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길 만발한 고창읍성
올해 벚꽃 소식은 예년보다 한 주 정도 늦게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벚꽃전선의 북상 속도에 가속이 붙은 것 같습니다.
어제 전라북도 고창으로 출장을 갔다가 일이 일찍 끝나서 바로 옆에 있는 고창읍성을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순천의 낙안읍성과 서산에 있는 해미읍성을 가본 적이 있어서 고창읍성도 궁금했습니다. 30분이면 읍성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거리라고 해서 부담도 없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았던지 별생각 없이 갔었던 고창읍성에 마침 벚꽃이 만개해서 어마어마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고창읍성은 조선시대 축성된 성곽으로 사적 제145호로 '모양성'이라고도 합니다. 바로앞에 무료주차장이 있고 입장료는 성인 3천 원이지만 2천 원은 '고창지역상품권'으로 다시 돌려주니 천원인 셈입니다. 저는 상품권으로 고창전통시장에서 효도찐빵을 사서 먹었습니다.
작은 동산을 따라 동그스름하게 쌓은 고창읍성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북문에서 부터 여행이 시작됩니다. 북문이 한발 한발 가까이 다가갈수록 흥분과 감동이 파도치듯 밀려옵니다. 북문과 그 뒤쪽 벚꽃 풍경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런 멋진 풍경은 4년 전, 쌍계사 십리벚꽃길 이후로 처음 입니다.
고창읍성의 정문격인 북문입니다.
북문성곽을 따라 만개한 벚꽃의 장관이 어마어마합니다.
벚꽃의 내림과 성곽의 올림이 만나 둥근 원이 되었습니다. 일 년에 단 삼사일만 보여주는 비밀스런 풍경입니다.
읍성으로 들어가면 빨간 단청과 큰북이 있는 공복루, 그리고 오래돼 보이는 벚꽃만개한 벚나무가 성곽을 따라 있습니다.
북문에서 왼쪽 성곽길로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오르막 경사가 시작되지만 그다지 힘든 길은 아닙니다. 읍성은 둘레가 1.684m로 분주한 걸음으로는 30분, 사진도 찍고 깔깔 이야기도 하며 걷고 또 고창읍성의 숨은 비경인 맹종죽 군락을 둘러보려면 1시간은 좀 빠듯할 듯합니다.
읍성 성곽을 기준으로 안과 밖으로 둘레길 처럼 길이 나 있습니다. 이 사진은 읍성 성곽안쪽으로 이어져 있는 소나무숲길입니다.
둥글게 성이 둘러져 있는 동문 입니다. 이런 형태를 옹성이라고 합니다. 철옹성을 줄여서 옹성이라고 부르죠, 돌로 된 성곽과 달리 성문은 나무로 되어 있어 쉽게 뚫릴 수 있습니다. 공성전에서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지만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성문 주위로 항아리처럼 둥글게 성벽을 둘렀습니다. 적병이 성문을 뚫기 위해서는 사방에서 공격이 퍼붓는 옹성으로 들어가야 했기에 그들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었겠지요.
옹성으로 둘러진 동문 입니다.
벚꽃과 함께 진달래도 연보라 한가득 색깔을 머금었습니다.
성곽 밖으로 가지를 뻗은 벚나무 덕분에 성곽길은 벚꽃 터널이 됐습니다.
성곽에서 밖으로 삐죽 내민 치성 입니다. 치성은 성벽의 바깥쪽으로 내밀어 쌓은 부분입니다. 적병을 관찰하기 위한 구조라고 합니다.
고창읍성은 동,서,북문과 3개소의 옹성, 6개소의 치성을 비롯해 성밖으로 해자 등 전술적인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해자는 성밖에 파 놓은 물구덩이를 말합니다.
그리고 성 안쪽에는 동헌과 객사 등 22동의 조선시대 관아건물이 있었지만 모두 불타고 1976년부터 복원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고창읍성의 비경촬영지인 맹종죽 입니다. 우리나라에만 2천여 종의 대나무가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굵은 대나무인 맹종죽입니다.
고창읍성 맹종죽 숲에서 유명한 소나무 입니다. 마치 대나무를 휘감은 듯 구부러진 소나무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인기입니다.
대나무를 휘감은 소나무인가, 구부러진 소나무의 빈 공간에 대나무가 절묘하게 자란 것인가? 저의 생각은 후자 같습니다.
맹종죽 숲에서 나오면 다시 벚꽃 성곽길은 이어집니다.
성곽길 밖에도 둘레길이 편안해 보입니다.
고창읍성 성곽길 안내도 입니다. 성곽을 한 바퀴 돌고 맹종죽숲에도 가 보고 안쪽으로 복원된 동헌자리도 가보려면 한 시간은 빠듯할 것 같습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이라고 합니다. 이러니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을까요? 오늘 우연히 들런 고창읍성 성곽길 탐방은 화려한 벚꽃의 도움으로 제대로 눈 호강 했습니다. 고창읍성의 아름다운 벚꽃 풍경은 이번주가 지나면 내년을 기약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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