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간월재, 죽기전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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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보물, 영남알프스 간월재

영남알프스만 벌써 네번째 산행입니다. 고향인 부산에 살 때는 와 보지 못했던 곳, 멀디 먼 서울에 살면서 매년 억새가 만발하는 10월이 되면 생각나곤 합니다.

 

영남알프스는 울산과 밀양,청도에 걸쳐 있는 1,000이상의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신불산,영축산,고헌산,간헐산의 7개 산군이 마치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영남알프스 간월재로 가는 억새여행

간월재

간월재 휴게소

정말 유럽의 알프스 같은지는 가보지 않아서 알 수는 없지만, 2,000미터 봉우리만 66개에 3,000m가 넘는 봉우리도 16개가 되는 일본의 북알프스에 비하면 규모면에서 넘사벽입니다. 게다가 일본의 북알프스는 육산이 아닌 악산이며 겨울산임에 비해 영남알프스는 육산에다 적설량이 거의 없거나 많지 않은 산입니다.

 

그렇다고 일본의 북알프스가 더 좋다거나 최고다 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긴 그기대로 여긴 여기대로의 매력이 있습니다.

 

영남알프스는 일본의 북알프스와 달리 산세가 순해서 사계절 특별한 준비 없이도 오르기 쉬운것이 매력입니다. 그리고 가을의 억새는 두 말하면 입아플 정도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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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산행

 

오늘은 배내고개에서 배내봉 간월산 간월재까지 가는 산행입니다. 간월재에서 간월산장(지금은 사라짐)으로 하산하는 등산코스입니다.  

배내고개

차마고도가 아니라 '우마고도'라는 이름의 배내고개 오두메기 입니다.

쉬지 않고 30분 정도의 계단길을 올라가면 능선의 안부가 나타납니다. 계단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배내고개 주차장입니다.

등산로까지 뻗은 어지러운 나무 뿌리들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나무뿌리들 마저 죽어버린다면 등산로의 흙들은 유실되고 파헤쳐지겠죠.

갈색으로 변해버린 철쭉사이로 난 길을 걷고 있습니다.

다리아픈 등산객들 잠시 쉬었다 가라며 한쪽 팔을 뻗어 내린 소나무입니다.

"한시간 전부터 다왔다 다왔다 했는데 왜 아직 끝이 안보이냐"며 화를 펑펑 내는 와이프와 찡찡대는 아이, 간월산으로 올라가는 아빠의 무게가 꽤나 무거워 보입니다. 오늘 아빠가 이끈 '가족산행'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합니다.

 

사실 배내고개에서 간월재까지는 성인 걸음으로 3시간, 난이도는 '중'정도, 초등생 아이가 오르기에는 다소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영남알프스 간월재까지 쉽게 오르는 등산코스

 

영남알프스의 안방격인 간월재까지는 여러 등산코스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쉬운 등산코스는 사슴농장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는 코스와, 등억온천단지에서 잘 닦여진 임도를 따라 오르는 코스가 있습니다. 

 

둘 다 쉬운 임도길이기 때문에 등산을 즐기시는 분들은 신불공룡으로 오르거나 배내고개에서 오르는것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간월재까지 가장 인기있는 등산코스는 등억온천단지에서 숲길을 걷다가 구불구불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두시간 정도의 코스입니다.

 

 이 코스에는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도 하고 운동화는 예사에 구두에 정장까지 한 사람들도 올라갑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두시간만 정도만 발품 팔면 영남알프스의 속살을 볼 수 있다니 이렇게 좋은곳이 또 있을까요?

  

간월산

'영남알프스' 작명가들

 

부산의 대륙산악회 성산과 곽수웅씨, 1971년 후쿠오카 산악연맹 초청으로 일본 북알프스 원정을 다녀온 후, 가지산, 능동산,간월산,신불산,영축산의 아름다운 봉우리와 장쾌한 능선을 보고  '영남의 알프스'라 부른것에 시초였다. 성산씨는 2010년에 고인이되셨고 곽수웅씨는 현재까지 부산에 생존해 계십니다. 특히 곽수웅씨는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과 함께  '77 에베레스트'의 원정대원으로 에베레스트를 오르기도 했습니다.

힘겹게 간월산을 오른뒤 조금만 내려가면 멀리 간월재가 내려다 보입니다.

간월재 10만평의 억새밭

사실 3,000m가 넘는 봉우리가 12개, 2,000m가 넘는 봉우리가 66개에 달하는 일본 북알프스에 비하면 고작 1,000m 이상의 7개 산군이 전부인 영남알프스는 규모면에서는 외소합니다. 그러나 높이와 규모가 주는 가치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규화목

간월봉에서 간월재로 가는 길에 나타난 규화목, 나무화석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부터 억새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영남알프스

등산객들이 간월재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간월재

간월재, 백패킹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10월까지는 야영을 단속한다고 하니, 백패커들은 어디로 가나요...

간월재 휴게소

10만평 억새평원

신불산으로 오르는 나무계단

간월재에서 1시간을 가면 신불산의 신불평원을 볼 수 있습니다. 

영남알프스

간월재가 내려다 보이는 넓은 바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전차들이 임도를 따라 올라 옵니다. 대단합니다.

간월재 휴게소, 컵라면과 생수, 음료를 판매 합니다. 지금처럼 억새가 한창인 주말이면 하루 1,800개의 컵라면이 팔린다고 합니다.  

간월재 데크지역입니다.

 

간월재에서 (구 간월산장)등억온천단지로 하산

울긋불긋 단풍숲길 사이로 난 콘크리트 임도길입니다.

단풍숲 임도길을 걸어도 좋지만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압권입니다.

구불구불 돌아가는 임도길에는 몇몇 지름길이 있습니다. 어떤곳은 빨리 가는 만큼 꽤 가파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운동화에 청바지, 아이를 목에 태운 외국인가족들도 영남알프스를 오릅니다.

아빠가 힘들어 합니다.

등짐 잔뜩 울러맨, 백패커들, 산정의 하룻밤을 생각하면 이런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겠죠.  

향기가 좋은 비목나무가 노란 단풍이 되고 있습니다.

가을이면 붉게 물든다고 '붉나무' 단풍이 참 아름다운 나무입니다.

신밧드의 바지를 닮은 고추나무 열매

꼬릿꼬릿 누린내가 난다고 누리장나무, 어릴적 원기소의 냄새와 비슷합니다.

향수를 만드는 꽃향유, 향기가 좋아요.

개서어나무씨앗입니다.

올려다본 임도와 간월공룡의 모습입니다.

꼬맹이도 자전거를 타고 임도를 올라갑니다. 훌륭합니다.

임돗길에서 간월산장으로 빠지는 숲길이 나타납니다. 목 좋은 이곳에 아이스크림장사가 있습니다.

천이의 극상, 서어나무숲이 한동안 계속됩니다.

배배꼬인 소나무가 보입니다. 어쩜 저리 사이가 좋을까 합니다.

뒤로 돌아 봤습니다. 두 나무가 꼬인줄 알았는데 한 몸입니다.

보통 소나무같은 침엽수는 한줄로 우뚝 자라는 원추형 수형을 가지는데, 이 녀석은 어릴때부터 가지가 두개로 뻗었습니다.

발을 삐었나 봅니다. 아무리 쉬운 등산로라고 해도 평평한길이 아닌 산길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곳부터 곳곳에 케이블카 반대 현수막이 나타납니다.

신불산 케이블카

 

영남알프스의 1,000m 산 9개 가운데 7개가 울산 울주군에 속해 있는 영남알프스를 울주군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고 세계적인 산악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알프스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세계 4대 도시와 MOU를 맺기도 했습니다. 

 

또한 울주군은 간월재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합니다. 내년에 착공해 2018년말 완공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산행 내내 곳곳에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붙어 있습니다. 어디서나 그렇듯 이곳도 환경과 경제논리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종교, 시민단체를 설득하고 중앙위의 심사, 환경평가 등 갈 길이 많이 남았지만 강하게 '알프스 마케팅'을 펼치는 울주군의 의지는 확고한것 같습니다.

청아하게 흐르는 계곡이 나타납니다.

마지막 나무가 베어져나가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달으리라,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심장한 글귀입니다.

구두를 신은분들도 산을 오릅니다.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간월산장이 나와야 되는곳에 반듯한 건물이 새로 들어섰습니다. 간월산장은 사라졌습니다.

국제규격의 인공암벽장이 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 흡연부스가 있는건 처음봅니다.

인공폭포도 그럴싸 합니다.

영남알프스가 세계적인 산악관광 메카가 될수 있을지 기대가 큽니다.

오늘의 산행은 지도에는 나오지 않지만 배내봉에서 간월산, 간월재에서 컵라면을 먹고 임도를 따라 간월산장으로 내려 오는 총 5시간 코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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