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팜레는 없었다. 이것은 팜레인가 예술인가
지금까지 전자식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정갈한 타건감에 매료되어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전자식 키보드와 달리 키캡을 누르면 스프링을 통해 PCB로 입력되고 다시 스프링이 튀어 올라오는 반발력 때문에 다양한 타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하우징, 기판, 보강판, 스위치 결합 구조에 키캡의 높이까지 더하면 전면의 높이가 상당히 높아지게 됩니다. 이에따라 손목의 각도가 올라가다 보니 손목관절에 지속적인 피로감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런 기계식 키보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손목의 높이를 높여 주는 팜레스트라는 키보드 받침대가 있는데, 기계식 키보드 사용자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라고 생각됩니다. 팜레스트의 유무에 따라 손목 터널 증후군을 방지할 수 있고 더 편안하게 타이핑을 할 수 있으니깐요.
팜레스트는 주로 무난한 원목이나 쿠션감이 있는 고무 또는 젤, 아크릴이나 플라스틱, 유리, 금속, 대리석 등 다양한 물성의 재료들로 만들어진 기성품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레진아트로 만든 귤자 팜레
저도 기계식 키보드 입문 후 팜레스트를 구입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봤습니다. 그러던 중 '귤자 팜레'라고 하는 팜레스트를 보게 됐습니다. 함선 프라모델 디오라마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팜레스트인데, 괴목 뿌리를 사용한 원목에 레진을 부어 만든 수제작품인데 제 눈을 확 끌더군요.
귤자 팜레스트는 몇 가지 버전이 있는데 구불구불한 해안선에 밀려오는 파도의 하얀 포말을 표현한 팜레가 귤자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큼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가장 멋져 보입니다.
주문과 동시에 제작되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나 파도 등 세부적으로 요구를 하면 100%는 아니겠지만 비슷하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저는 그냥 알아서 잘해달라고... 그리고 귤자팜레는 중국의 타오바오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최소 한달이상의 여유를 가지고 주문해야 합니다.
제가 구입한 팜레는 다메이샤 해변(Dameisha) 팜레로 해안선 팜레보다는 가격이 좀 더 비싼걸로 주문했습니다. 주문하고 20일쯤 지나니 귤자가 완성된 팜레의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동영상을 보니 웬지 별롭니다. 좀 더 구불구불 울퉁불퉁한걸 기대했다고 하니 "너에게 선택권을 주는게 아니라 참고하라고 보내는 동영상이다"라고 딱 잘라 말 합니다.
팜레는 직배송으로 일주일 정도 걸려서 집으로 도착합니다. 왠지 마음에 안 들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완전 기우였습니다. 실물을 보는 순간 정말 예술작품을 만난 것 같습니다.
전등으로 불빛을 비춰 보면 해안선의 높이와 바닷물과 파도의 높이가 3개 이상의 레이어로 만들어져 엄청난 입체감에 몰입됩니다. 해안 절벽에 부딪혀 밀려나는 하얀 파도의 포말 하나하나까지 실제 다메이샤 해변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상상을 하게 만듭니다.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했지만 만족도는 몇 배 이상인 것 같습니다.
귤자 섬팜레는 일반 목재가 아닌, 느티나무(괴목) 뿌리를 사용해 형태가 자유분방하고 표면의 무늬가 아름답습니다. 괴목 뿌리는 주로 테이블등을 만드는 공예품에 사용되는 고가의 재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팜레도 비싼가 봅니다.
귤자가 보내준 동영상
내가 촬영한 귤자 팜레 동영상
마지막으로 기계식 키보드와 팜레는 한 몸이나 마찬가지로 필수 아이템입니다. 한번 구입하면 일부러 부수지 않는 이상 평생을 사용할 수 있는 팜레, 독특한 아이디어와 아티스틱한 느낌의 귤자 팜레에 두 손을 올리면, 철퍼덕~촤~쑤우우 하는 중국 다메이샤 해안의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착각에 빠집니다.
※귤자 팜레는 내돈 내산 제품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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