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메밀로 만드는 경복궁 막국수 '잘빠진메밀'
메밀막국수의 지존, 서울에서 찾았다.
저번에 사직공원앞의 막국수집 포스팅을 하려고 인터넷 검색을 하던차 통인동에 '잘빠진메밀'이라는 막국수의 포스팅이 많아서 궁금했었다.
효자동, 통인동 이쪽은 자주 지나던 동네였는데 이사를 한 후 몇년간 뜸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모습과 분위기는 그대로인것 같은데 사람들이 좀 더 많아 진것 같다. 대부분은 예전 가게들 그대로였는데 드문드문 새로운 가게들이 보이기도 했다.
'잘빠진메밀'이름도 뭔가 색다르다. 3호선 경복궁역 2번,3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유명한 삼계탕집 '토속촌'을 지나면 사거리가 나오고 사거리를 지나면 '통인동 커피공방'과 추어탕집 사이 틈새에 끼어 있는 집이 있다. 한사람 겨우 들어갈 듯한 작은 계단으로 내려가면 지하1층이 '잘빠진메밀'이다.
직접 눌러서 반죽하는 100%순메밀
커피집과 추어탕집 틈새에 가게가 있다.
도착한 시간이 3시를 20분쯤 넘긴 시간이었다. 돌아가야 하나? 낭패다 ㅠㅠ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한 테이블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장님인듯한 사람이 시계를 흘깃 보며 종업원들과 눈빛으로 뭔가를 주고 받는듯 했다. 쉬는시간에 와서 밥달라고 하는데 매정하게 내치지 못하는 주인의 망설임과 종업원에 대한 미안함 같은...
유리창 넘으로 면발뽑는 기계와 잡다한 그릇들이 있는 좁은 주방이 보인다.
쉬는 시간에 찾아온 염치없는 손님들이 모질지 못한 주인 덕분에 무사히 주문을 할 수 있었다.
막국수와 수육정식을 시켰다. 막국수는 물,비밈중에 선택가능하다.
메밀막국수와 돼지고기 수육, 파전, 막걸리들이 주 메뉴다.
영업시간
4일전에 제분한 신선한 메밀로 반죽됐다.
제분 날짜까지 공개하는 집은 난. 생. 처. 음 이다. 무한 신뢰가 가는 부분이다.
무절임과 김치가 먼저 나왔다. 무초절임은 상큼하게 침샘을 자극하며 와삭와삭 식감 또한 좋았다.
김치는 양념이 아직 배지 않은듯 그냥 그랬다.
두둥~ 대식가들은 입에서 욕이 튀어나올 정도의 양이다.
그다지 양이 많지 않은 나에게도 "아~이거 좀 적은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부족해야 더 간절해서 맛있는법이다.
국내산 한우 양지, 각종 한약재 열매와 나무, 각종 채소와 다시마 세 가지를 각각 장시간 끓인 후,
기름기를 제거하고 수 시간 또 끓인 후 직접 담근 동치미를 알맞은 비율로 혼합했다.
화학조미료가 전혀 없다고 한다.
은은한 과일향같기도 하고 한약재 향 같기도 한 맛이 나는 육수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흰 달걀이 아닌 노란 구운달걀에 고명으로는 김과 깨소금이 전부다.
비빔 막국수, 테이블에 있는 양념을 넣고 쓱싹 비비면 된다.
보통 막국수집에 가면 면의 색깔이 진한 갈색? 흙색?이 지만 메밀 100%는 연한색을 띤다.
함께나온 돼지고기수육, 잘게쓴 수육 4점이 유자청과 부추김치와 같이 나왔다.
양념이 맵거나 짜지 않아서 서너 숟가락 넣고 비벼도 전혀 간이 맛질 않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양념을 넣고 설탕을 좀 달라고 해서 넣고 먹었더니 완전 내가 원하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상콤달콤 꿀에 절인 유자의 향과 부추의 풋풋한 향이 돼지고기와 잘 어울렸다.
돼지수육은 잡냄새가 없어서 그냥 먹으도 될 정도였다.
메밀,국수,냉면 매니아인 아들
추가 사리 주문했다. 달걀만 빠졌다.
젓가락질 서너번 쒹 하니 바닥이 드러난다.
보통 막국수 먹을때는 숟가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잘빠진메밀'에서는 숟가락이 필요하다. 100%메밀이라 면발이 찰기가 없어서 잘 끊어진다. 게다가 맛있고 양도 적기 때문에 마지막 바닥까지 숟가락으로 싹싹 떠 먹어야 한다.
오래간만에 맛있는 막국수를 먹었다. 가평 송원막국수, 홍천 친절막국수의 경복궁 분점 쯤 되는 맛이다. 그냥 한마디로 자주 가고 싶은 맛집이다.
막국수를 먹고 나오는데 2층버스가 지나간다. 경복궁 주변으로 한바퀴 도는 버스같아 보인다. 언젠가 한번 타보리라 생각하며 부러운듯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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