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속 운악산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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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산 중에 으뜸 '운악산' 

2015년 7월 15일, 장마라는데 벌써 이렇게 더울수가 있나? 더워도 너무 더운 날이다. 가뭄에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때문에 운악산 골골 마다 흐르던 물소리는 일찌감치 자취를 감췄다. 

 

현등사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부터 한없이 샘 솟는 땀방울이 오늘 여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 아니나 다를까 채 십분을 넘기지 못하고 온몸에 힘이 빠지고 현기증 까지 난다. 

아~탈수증상이다. 이런 한여름 등산에서는 소금이 필수다.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의 염분이 묽어지기 때문에 물보다는 소금을 자주 먹어 줘야 한다. 

 

한줌의 소금이 이렇게 소중할 줄 미쳐 생각 못했다. 올랐던 발길을 다시 돌려 천년고찰 '현등사'로 향한다.

 

 

 108개의 고통스런 번뇌를 한발 한발 딛고 사찰에 도착했다. 공양간에서 사정을 말하고 한줌의 소금을 얻었다. 발그래한 죽염 한줌이 이렇게 고맙고 소중한걸  새삼 깨닫는다.

 

부처님의 자비로 꺼져가는 목숨을 구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몇번이나 속으로 외었다. 초죽음의 몸은 소금이 몸속으로 들어가자 신기하게 활력이 생겼다. 

 

현등사에서 코끼리바위-절고개-남근바위-정상-미륵바위-병풍바위-눈썹바위-두부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로 올랐다.  


운악산 현등사 일주문을 지나면 현등사까지 콘크리트길이 이어진다.

 


고려 희종때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이 현등사를 재건하면서 경내의 지기를 진전시키기 위해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가평 하판리 삼층석탑지지탑'


 

진초록잎 목련나무을 지붕 삼아 의자에 앉았다. 한줌의 소금에 나른했던 온 몸에 힘이 돌았다.


 

아직 단청이 칠해지지 않은 새 전각들이 위쪽에 보인다.  
 

현등사에서 나와 절고개로 향하는 도중 함허대사 부도와 장명등이 보인다.


 

 함허대사의 부도탑을 지나면 나타나는 또 다른 부도탑 


 

등골나물도 꽃을 피웠다.


 

몸빛깔이 흙빛깔 같아서 이름 붙여진 '장흙노린재'


 

오돌 오돌 혹불이 소나무


 

다정한 한 쌍의 릅나무,

이를 시샘한 때죽나무가 슬며시 그 사이로 파고 든다.

느릅나무 커플은 둘 사이를 더욱 좁혀 때죽나무에게 '헤드락' 협공을 가한다. 

혼줄난 때죽나무는 줄기의 방향을 다른곳으로 돌리고 만다.   


 

좁쌀만한 꽃을 피운 민갈퀴

욘석의 이름은 정말 알고 싶다. 버드나무과 같기도 한데...


산철쭉도 동글동글 다섯장의 잎을 한껏 펼치고 있다.


자주 꿩의 다리, 줄기가 꿩다리 처럼 가늘다.


 

'용담'의 돌려나기 잎,

수직의 줄기에 붙은 잎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햋볕을 받기 위해 서로 겹치지 않게 일정한 각도를 두고 돌려 나고 있다.

대단한 식물의 생존 전략이다.


 

꿀풀과의 오리방풀, 등산이나 숲속에 다니다 보면 이렇게 생긴 비슷한 녀석들이 많이 있다. 거북꼬리, 좀깨잎나무, 개모시풀 등등


 

현등사에서 한시간 정도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면 코끼리 바위가 나타난다.

다른 바위들은 한참을 들여다 봐야 그런가보다 하지만 이 바위는 이견이 없다!


 

여로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어린 잎은 나물로 먹는 원추리와 비슷해서 식중독 사고가 빈번하다.

 


잎이 빙글빙글 돌려 나는 하늘말나리, 지금부터 한창이다. 


 

꽃이 하늘을 보고 핀다고 해서 하늘, 잎이 돌려 난다고 해서 말, 나리는 백합의 순우리말이다.


 

숲속 나무에 둘러 쌓인 고즈넉한 현등사, 뾰족 쏟은 향나무가 눈에 띈다.


운악산 동봉, 가평군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정상석을 세웠다. 

 


정상을 두고 가평과 포천의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가 정상석에 새겨져 있던 '포천시'라는 글을 쪼아서 지워 버렸다. 운악산을 놓고 가평과 포천이 주인 다툼을 하는것 같다 씁쓸하다.


이런 예는 운악산 뿐 만이 아니다. 지리산 천왕봉 정상석도 같은 일을 겪었다. 지리산은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의 3개 자치단체를 끼고 있는데 지리산의 정상인 천왕봉은 행정구역상 경남 산청과 함양에 속한다. 천왕봉에 정상석을 세웠을 당시 '영남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이라는 글귀를 새겨 넣었는데 누군가가 '영남'이라는 글을 쪼아서 지워 버렸다. 그 뒤 '영남인은 한국인'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예전 운악산을 훈련장으로 사용했던 한 부대가 새겨 놓은 결사항쟁, 돌격, 격파 뭐 이런 글귀다.   


 

귀목봉,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이 한 눈에 조망된다. 

이런 구조물이 없었을 때는 어떻게 올라 다녔을까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낙락장송


바위를 좋아하는 릿지꾼들에게는 인기 좋은 산일것 같네요.


비좁은 틈바구니에 뿌리를 내리기는 힘들어도 소나무가 좋아 하는 햋볕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독 차지 할 수 있다. 모든게 일장일단이 있는것 같다. 

 


신갈나무 도토리, 도토리에 왜 개미들이 모여 있을까? 개미들이 좋아 하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일건데...

도토리에 달콤한 수액이 나오나? 아니면 진딧물이 있을까?


 

꽃대를 길에 올린 원추리, 곧 펼쳐질 노란 꽃이 기대된다.


삼잎 양지꽃도 노란 꽃을 피웠다. 햋볕을 좋아해서 양지바른 곳이나 바위틈에 잘 자란다.


 

어려운 역경을 딛고 살아가는 소나무,

뿌리가 바위위를 기듯이 뻗어 있는데 사실은 흙이 유실되면서 뿌리가 드러난 것이다. 

소나무 뿌리가 바위 조각들을 움켜 쥐고 있는 모양이다.  

주봉인 만경대를 둘러싼 입석대, 병풍바위, 미륵바위, 눈썹바위 등의 경관이 경기 소금강이라고 불릴 만큼 경치가 뛰어 나다. 


짚신나물


성급한 녀석들은 벌써 겨울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일찍부터 꽃을 피웠던 벚나무가 단풍도 가장 빨리 피운다.

개옻나무도 노랗게 잎을 물들이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노랗게 물든 엄나무 단풍에서 달짝지근한 단내가 난다. 


 

바위틈바구니에서 오랜 세월을 살았던 소나무

2015/07/10 - 운악산 노송은 끝내...)

 

 

포천과 가평의 운악산(935.5m)은 서울 관악산, 파주 감악산, 가평 화악산, 개성 송악산과 함께 '경기 5악'으로 꼽히는 산이다.

기암이 아름다워 '작은 금강'이라고도 한다. 오르는 길 또한 대부분 바윗길이다. 그러나 발이 닿고 손이 잡히는 곳마다 스텐레이스로 된 손잡이와 발판이 설치되어 있어 악산으로의 등반이 한 층 쉬워졌다. 만경대에서 보는 절경은 말 그대로 금강을 보는 듯 하다. 하산한뒤 먹는 손두부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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