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 고래박물관, 돌고래에게 명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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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행사를 위해 모처럼 먼 울산으로 왔습니다. 길지 않은 행사를 마친 후, 그냥 가기가 아쉽습니다. 사촌동생에게 울산에서 가볼만한곳 추천하랬더니 장생포 고래박물관이 볼만하다고 합니다. 남쪽 울산은 동백꽃과 매화꽃이 폈지만, 장생포는 바닷가여서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불어 옵니다. 그럼에도 고래박물관 앞에는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들로 줄이 길게 이어집니다. 

울산은 우리나라에서 고래잡이로 유명한 곳이죠. 그 중에서도 장생포는 1986년 포경금지 이전까지만해도 고래잡이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고래의 고향'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간판을 건 울산시는 장생포를 고래문화 특구로 지정하고 고래잡이가 금지된 이후 사라져가는 포경문화와 유물들을 전시하고 고래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입구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추위를 피해 고래박물관으로 황급히 뛰어 들어갑니다. 그런데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쌉니다. 고래박물관 2,000원, 수족관 5,000원, 4D영상관 3,000원이나 합니다. 우리는 고래박물관과 수족관만 보는걸로 합니다.  

머리위에서 돌고래가 헤엄치며 노는 모습에 관람객들이 탄성을 자아 냅니다.  

고래박물관은 잠수함 안에서 고래소리를 듣는 바다속 여행과 3D입체영상 등의 어린이체험관, 범고래 골격과 반구대암각화의 디오라마와 장생포와 세계포경의 역사가 있는 포경역사관,  실제 귀신고래 머리골격을 원형 그대로 제작한 귀신고래관과 고래골격 만져보기, 고래소리 들어보기, 점토로 고래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고래체험관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래생태체험관은 크게 돌고래 수족관과 바다 물고기 수족관, 포경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장생포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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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수족관이 있는 고래생태체험관

고래 박물관 마당에는 포경의 기억을 간직한 제6진양 포경선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꼬마들에게 인기 있는 고래도감은 일찌감치 매진됐더군요.

 

고래박물관 보기

박물관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이빨고래인 범고래와 수염고래인 브라이드 고래 입니다. 윗턱과 아랫턱 각각 22개의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진 범고래는 고래 가운데 가장 무서운 동물입니다. 

고래골격을 만져 볼 수있는 곳입니다. 척추뼈와 갈비뼈가 어마어마 합니다. 

밍크고래의 골격입니다. 

브라이드 고래의 실제 수염입니다.  

우리나라의 고래잡이 역사와 작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실제 귀신고래 머리골격을 원형그대로 제작한 모형도 있습니다.  

실물크기의 한국계 귀신고래 모형입니다. 전체 몸길이가 13,5m이며 몸통에는 따개비 등 고착생물이 붙어 있어 실제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포경이 금지되기 전의 장생포항 사진입니다.  

고래해체장을 복원한 곳입니다. 이곳에는 포경이 성행하던 초기, 1961년에 준공된 것으로 장생포에 있던 4개 해체장 중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곳입니다. 해체장, 제유장, 고래고기 임시 보관고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화장품의 원료가 됐던 고래고기 기름을 짜는 제유장의 모습입니다.  

범고래의 골격

밍크고래의 골격

반구대암각화 모형입니다. 울산의 고래잡이 역사는 반구대암각화에 새긴 고래이야기에서 보듯이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울산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는 평소에는 사연댐 물속에 잠겨 있어 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댐의 물이 줄어드는 늦겨울이나 초봄, 또는 가뭄때는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점토로 고래 만들기 체험

고래 상징물

고래박물관 뒷편으로는 장생포항 앞바다가 펼쳐집니다.

제6진양호는 얼마나 많은 고래를 잡았을까요?

고래박물관에서 마당을 지나면 돌고래 수족관이 있는 고래생태체험관이 있습니다. 

세마리의 돌고래중 한마리는 수면에 떠서 잠자는 듯 미동도 없고 나머지 두마리만 신나게 공놀이를 하며 놀고 있습니다. 

수족관 터널안에서 머리위로 헤엄치는 돌고래가 정말 신기합니다.

손을 뻗으면 만져질것 처럼 가까이서 헤엄치는 돌고래입니다.

수면에서 꿈쩍도 않던 돌고래가 똥을 싸더군요. 돌고래똥은 처음 봅니다. 

제가 고래박물관을 찾은 날이 2월11일 이었는데, 이틀후 고래박물관 수족관에 있던 돌고래 한마리가 폐사됐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 돌고래는 2월9일 일본에서 들어온 두마리 가운데 한마리로 수족관에 온지 5일만에 폐사됐다고 합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과 고래 쇼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돌고래 10마리중에 6마리가 폐사한 '돌고래의 무덤'이라고 합니다.   '고래의 고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들리더군요.

돌고래 폐사 이후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앞바다에 보트를 띄워 전시용 돌고래 수입 중단과 수족관 돌고래의 방사를 촉구하는 해상시위를 열기도 했습니다. 2008년 고래문화특구로 지정해 고래문화관광지로 거듭나겠다고 했지만,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후 고래를 살리는 데 애쓴 흔적은 전혀 없고 오히려 고래축제기간이 되면 피자와 햄버거 등 고래고기 메뉴를 개발하기에 바쁘다고 합니다 . 

저도 어릴때 부터 고래고기를 먹었고 여전히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멸종위기 고래의 포경에는 절대 반대합니다. 또한 저같은 수요자가 있기때문에 불법적인 고래포획이 발생하며 고래 식용 자체가 고래 살상 행위에 동조하는 범죄행위가 된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돌고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열대어를 볼 수 있는 수족관을 마지막으로 장생포 고래박물관을 둘러 보고 별 생각없이 고래고기 전문점으로 향했습니다. 고래 식용의 전통이냐 멸종위기종의 보호냐를 두고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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