그랜드 아와일루나 리조트 선셋
사진 스팟을 찾았습니다.
10초 타임으로 끊은 셀프 사진
자전거 도로가 잘 이어져 있는 다이아몬드헤드 로드

여기서 1km 정도를 더 달리면 'Fort Ruger Park'라는 삼각형 모양의 공원이 나오는데 간판에는 'Operation Red Wings Medal Of Honor Park'라고 적힌 간판이 보입니다. 빨간 날개 작전을 기억하기 위한 공원인가 봅니다.  여기서 시계를 보니 정확히 5km, 더 달리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과감히 턴 합니다.

고급 주택단지

세 번의 하와이 조깅, 와이키키 비치, 쇼핑타운, 운하, 공원, 다이아몬드 헤드 고갯길, 모두 하나같이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길이지만 개인적으로 최고의 코스는 다이아몬드 헤드 로드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출발해 카피올라 공원에서 다이아몬드 헤드를 지나 빨간 날개 작전 공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10km 러닝 코스, 저의 인생 러닝 코스입니다.   

수면위에 있던 해는 하와이에서 가장 큰 공원인 카피올라니 파크에 이를때 즈음 다이아몬드 헤드 위로 불쑥 머리를 내밉니다. 낮게 뜬 아침 햇살에 역광으로 빛나는 잔디와 스프링 쿨러에서 뿜어대는 분수, 그리고 그 위를 뛰는 러너들의 모습은 정말 잊혀지지 않는 광경 입니다.
식수는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후르릅, 물맛도 더할나위 없이 시원하고 좋더군요.

3번의 하와이 러닝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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