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포 패밀리 호텔 숙박 후기
한국관광공사에서 '여행 가는 달' 숙박페스타 행사로, 1박 기준, 최대 3만 원 숙박 할인 쿠폰을 이용해 태안 '만리포롱비치패밀리호텔'을 예약했습니다. 저는 조금 늦게 예약한 탓에 원했던 크기는 모두 솔드아웃이고 가장 작은 방만 하나 남아 있어서 아슬아슬하게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롱비치호텔은 4인 이상 단체가 이용할 수 있는 23.6평 롱비치, 더블베드 2개로 4인가족에 맞는 13평의 더블트윈, 싱글베드 2개의 13평 싱글트윈, 더블베드 1개의 11평 더블 B로 4개 타입의 객실이 있습니다.
모든 객실은 바다를 보고 있는 오션뷰, 그리고 주변의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해서 인기가 있는 호텔 입니다. 성수기에는 예약하기가 쉽지 않은 호텔입니다. 한국관광공사의 숙박페스타 덕분에 오랫만에 만리포로 가족 나들이를 떠난 포스팅입니다.

만리포 해안과 붙어 있는 영구 오션뷰를 자랑하는 '만리포 롱비치 패밀리 호텔', 체크인이 3시부터라 시간이 조금 남아 만리포 해변을 따라 돌아다녀 봅니다.

기다란 데크길이 바다쪽으로 뻗어 있습니다. 맞은편 파란 지붕의 우뚝 솟은 건물이 만리포 전망타워라고 합니다. 37미터, 아파트 13층 높이에 무료입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평일 저녁 8시, 9시, 휴일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레이저쇼가 진행됩니다.

만리포 등대 있는 방파제쪽으로 차들이 계속 들어갑니다. 딱히 길은 없어 보이는데 뭐가 있나 궁금합니다.

사람들이 가는 곳이 바로 너울횟집 이었습니다. 허영만의 백반기행 128회에 소개된 맛집이라고 합니다. 시원한 육수에 싱싱한 회랑 전복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는 물회가 맛있다고 합니다. 보이지도 않는 이런 구석까지 어떻게 왔을지 신기합니다.

3시가 되자 체크인 하고 키를 받아 객실로 올라갑니다. 더블싱글베드가 있는 객실입니다.

객실에서 내려다본 만리포 해수욕장의 풍경 입니다.


냉장고와 4인용 테이블



타올과 드라이, 쿠쿠밥솥, 커피포트, 전자레인지


칼, 가위, 국자, 집게 수저, 밥그릇, 국그릇, 접시, 컵 정도, 직접 음식을 해 먹을 거라면 접시와 그릇들은 더 가져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싱크대 아래쪽에는 프라이팬과 체망, 스텐볼, 큰 냄비 한 개에 설거지용 고무장갑과 세제 등이 있습니다.

롱비치패밀리호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롱롱비치입니다. 3km 길이라고 합니다.
만리포 조개잡이 체험
방에 짐을 풀고, 아이와 함께 호미랑 삽을 챙겨 본격적인 조개잡이를 나 섭니다. 원래 계획은 만리포에서 조금 떨어진 진산리갯벌체험장에서 조개를 잡으려고 했는데, 물때가 맞지 않아서 호텔 바로 앞에서 조개를 잡기로 합니다. 오늘 조개를 잡을 수 있는 물 때는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라고 합니다.
호텔 앞 해변으로 나가 얼마간 호미질을 해봐도 어떤 생명체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거의 포기할 무렵, 지나가던 분이 여기 말고 저리로 가야 조개를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쪽에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쪼그리고 앉아 조개를 잡고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곳에서 방파재 쪽으로 300~400미터 정도 걸어갑니다. 여기저기 스무명 남짓 호미를 든 사람들의 조개사냥이 한창입니다.
물은 계속 빠지는 중이고 우리는 여기 저기 장소를 옮겨가며 구멍을 찾아다닙니다. 호미질로는 민들조개 정도가 잡히고, 삽으로 깊이 파니 떡조개와 빛조개가 나옵니다. 어떤 구멍을 파니 커다란 개불도 한 마리, 쏙도 네마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맛조개도 한마리 잡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 낙동강 하류 부근에 살았는데, 낙동강 모래사장에서 삽질로 맛조개를 많이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이야 소금 솔솔 뿌려 손으로 낙아채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그냥 삽질로 파냈죠, 그러다 보면 맛조개가 반으로 땡강 잘리기도 했는데 워낙 많다 보니 신경도 안 섰던 것 같습니다.

모래 구멍을 삽으로 펐더니 꽤 큰 개불을 잡아버렸습니다. 신기방기합니다.

민들조개, 떡조개, 빛조개, 맛조개 한 개, 봄철 조개의 여황 백합이랑, 개불 한 마리, 쏙 몇 마리, 떡조개와 빛조개는 해캄이 안 되는 조개라 삶아서 모래집을 떼어 내고 먹어야 합니다.

만리포 해수욕장의 일몰
7시 20분이 지나니 해가 힘을 잃고 점점 낮아집니다. 구름이 적잖게 있어 오늘은 일몰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붉은 해가 구름을 뚫고 똑 하니 떨어집니다.

거북이 목, 우리 아이...

잘 달궈진 쇳물 덩어리 같은 빨간 해가 바다를 점점 내려옵니다. 이렇게 동그란 해가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은 좀체 보기 힘든 광경입니다.

등대는 간간히 불을 밝히고, 석양은 또렷해지고 사위는 점점 어두워집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롱비치패밀리호텔의 모든 발코니에는 사람들이 지는 해를 보며 감동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롱비치호텔의 모든 객실이 오션뷰라고 합니다.

바다 멀리 지나는 벌크선 위로 붉은 해가 떨어집니다. 이렇게 멀리서 봐도 감동이 밀려오는데, 저 배에 보는 일몰은 얼마나 대단할까요?
해가 떨어지고 이제부터 저녁 만찬을 준비합니다. 준비해 온 닭꼬치를 파와 파인애플에 끼웁니다. 토마호크(소고기 등심), 양갈비, 홍가리비도 굽습니다. 롱비치패밀리호텔에서 바비큐그릴과 숯을 2만 원에 세팅해 줍니다. 메인 요리는 바비큐그릴에 굽고, 식탁 위에는 일본식 미니 야끼니꾸 화로를 올렸습니다.
호텔 발코니에서 바베큐 파티

닭다리살과 대파, 파인애플을 끼워 간장양념을 발라서 참나무숯에 구웠습니다.

고추장 양념 닭꼬치

토마호크도 뜯습니다.

제철 홍가리비에 모차렐라 치즈를 올려서 구워 먹어 봅니다. 담백하고 고소한 치즈가 가리비살과 잘 어울립니다.

개불과 쏙, 개불은 꽤 컸는데 손질하니 쪼그라들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꼬들꼬들한 식감은 대단합니다. 쏙은 구워 먹었는데 껍질이 연하고 고소해서 남길 것 없이 한 입에 쏙!

해가 바닷속으로 들어가자 빨간 등대가 불을 밝힙니다.


쓩~딱딱... 번쩍번쩍 붉꽃도 구경합니다.

이날이 그믐이라 주위가 깜깜합니다. 멀리 해변에는 어떤 사람이 밝은 랜턴을 비추며 해루질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창을 열자 밤과 달리 주위는 조용하고 신선한 공기가 콧속으로 들어옵니다. 노란 백사장은 저 멀리까지 바닷물을 밀어냈습니다.


해변에는 조깅을 사람들도 보입니다. 저도 달리고 싶었지만, 전날 삽질을 많이 했더니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패스합니다.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보따리를 싸고, 정리를 하고 체크아웃을 합니다. 롱비치호텔은 11시가 체크아웃시간입니다. 체크아웃하고 해변을 산책합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니깐, 한 십 년 만에 온 것 같습니다. 커다란 상징물도 새로 생겼습니다. 해가 질 때 동그라미 안에 해를 배치하고 사진을 찍으면 멋질 것 같습니다.


상징물 아래에 민물(담수)이 올라오는데 괭이갈매기들이 여기에 앉아 목을 축이네요.

아이는 어느 듯 엄마보다 키가 한 뼘은 더 커버렸습니다. 그 한 뼘 속에 말 수는 줄고 웃음끼 띤 얼굴도 묻혀 버렸습니다.

똑딱선 기적소리 만리포라 내 사랑~ 노래비가 있네요. 그리고 옆에 대한민국 서쪽땅끝 '정서진' 표식이 있네요, 정서진은 인천 아라뱃길 어디쯤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긴 서쪽 땅끝 개념인가 봅니다.

해변도로에 깡통 기차가 지나가네요. 재밌겠네요. 십 년 전 즈음에는 만리포에서 캠핑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좋은 호텔에서 편안하게 지냈습니다. 다시 또 올 일이 있을지 모를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집으로 출발합니다. 항상 느끼지만 태안반도를 빠져나가는 길은 왜 이리 지겨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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