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단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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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중청산장 부근에서 불게 물든 단풍의 영상과 함께 설악산의 첫 단풍소식이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그리고 십여일후 남교리 십이선녀탕을 올랐다. 오늘의 산행은 남교리에서 십이선녀탕 복숭아탕 대승령 대승폭포 장수대분소로 하산할 계획이다. 남교리에서 노랗게 잘익은 옥수수막걸리를 한병사서 배낭에 넣고 출발했다. 계곡을 왼편으로 끼고 올라가는 좁다란 등산로는 노랗고 빨갛게 물든 벚나무 잎사귀들이 발 밑에서 반겨주었다. 기분은 상쾌했으며 날씨 또한 좋았다. 한두시간 뒤면 뿌연 가스도 걷힐것 같다.

 

곧이어 잘 정비된 나무데크들이 나왔다. 언제였던가 2006년이었나 폭우로 인해 십이선녀탕 계곡이 엉망이 되었고 데크등의 설치물도 함께 유실되어 흉칙한 모습이 생각났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역시 물길도변하고 산도 변하는게다. 이렇게 자연은 또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다음주면 설악산은 최 절정의 단풍을 맞을것 같다. 단풍과 함께 전국의 산객들도 모두 모여들것이다. 정말 어마어마한 인파였다. 산행시간은 두배이상이 든다. 좁은 등산로는 막히고 막혀 앞사람과 꼬리에꼬리를 물며 올라가야 한다. 가다 서고 가다 서고를 반복한다. 명절의 고속도로 상황보다 더 지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만을 기다려서 지독한 대열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있다. 등산객이아닌 단지 단풍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9할이다. 운동화에 청바지에 또는 구두에... 사실 설악산은 몇몇 구간을 제외하곤 그런 복장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더이산 '악산'이 아니다. 공원관리공단의 세심한 배려 덕분이다. 누구나가 쉽게 오를수 있도록 엄청난 비용을 들여 데크와 계단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설악산은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쉽게 오를 수 있는 뒷동산 쯤 됐다. 앞으로 더 그렇게 될것이다.

 

국립공원에서 사고가 나면 모두 관리공단의 책임이다. 설악산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런 소송에서 100% 패했다고 한다. 그래서 공단도 어쩔수 없는 것일까? 안전시설이 너무나 많다.

 

설악산 산양지킴이 박그림씨는 이야기한다. 데크와 계단을 제거해야 한다고. 이와 함께 산행에서의 사고는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도록 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그러면 산행이 힘들고 위험할 수 있다. 등산자체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 삼십년 사십년 전의 설악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람이 오지 않으면 산은 자연은 행복하다. 저번주에 공룡능선의 단풍이 절정이었다고 했다. 다음주면 설악산은 최대의 단풍 절정을 맞을 것이다. 이와 함께 몰려든 인파로 인해 큰 몸살을 앓을것이다. 부디 올해도 잘 견뎌주길 바란다. 

20131010/설악산 십이선녀탕

                  크산토필이 개옻나무를 노랗게 만들어 놓았다. 단풍과 역광은 최상의 궁합이다.

 

데크위에 깔린 노란 오리나무 잎사귀들.

 

누룩뱀인가? 나무 오르는 솜씨가 대단하다. 요즘 산에 뱀이 많다고 한다. 왜 그럴까? 이유는 땅꾼이 뱀을 안잡기 때문이다. 뱀보다 더 좋은 성기능개선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얼굴이 밝아 보이는 군인들을 만났다. 몇몇은 인사를 하기도 했다.

 

                  복숭아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데크

 

 

 

대승령에 올랐다. 능선은 이미 단풍이 끝나고 나무가지만 앙상했다.

 

 

대승폭포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데크 전망대.

위용이 대단한 대승폭포. 다음주면 수많은 인파들의 소음에 폭포소리마저 잠들겠지.

장수대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절경이 대단하다.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차려 입은 아주머니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모두들 이마엔 땀이 줄줄 흐르고 있다. 대승폭포까지 15분만 올라가면 된다는 말에 속아서 올라가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해서 15분은 어림도 없다. 간간히 욕도 하고 다시 내려가는 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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