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앞잡이 채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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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벌레라 불리는 길앞잡이 채집기(tiger beetle)

"길앞잡이가 KTX보다 빨라요" 아이가 며칠전 길앞잡이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한다. 어디서 봤냐고 물어봤더니 친구한테 들은이야기라고 한다. 

 

그런데 아시는 샘이 수락산에서 길앞잡이에 대한 수업을 하신다고 한다. 아이도 그렇지만 나도 본 적이 없는 '길앞잡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그렇게 빠르단 말인가? 곁다리로 아이와 함게 수업 참관 허락을 받았다.  

 

며칠동안 흐리고 비가 내리더니 간만에 쨍한 파란 하늘이다. 염불사로 올라가는 수락산 등산로는 잘 꾸며졌고 등산객들과 계곡 주변에서 쉬는 사람들은 다들 즐거운 표정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계곡을 건너 테크가 잘 꾸며진 평평한 장소가 오늘 야외교실이다. 얼마후 선생님들이 우루루 모이신다. 각자 소개와 인사를 한 뒤, '길앞잡이'에 대한 설명과 채집 방법을 들었다. 

 

딱정벌레목 길앞잡이과 길앞잡이, 두해살이로 첫해에는 애벌레로, 둘째 해에는 어른벌레로 겨울을 난다. 몸 길이 2센치 정도의 화려한 빛깔을 띠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관찰할 수 있는데 5월경이 가장 많은 개체가 나타난다고 한다.

 

손가락 두마디 정도 크기의 길앞잡이, 등딱지의 색깔이 정말 이쁘다.

원래는 화려한 색깔로 '광대길앞잡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름앞에 '광대'가 붙은 곤충들은 모두 색깔이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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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으로 올라가는길, 길앞잡이 채집은 채집망이 필수다.

 

 

 참나무 그늘 아래서 곤충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6월 이후에는 더위를 피해 풀숲에 들어가기 때문에 보기기 힘들다고 한다.

산길에서 개미같은 작은 벌레를 사냥해서 먹는다.

 

애벌레는 부드러운 흙에 수직굴을 파고 그 속에 살면서 지나가는 개미나 작은 곤충을 사냥한다.

명주잠자리 애벌레인 '개미지옥'과 같은 사냥방법을 쓴다.

그래서 길앞잡이 애벌레도 '개미지옥'이라는 이름을 가진다.

 

 

 약간 땀이 날 정도로 후텁한 날씨가 '길앞잡이'가 좋아하는 날씨다. 길앞잡이 애벌레 구멍은 몇몇 곳에 무더기로 발견됐다. 그리고 길앞잡이 성충, 어쩌다 한마리씩 툭 툭 튀어 날아 다닌다. 주의깊에 보면 찾을 수 있다.

 

 

 한적한 산길을 걷다 보면 강아지처럼 촐싹대며 앞서 가는 곤충을 만나게 된다.

가까이 가면 훌쩍 날아서 거리를 두고 쳐다보고 있다.

또 다가가면 딱 그만큼의 거리만큼 날아간다.

이런 행동 때문에 '길앞잡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샘들, 꽤 전문가용 포스가 나는 잠자리채를 들고 오셨다.   

 

 

아이도 '길앞잡이'를 잡았네요. 살금살금 다가가서 휙~ 하면 끗~~. 그다지 잡기 어려운 곤충은 아닌듯 하다.  

 

 

오늘 대여섯 마리의 '길앞잡이'를 채집 할 수 있었다. 

짝찟기가 끝난 숫컷은 자기 일생 최대 목적을 끝냈기 때문에 곧 죽어버린다고 한다.

대신 암컷은 알을 놓는 일이 남았기 때문에 좀 더 오래 산다고 한다.

오늘잡은 길앞잡이 중 숫컷은 딸랑 한마리 뿐이었다.

 

 

빨강, 주황, 초록, 하늘색을 온몸에 두르고 있는데 색의 강렬함만큼이나 '길앞잡이'는 성질이 난폭하다.

알에서 깰 때부터 육식을 하는데 성충이 되어서도 지나가는 벌레에게 마구 달려들어 잡아 먹는 육식곤충이다.

그래서 영어 이름도 타이거 비틀(Tiger beetle)이다.  

 

 

 원래는 부추잎을 굴속에 넣고 낚시하듯 잡는다고 하는데, 부추가 없어서 근처 그늘사초잎을 뜯어서 굴속에 넣어 뒀다.

길앞잡이들은 향이 진한 백합과(부추,달래.쪽파,양파,마늘)식물을 싫어 한다고 한다.

조용히 기다리면 사초잎이 까딱까딱거린다. 그러면 굴속에 애벌레가 들어 있다는 증거다.

 

 

지상에서 수직으로 파 내려간 길앞잡이 애벌레의 땅굴은 1.5센치 정도의 너비에 얕게는 10센치부터 15센치가 넘는 깊이도 있다.  

5말이 되면, 알에서 깨어난 길앞잡이애벌레는 굴 속에서 먹이감이 주위로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본격 길앞잡이 애벌레 채집, 요령은 땅굴의 주변부터 살금 살금 파 내려 가야 한다.  

 

 

두번만에 채집한 길앞잡이 애벌레, 까맣고 단단한 앞턱이 무시무시하다. 

 

 

등에 볼록 튀어난 부분에는 한쌍의 갈고기라 있다. 이 갈고리로 수직 땅굴 중간에 정지 할 수 있다.  

 

곤충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찍은 '수락산 계곡'의 한가로움

 

 

 

'길앞잡이'애벌레 채집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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