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막국수 맛집, 홍천 친절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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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막국수, 홍천 친절막국수

강원도 속초 가는 길에 꼭 들러서 먹곤 했던 홍천 친절막국수, 자주는 오지 못하지만 횟수로 벌써 십년은 된 것 같습니다. 막국수를 좋아해서 전국의 이름난 막국수는 거의 다 먹어 봤지만 홍천 '친절막국수'만큼 제 입에 잘 맞는 막국수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친절막국수

엊그제 연휴기간 동안 설악산을 갔었는데요, 꽉 막히는 경춘고속로에서 쌩 고생을 한 뒤, 동홍천ic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구성포에 있는 제가 사랑하는 막국수집을 찾았습니다. 친절막국수는 저녁 6시까지만 영업을 하기 때문에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구경도 못 할 뻔 했습니다. 영업마감 시간을 거의 30분 남겨두고 도착하니 막국수 외에는 재료가 다 떨어져서 주문을 안받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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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막국수

친절막국수는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하나도 없습니다. 

오래된 한옥집 마루가 식당이 됐습니다. 안쪽에는 할아버지가 주무시는 방이 있습니다.   

벽면 가득히 방송출연한 사진들이 붙어 있습니다.

친절막국수가 유명해진것은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나온 이후 부터라고 합니다.

친절막국수 화장실을 가려면 왼쪽에 있는 철대문을 열고 뒷마당을 지나야 하는데 뒷 마당 화단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더덕이며 나리꽃이며 접시꽃 등등...

뒷마당에는 게으른 고양이도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새끼 고양이까지 줄줄이 있던데 지금은 한마리만 보입니다.  

뒷마당에는 막국수를 만드는 주방으로 연결되는 문이 있는데요, 삐죽 들여다 보니 덤벨 할아버지가 계시더군요. 양해를 구하고 사진 찍을 수 없냐고 하니 흔쾌히 찍으라고 하면서 이것 저것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빨간 고무통을 열어 보이면서 뽀얀 100% 메밀가루를 보여 주십니다. 우리가 아는 보통의 막국수는 때깔이 검으튀튀한데요, 그런건 보릿가루를 태워서 넣거나 메밀껍질까지 갉아서 반죽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친절 막국수는 뽀얀 메밀 이외에 아무것도 썩지 않기 때문에 면발도 연한 색을 띱니다.   

친절막국수는 '누르는 막국수'로 유명한데요, 메밀100%를 손으로 눌러서 반죽한다고 합니다.

반죽된 메밀을 면뽑는 기계에 넣고 부글부글 끓고 있는 면수에 내립니다.

솥에 면이 들어가자 흰거품을 내면서 끓기 시작합니다. 그러고 보니 전에는 주전자에 면수도 줬던것 같은데 이날은 면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면수에 간장 몇방울 넣어 마시면 속이 따뜻해서 좋았는데...

덤벨할아버지 입니다. 15kg 덤벨을 12시간 55분 12초 동안 1만 8,882번을 들어 올려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합니다.  젊으셨을때는 합기도체육관을 4개나 운영하신 합기도 공인 7단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인지 80이 넘으셨다고 하는데 여전히 정정하십니다. 그리고 지금도 17KG 덤벨을 80번 들어 올리면 식사가 공짜라고 하는데 아직 그 누구도 성공한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양념도 별거 없습니다. 국수 위에 달걀과 통깨, 김가루, 양념장을 올린 투박한 모습인데요, 보통의 냉면과 막국수의 화려한 양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심심한 감이 있지만 백김치에 싸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소박하고 슴슴하면서 새콤한 백김치에 촌스러운 막국수 한젖가락, 입 속이 행복해 합니다.

친절막국수는 시원한 얼음육수도 없습니다. 따뜻하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그 중간쯤의 온도의 막국수 입니다. 원래 메밀이 차가운 성질의 곡물인데 육수마저 차가우면 속이 냉~해져서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먹는 사람의 건강까지 배려한 친절한 막국수 입니다. 그래서 친절막국수 인가요? 

100%메밀면이라서 쫄깃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막 끊어지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손으로 눌러서 반죽을 해서 인지 식감이 물에 오래 불린 국수같다고나 할까요? 그것보다는 좀 단단한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글로 표현하려니 힘들군요.

메밀국수 7천원, 양은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옥수수로 만든 동동주도 꽤 좋더군요. 직접 담그셨다고 합니다.

왜 이런 막국수집은 이렇게 멀리만 있는 건가요? 우리집 근처에도 친절하고 맛있는 막국수집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경복궁 근처에도 친절막국수를 닮고 싶어 하는 꽤 먹을만한 막국수집이 있긴 합니다. 아쉽지만 이번주말에는 그기라도 가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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