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시작된 덕고개 당숲의 단풍
일년에 한번 정도는 방문 하는 군포 덕고개 당숲, 한적한 도로변 작은 숲, 엽록소를 차단한 커다란 고목들이 울긋불긋 자신만의 색을 자랑하는 가을입니다.
11월 둘째주 주말, 이미 단풍은 서울과 수도권을 휩쓸고 남쪽까지 내려간 뒤, 벌써 단풍이 져 버렸으면 어떻하지? 하는 걱정반 기대반으로 달려 갔습니다. 그런데 저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늦었다고 걱정했던 덕고개 당숲의 가을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진하디 진한 빨강으로 물든 애기단풍과 샛노랑을 넘은 팥배나무, 빨강과 샛노랑을 이어주는 갈색의 상수리, 느티가 환상의 색조화를 이룬 작은 숲은 당장이라도 파티가 열릴것 같은 숲속 요정의 세상입니다.
수도권의 숨은 단풍 명소
군포 수리산 자락에 있는 덕고개 당숲은 군포 8경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이름난 곳 이지만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 이기도 합니다. 당집이 있는 숲에서 나온 '당숲'은 100~300년된 서어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같은 활엽 고목 60여그루가 뿌리를 내린 잘 가꿔진 정원같은 숲 입니다. 그리고 주변 숲의 나무들에 비해 유독 이 숲만 고목이 많은 이유가 조선왕실의 묘지 부속림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고궁이나 왕실 무덤인 '능'에 가면 고목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덕고개 당숲이 군포 8경이라고 했는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덕고개 당숲 자체가 아닌 당숲의 가을 풍경이 8경중 4경 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당숲에 늘어선 활엽 고목들이 가을에 가장 아름다움을 발하기 때문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시작된 덕고개 당숲의 가을 풍경, 만산홍엽의 어느 단풍 보다 아름다운 단풍숲 입니다. 멀리서 바라 보며 감탄하는 단풍이 아닌 눈 앞에서 머리 위에서 손에서 만져지는 단풍숲은 이곳이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요? 게다가 사람이 심어 가꾼게 아닌 자연 그대로의 천연림이어서 더 정감가는 단풍 숲 입니다.
11월 둘째주,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을때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나타난 덕고개 당숲
노란 팥배나무와 울퉁불퉁 까만 근육질의 서어나무, 빨간 애기단풍이 투명한 태양빛을 머금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천이의 극상에서 나타나는 서어나무가 숲 마당 한가운데를 차지 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숲이라는 증거인 셈이죠.
덕고개 숲 바닥은 낙엽들의 천국입니다. 한바탕 낙엽을 떨구고 나서도 여전히 단풍숲은 건재합니다. 이번주말까지는 단풍이 이어질것 같습니다. 아직 가을 단풍을 만끽하지 않았다면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키큰 상수리 나무는 아직까지 푸릇푸릇합니다. 이번주말깨면 노란색 물이 들 듯 합니다.
단단한 입맥의 팥배나무 단풍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습니다.
당숲의 '화룡점정', 당숲의 홍일점, 애기 단풍입니다.
당숲 안쪽에 위치한 당집입니다. 보통 생각하는 단청이 발린 당집이 아니라 짚으로 만든 고깔모양의 당집이 특이합니다.
빛나는 가을숲에서 빛나는 가을을 만끽한 하루 입니다. 내년 가을에도 다시 옴을 기약하며 올해 가을을 훌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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