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들의 맛집, 삼각지 원대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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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소싯적 하루가 멀다 하고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용산 삼각지, 국방부와 미2사단, 소란했던 일이 끝나고 밥 때가 되면 우루루 몰려 가곤 했던 대구탕 골목이 생각 납니다. 

그때, 삼각지 대구탕 골목에서도 원조로 치는 '원대구탕'을 자주 갔었는데, 칼칼하면서 깔끔한 국물에 큼지막하고 싱싱한 대굿살이 늘 막걸리를 불러 항상 불콰한 시간이었죠.  

그러고 보니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이제는 아재 중에서도 상늑다리 아재가 되었습니다.

세월의 무상함과 나이듦의 씁쓸함이 어쩌면 시린 겨울 바람과 닮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날 입니다. 마지막으로 원대구탕을 갔었을 때가 족히 5년 이상은 된 듯 합니다.

그래서 오늘 생각난 김에 삼각지로 차를 몰았습니다. 허름한 건물들 어지러운 전깃줄, 복잡한 길 구석 구석 묻어있는 이야기들이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게 없는것 같습니다. 

변한게 있다면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따라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여기 저기 널린 것이 전부 입니다. 앞으로 몇 년이면 지금 삼각지는 완전히 딴 세상이 되겠죠. 

용산 삼각지 맛집, 원대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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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 원대구탕

40년 전통의 원조 대구탕, 원 대구탕 입니다. 4호선 삼각지역 1번, 14번 출구에서 나오면 오분거리

용산개발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골목마다 붙어 있습니다.

얼마지 않아 어지러운 골목들이 반듯한 고층빌딩으로 바뀌겠죠.

과거의 삼각지 사진입니다. 가수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라는 노랫 말이 왜 있나 했더니 1960년도에는 삼각지 교차로에 회전 고가가 있었나 봅니다.

대구탕 골목으로 들아갑니다. 

원 대구탕 말고도 몇개의 대구탕집이 있습니다. 딴곳은 가보지 않아서 맛은 모르겠지만, 손님들이 많이 앉아 있습니다.

오늘 점심 메뉴로 정한 원대구탕!

식당 안에는 사람들로 만원, 하지만 대기는 없습니다. 2층에도 자리가 있다고 하는데 아직 2층은 가보지 못했습니다.  

가격이 올랐네요, 1인분에 만원!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끓기 전에는 뚜껑을 열지 말라고 했는데 궁금해서 잠깐 열어 봅니다. 싱싱한 콩나물과 대구, 미나리가 쌓였습니다.

간장, 식초 겨자 후주를 썩은 소스에 미나리 콩나물 내장 대구순으로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공기밥은 무한 리필입니다. 

시원한 동치미와 꼬들꼬들하면서 짭짤한 대구아가미식혜가 찬으로 나옵니다. 

대구탕 2인분에는 큼직한 대구 대가리와 탱탱한 살이 한 덩어리 고니가 두개 정도 들어 있습니다. 부족하면 대구살만 추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칼칼했지만, 맵지 않은 대구탕, 하얀 대구살도 싱싱해서 맛 있습니다. 고니 또한 보들보들 했고요. 대구탕을 다 먹었으면 미나리, 김가루가 들어간 볶음밥으로 마무리 하는것을 추천 해 봅니다. 

아재들의 맛집 처럼 식당에 오는 손님들 대부분이 저처럼 아재아재 합니다. 그리고 제작년에는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됐다고 하네요. 뜨끈한 국물이 그리운 아재들의 허 한 마음을 듬뿍 채워 줄 삼각지 원대구탕, 저에게는 추억의 맛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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