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 텐트 카달록 작업
벌써 삼년째 텐트 카달록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하필이면 매년 극강의 한파가 몰려오는 1월말에 촬영에 들어갑니다. 신상품이 출시되는 시기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나 봅니다.
텐트 촬영은 언제나 처럼 사방이 확 틔인 넓은 잔디마당에서 진행됐으며 작년에 비해 기온은 온화한 편이었습니다. 전날 서울에는 3센치의 눈이 내려서 걱정을 했는데 이곳 평택은 약간 흩날린 정도여서 다행입니다. 오히려 약간의 수분이 정전기를 없애줘서 마른 잔디들이 진정됐습니다. 작년에는 텐트로 달아붙은 잔디조각들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올해 텐트 카달록은 전과 달리 야외 로케 일정이 포함됐습니다. 그것도 당일 일정으로 가야 하는데 이동시간과 촬영시간을 합치면 경기도를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로케 장소도 우리가 정해야 합니다. 어디가 좋을까 주위 사람들에게 묻기도 하고 그간의 기억들을 떠 올려 보기도 합니다. 몇몇 곳을 후보로 정해놓고 현장 답사를 했었고 그 중에 그림이 나올만 한 곳으로 정했습니다. 그래봤자 온통 눈밭이지만...
그런데 야외 로케는 전기사용이 불가능 합니다. 다림질도 해야 하고 드라이기도 돌려야 하고 게다가 중요한 조명까지 운용하려면 전기는 필수 입니다. 렌탈 업체에 3kw 발전기를 예약하고 촬영날을 기다립니다.
첫 날 촬영
첫 날은 평택 공장의 잔디운동장에서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원래 이런 촬영은 실내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해야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에서 매년 태양이 내리쬐는 마당에서 진행합니다.
자연광인 태양광은 시간이나 날씨, 방향 등에 따라 광선의 질과 색깔이 달라 집니다. 직사광이 구름을 통과하면 복사광으로 변하고 아침시간의 푸른색이 오후로 갈 수록 붉게 변하며 태양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 피사체를 비추는 각도가 달라지고 그림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제품의 정확한 색깔과 형태가 관건인 제품촬영, 특히 텐트 촬영은 100%컨트롤이 가능한 인공조명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쩔수 없이 한낮의 일광에서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전기를 끌고 올 수 있어서 보조 조명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그래봤자 보조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지만 없는것 보다는 있는것이 훨씬 좋습니다.
잔설을 제거해 달라고 하자 굉음을 내는 기계로 순식간에 잔설이며 낙엽들을 치워 버립니다.
가방에서 막 꺼낸 새 텐트여서 주름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잔 주름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굵은 주름은 모두 다림질을 합니다.
정확히 오후 4시30분이면 해가 산 뒤로 넘어가 버리기 때문에 모든 촬영은 그 전에 끝내야 합니다.
촬영 이틀째, 경기도 홍천강 로케이션
아침부터 서둘러 경기도 홍천강으로 이동합니다. 수백킬로의 짐 때문에 자동차의 접근이 가능해야 하며 경치도 좋아야 하는 곳을 찾느라고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릅니다. 꽁꽁 언 강위에 눈이 덮혀 스노우~한 분위기의 풍경입니다. 가끔씩 얼음이 갈라지는 굉음이 들려 깜짝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텐트를 피칭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합니다. 빌려온 3kw 무소음 발전기를 연결해 다림질도 하고 드라이기도 돌립니다. 그리고 600w 조명 세 등을 운용하는데 다행히 3kw발전기로 충분했습니다. 빵빵 잘도 터지더군요.
완성컷 입니다. 조명이 없었다면 거실 공간은 쉐도우로 떨어져 깜깜해 버립니다. 그러면 안되겠죠.
시간이 촉박합니다. 정오에는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두 곳에서 각각 텐트를 피칭합니다.
텐트를 칠 무렵까지만해도 낮은 태양이 적당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피칭이 마무리 되자 진한 그림자를 만들어 버리고 딱딱한 광질로 변해 버렸습니다.
바로옆 강과 맞 닿아 있는 숲속으로 이동합니다. 텐트 뒤로 높게 자란 은백양나무들이 하얀빛을 내는 분위기 입니다.
작은 알파인용 텐트보다 거실이 딸린 오토캠핑 텐트들은 상대적으로 텐션이 적은 부분들이 많아서 아무리 피칭을 완벽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100%주름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나머지는 포토샵으로 후처리 과정을 거쳐 주름을 없애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눈에 거슬리는 주름을 제거하고 나면 작업이 마무리 됩니다.
홍천강에서 오전 작업을 마친 후, 점심 식사후 다른 장소로 이동합니다. 이곳은 작은 계곡과 절벽이 있는 곳으로 몇 년전 물놀이를 하러 왔었던 곳 입니다.
발전기와 조명세트, 텐트와 캠핑 소도구들을 모두 내려 놓으니 역시 한 짐 입니다.
계곡이어서 그런지 강변보다 훨씬 기온이 떨어집니다. 스팀 다리미로 주름을 펴는 동시에 텐트스킨이 얼어붙어 버리는데, 여기다 드라이기까지 고장나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야외 로케촬영에는 이렇게 수많은 변수가 발생합니다.
눈덮힌 계곡, 해는 점점 내려 앉고, 날씨는 계속 추워지는 환경입니다.
이곳에서의 촬영은 해가지고 나서 어둠이 깔리기 전까지 한시간 정도의 골든타임에 촬영을 할 계획입니다. 그 전에 세 곳의 장소에 텐트를 피칭하고 모든 세팅을 마무리 합니다.
해가 떨어진 직후에도 텐트속 렌턴이 생각만큼 밝지 않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운 탓에 이소가스가 얼어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가스를 분리해서 따뜻하게 데우고, 손난로를 붙였더니 이제야 제대로 밝은 불이 살아 납니다.
계곡 강바닥에도 텐트 한동을 세팅합니다. 모든 세팅이 끝난 후, 어지럽게 찍혀 있는 발자국을 지우는 작업을 합니다.
해가 떨어지고 나서 어둠이 깔리기 전, 아직 파란 여명이 남아 있는 시간이 야경사진을 찍을 최적의 시간 입니다.
계곡 절벽아래의 또 다른 텐트, 바닥이 고르지 않아서인지 텐트 피칭이 엉망입니다. 여기다 스팀 다리미의 수증기로 텐트 곳곳에 얼음이 가득한 상태 입니다. 날은 점점 추워오고 하늘은 더욱 칠흙같이 깜깜해 져 오는 상황입니다.
어시스트가 텐트 뒤에 숨어서 배경이 될 절벽을 향해 강한 조명을 수 차례 비췄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포토샵의 힘을 빌렸습니다.
파란 하늘에 총총 떠 있는 별, 그 아래 나무와 절벽, 그리고 텐트가 있는 풍경이 완성됐습니다.
오토캠핑 텐트 촬영을 위해 먼저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하루의 일정으로 갈 만한 캠핑장에서는 제가 원하는 풍경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전기사용이라던지 화장실같은 환경은 좋았지만, 인공구조물이나 가로등 같은 촬영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훨씬 많았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제가 알고 있는 자연 느낌의 캠핑장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만에 이루어진 촬영이어서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지만, 어쨌든 큰 사고 없이 촬영을 마쳤습니다.
텐트 카달록 촬영은 사계절이 모두 녹아 있으며 다양한 환경에서 긴 시간을 갖고 촬영해야 완성도 높은 카달록이 만들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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