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 맛집 횡계 진태원

횡계 맛집 진태원

벼르고 벼르던 강원도 평창 횡계 진태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미 두번의 실패가 있었기에 오늘도 헛걸음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됐습니다. 도착한 시간은 일요일  늦은 오후 4시 50분경, 진태원 밖은 조용합니다.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자 자리가 없다며 대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대기손님이 우리가 첫번째라고 합니다. 오늘은 진태원의 탕수육을 먹을 수 있을것 같은 환희가 밀려 옵니다. 

손님을 줄세우지 않는다며 전화번호를 적어 놓고 가라고 합니다. 대신 전화 하면 5분 안에 와야 한다고 합니다. 5분이 지나면 대기가 취소된다고 하니 멀리도 가지 못합니다. 

어차피 다음은 우리 차례여서 가게앞 의자에 앉아 기다립니다. 10분여가 지났을 무렵 한 테이블 손님이 나가면서 바로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좁은 방 두칸에 테이블도 7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요일은 탕수육과 짜장면 군만두 밖에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태원의 메인 요리인 탕수육은 중자와 대자가 있는데 뭘 시킬까 고민입니다. 어른둘에 꼬마하나, 양이 많지 않은 가족이어서 중자를 하나 시키고 짜장면 곱배기를 주문합니다. 음식이 나온 후 보니 대자를 시켰으면 큰일날뻔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양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평창 올림픽 이후 진태원이 있는 횡계 시내가 깔끔하게 변했습니다. 그리고 진태원 맞은편에 간혹 갔었던 오삼불고기가 맛있는 납작식당이 없어지고 종묘사가 들어 섰네요. 주변 분에게 여쭤 보니 아주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들이 하는데 근처 어디로 이사를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요즘은 옛날 맛이 안나, 요즘은 오징어 값이 비싸져서 싱싱한 오징어가 아닌 냉동이야"라고 합니다. 다음에 평창 올 때 한번 찾아가 봐야 겠습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간판들이 깔끔하게 정비되고 지저분하던 전봇대도 사라졌습니다. 완전 새로운 동네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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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태원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30분 까지 입니다. 그리고 일요일은 낮 12시30분에 문을 연다고 합니다.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시간 이전이라도 주문이 마감된다고 하는데 이날도 5시30분 정도에 마감이 되더군요. 마감 이후 에도 계속해서 전화가 오고 사람들이 찾아 오는데 헛걸음을 해야 하는 불만 가득한 손님들을 여사장님이 잘 응대하십니다.  그리고 쉬는 날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서 전화해보고 가는게 좋다고 합니다. 

자리에 앉아 10분 정도 대기 후에 나온 탕수육, 부추가 한가득에 목이버섯과 생양파, 생배추와 오이가 고명으로 올려져 있는 탕수육 입니다. 그리고 부먹 입니다. "탕수육은 무조건 찍먹"이라는 사람들도 일단 맛을 한번 보면 반해 버릴 듯 합니다.  

채소들이 전혀 숨이 죽지 않아 아삭아삭하게 씹는 맛이 있고 탕수육 튀김도 바삭하니 좋습니다. 찹쌀로 튀김옷을 입혔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통 중국집 탕수육과 달리 느끼하지 않아서 더 좋았습니다.

촉촉한 돼지고기와 바싹한 찹쌀튀김이 극과 극을 향해 달리다가 달콤하면서 향긋한 소스와 아삭한 채소가 둘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 주는 형국 입니다. 맛과 양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진태원 탕수육, 3번째 방문에 드디어 먹었습니다.   

아들인지 딸인지 며느린지 사윈지 모를 젊은 남녀가 분주히 서빙을 하고 가게 안쪽 주방에서는 등이 구부정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탕수육과 음식들을 만들어 내시더군요. 탕수육 대자는 25,000원, 중자는 20,000원,  볶음밥과 짜장면같은 식사류도 가격이 저렴했고요. 언제 또 먹어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음에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고 싶은 식당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