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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백패킹 금지에 대해...

아웃도어에서/캠핑 by 심심한사람 2016.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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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럴려고 백패킹 했나

간월재, 굴업도, 선자령은 우리나라 백패킹3대 성지라 불리는 곳입니다. 군립공원인 간월재는 올해 10월 건조기 부터 백패킹 단속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제 굴업도와 선자령만 남게 됐습니다.

 

굴업도 또한 얼마전 화재로 인해 백패킹 전면금지라는 내홍을 앓았지만 사실이 아닌걸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면 선자령은 어떤가요? 선자령 정상부에는 얼마전 부터 백패킹 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과 표지판이 세워졌습니다. 현재까지는 안내 펫말뿐 직접적인 제지는 없는 상황입니다.

 

백패킹 고수들만 한다는 한 겨울 눈산에서의 야영, 살떨리게 짜릿한 혹한, 눈 속에서의 하룻밤을 즐기기 위해 선자령에 눈이 쌓이길 고대하는 백패커들의 마음은 조마조마 하기만 합니다. 언제까지 이런 저런 눈치를 봐야 하나요?  "내가 이럴려고 백패킹 했나" 하고 자괴감 마저 듭니다.        

 

씁슬한 선자령 백패킹 금지 안내문 

사실 선자령을 포함한 대관령 일대 대부분이 국유지 입니다. 특히 선자령에 있는 삼양목장과 하늘목장은 1970년 초에 국민들에게 유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과 허채경 한일시멘트 회장에 의해 개발된 곳입니다. 

 

삼양식품은 '삼양목장'으로 한일시멘트는 '한일목장'(나중에 하늘목장으로 개명)으로  1평에 100원이라는 공짜나 다름없는 임대료를 지불하고 3300만㎡(1000만평) 규모의 대관령 목장이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한때는 4000마리가 넘는 젖소와 한우를 방목하면서 본래의 목적에 충실했지만, 우유소비량 감소와 구제역 파동 등으로 현재는 사육두수가 1/10정도로 줄고 요즘은 젖소보다 양과 염소같은 가축이 많아 대관령 목장하면 '양떼목장'으로 일반화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관령 목장은 이미 목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임대받은 국유지를 반납하지 않기 위해 이런 꼼수로 목장의 명맥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해 산악관광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양목장과 하늘목장은 선자령 일대를 한국의 융프라우 처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선자령 정상까지 산악열차와 곤돌라, 호텔 등 관광시설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관령 일대 산악관광 개발은 이미 사업 주체와 투자계획까지 확정된 상태며 해당 정부부처는 물론 관련 기업과 협의까지 끝낸 상태여서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이 담긴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통과되면 일사천리로 개발이 시작될 전망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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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목장에서 세워둔 안내문

이 곳 초지는 한우와 젖소가 먹는 건강한 목초를 키우고 있는 곳 입니다. 초지를 밟거나 출입하는 행위를 삼가해 주시고 정해진 등반로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 곳 초지에서는 취사나 캠핑 등의 행위는 법에 의해 엄격히 금지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선자령 개발도 최순실 작품?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대관령 일대의 산지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은 '산악관광진흥구역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최순실 일족이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 사업에 개입하고 정유라 명의로 부근의 땅까지 매입한 정황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개발 주도 세력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규제프리존법)을 추진하는 이유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기부한 재벌들의 특혜 이며 '규제프리존법'은 기획재정부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줘 기업들의 돈벌이에 방해가 되는 모든 규제들을 일괄 제거해 주는 법'이라며 박근혜-최순실-전경련의 합작품이며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만일 이 법안이 국회에 통과되면 지자체나 공공기관,민간투자자가 기존의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 산지관리법, 산림보호법,초지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 제안을 받지 않고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곧 백두대간의 환경훼손과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의 생태축이 단절되고 곳곳의 고층습지생태계의 파괴가 우려 됩니다.  

 

얼마전 생긴듯한 CCTV가 선자령 정상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세워졌습니다. 그 용도는 무엇일까요?

올해 4월23일 선자령에 내팽게쳐진 안내문입니다.  

하늘목장은 여의도 4배 면적인 1000만㎡, 삼양목장은 여의도 7.5배로 동양 최대의크기인 2,000만㎡(600만평) 이라고 합니다. 하늘목장은 대관령 최고봉인 선자령과 붙어서 V자 형태로 삼양목장을 감싸고 있는 형태 입니다. 그래서 삼양목장에 비해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선자령 곳곳에 박혀있는 국유지를 알리는 말뚝 

"빼앗긴 성지에도 봄은 오는가 "

국가의 땅인 국유지를, 그리고 백두대간을 사유화 해서 선자령까지 철로를 깔고 곤도라를 걸어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는것은 괜찮고, 하룻밤 왔다가는 백패커들의 야영은 그렇게 불편할까요? 

 

하늘목장측에 사법 권한이 있다면 관리자를 상주시켜 철저하게 야영을 막고도 남았겠죠, 백두대간이, 등산로 옆으로 지나가지 않았다면 철조망을 치고도 남았겠죠.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런 권한이 없는듯 합니다.  

 

 현행 법률상 산에서의 야영은 산림보호법같은 현행 법률에 불법으로 못 박혀 있습니다. 힘있고 빽있는 사람들은 저런 법 정도는 우습게 바꿉니다. 우리나라 백패커들은 언제까지 쫒기듯 눈치만 봐야 합니까? 더이상 백패킹을 음지에 가두지 말고 양지로 끌고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나라를 빼앗긴 것 보다 백패킹의 성지를 빼앗긴게 더 불만스럽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겠지만, 백패커들의 갈 곳은 사라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자령에서 백패커를 내 몰기 보다 먼저 목장 본연의 역할을 이행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당장 목장 부지를 국가에 반납하고 파해쳤던 생태는 즉각 복원을 하는게 우선이지 않을까요. 

 

 긴 글 끝가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에 혹여 내용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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