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에 세번째 방문입니다. 선암사는 매번 올 때마다 새로운 것을 보여 주는 사찰 입니다. 관심있게 보지 않아서 일 수도 있지만, 선암사의 가람배치가 다른 절에 비해 복잡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선암사는 조계산의 동쪽 비탈에 자리잡은 까닭에 적지 않은 전각들이 오밀 조밀 복잡하게 배치되고 있기도 하고 비탈면을 따라 층계지어 있어 아무 생각없이 가다 보면 항상 보는것만 보게 되어 있습니다.
선암사는 크게 대웅전 영역, 원통전 영역, 응진당 영역, 각황전 역영으로 구분하는데 이 마저도 영역이 아리송해 아예 배치도를 들고 찾아 다녀야 제대로 볼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순천 선암사, 내 마음의 절, 세번째 방문기
올해 선암사는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통도사, 마곡사, 대흥사와 함께 유네스코(산사,산지승원)에 등재 됐습니다. 유네스코 등재 이후로 첫 방문 입니다.
입구에 경축, 유네스코 등재 현수막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떡갈나무도 노랗게 물 든 가을입니다. 떡갈나무에는 방부효과가 있다고 해서 떡을 쉬지 않게 하기 위해 밑에 깔아 둔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옛날 강화도에서는 떡갈나무를 가납나무라고 해서 밴댕이를 보관할때도 썻다고 합니다.
헉..입구에서 오분 거리에 있는 커다란 졸참나무가 무참히 잘라져 버렸습니다.
작년 여름까지 이렇게 생생하던 나무였는데...
참나무시들음병이 들었는지 아니면 수명이 다 했는지….처참한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나무 장성도 사라지고 커다란 돌장성이 들어섰네요.
보물 승선교에서 바라본 강선대의 모습입니다.
승선교 아래에는 용머리가 대롱대롱 달려 있습니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방문객들 선암사를 찾고 있습니다.
보물 사백호를 알려주는 비석
강선루
하마비가 나오면 여기서 부터는 말에서 내려서 걸어야 합니다.
10년 전에는 살아 있었던것 같은 기억이...
9시 30분 출발해 부도전과 승선교를 촬영하고 일주문까지 오니 30분이 지났습니다. 일주문은 기둥이 양쪽으로 하나씩 두개지만, 측면에서 보면 기둥이 하나로 보여 일주문, 즉 하나의 기둥이 있는 문이라 부릅니다.
일주문 안쪽의 모습 입니다. '청량산 해천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조계산의 옛 이름이 청량산이었으며, 선암사의 옛이름이 해천사였음을 보여주는 것 입니다.
일주문을 지나자 은은한 꽃향에 기분이 좋아 집니다. 주인공은 범종루 앞에 있는 커다란 은목서라는 나무입니다.
흰색꽃이 피는 은목서와 진노랑꽃이 피는 금목서가 있습니다. 추위에 약한 남부식생으로 서울 부근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 입니다.
봄에는 희고 분홍의 매화가, 여름에는 붉디 붉은 배롱나무꽃이피더니 가을이 되니 순백의 은목서꽃이 선암사를 찾는 이들을 반깁니다. 대부분의 은목서들이 호랑가시처럼 잎에 뾰족한 가시가 나 있는데 선암사 은목서는 둥글둥글 가시가 없는게 특이합니다. 나이가 많아 둥글 둥글 살아가려나 봅니다.
선암사 뒷깐, 은목서의 은은한 향기와는 또 다른 은은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 사찰의 해우소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만세루 왼편 5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선암사의 중심전각인 대웅전과 마당에 삼층석탑 두기가 나옵니다. 대웅전은 보물 제1311호로 정유재란때 소실된것을 1660년에 중수했으나 1759년에 화재로 다시 소실, 그 뒤로도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다 1824년 중건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대웅전에는 스님들의 예불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암사에 없는 4개 중의 두개가 대웅전에 있습니다. 하나는 석가모니 좌우의 협시보살이 없고, 두번째는 법당의 중간문인 어간문이 없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사천왕문이 없고, 석등이 없습니다.
선암사 대웅전에는 스님들의 예불이 한창입니다. 뒷쪽에 앉아 계시는 스님은 주무시는지 연신 머리를 떨구십니다. 그리고 대웅전 석가모니 위에는 용이 네마리 있습니다.
선암사 팔상전입니다. 유네스코 등재기념으로 팔상탱화 복원 불사가 한창 입니다.
팔상탱화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에서 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여덟장면의 그림으로 그린 그림 입니다. 10월20일 팔상탱화가 복원되어 공개 된다고 하니. 글을 쓰는 즈음에는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는 저 탱화가 공개되었겠죠.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있는 선암사 원통전 입니다. 현판에는 원통각이라고 써여 있지만, 본래 이름이 원통전 이라고 하네요. 긴 처마가 특징인 전각입니다.
그리고 다른 전각들이 하나같이 어간문을 열어 놓아서 보지 못한 문 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때론 닫혀 있어서 볼 수 있는게 있네요.
원통전 어간문의 모란꽃 문살 입니다. 꽃중의 꽃, 모란꽃과 새 한마리가 돋보이는데요, 이 문살은 이어 붙인것이 아니고 나무 한그루에 조각한 것이라고 합니다.
꽃살이 있는 어간문 아래에는 판자로 막혀있는 부분을 궁창이라고 하는데, 네개의 궁창 중 가운데 두개의 궁창에 특이한 문양이 양각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방아를 찧고 있는 옥토끼 문양입니다.
또 하나의 궁창은 계수나무와 새가 양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계수나무라기 보다는 소나무에 가깝게 보입니다. 계수나무는 수형 자체가 하늘로 쭉쭉 뻗어 있거든요...
원통전 처마의 천정에는 연꽃과 학, 그리고 물고기와 거북이 한마리가 양각되어 있습니다.
조사당은 본래 절을 창건한 스님의 거처라고 알고 있는데, 선암사 조사당에는 달마대사와 육조혜능,마조도일 등의 중국 5대 선사의 진영과 태고종의 종조인 태고보우국사, 선암사의 선을 널리 알린 침광현번선사의진영이 모셔져 있습니다.
원통전 뒷쪽에 있는 선암매, 선암매는 각황전 담장의 홍매화 50여그루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원통전 담장 뒤편의 이 매화가 가장 크며 이른 봄에 흰색 매화꽃을 피워 냅니다. 그리고 각황전 담장길에는 홍매화가 피고요.
우리나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 가운데 선암사 매화가 가장 볼 만 하다하여 이른봄, 선암매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과 사진가들이 많이 오기도 합니다.
선암사 각황전 담벼락을 따라 50여그루의 홍매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488호 지정된 선암매 안내판
중앙 전각은 설법장인 영상회상에서 유래한 응진당 이라는 전각입니다. 16나한을 모시는 전각으로 '나한전' 또는 '영산전'으로 부르며, 나한은 최상의 경지에 이른 분들을 말하며 응진으로 의역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나한들은 석가의 수기를 받아 미륵불이 환생할때 까지 열반하지 않고 이 세상의 불법수호를 위임받은 분 들이기도 합니다. 응진당의 왼쪽으로 달마전, 오른쪽으로 진영당이 있습니다.
응진당 안에는 삼존불과 16나한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삼존불은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미륵보살과 제화갈라보살을 협시불로 모셨습니다.
선암사 문각을 들어서면 응진당 오른쪽에 자리잡은 진영당 입니다. 진영당 내부에는 선암사 큰 스님들의 진영이 모셔져 있습니다.
응진당 뒷쪽에는 응진당과 지붕이 이어진 산신각이 있습니다. 산신각은 가람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건물입니다. 다른절에 비해 규모가 작은게 특징입니다.
산신각 뒷쪽에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산왕지묘?라는 비가 서 있습니다.
선암사 각황전을 끝으로 야생차밭과 삼나무숲이 나오는데 그 옆으로 조선 숙종33년(1707년)에 건립된 선암사 중수비를 볼 수 있습니다. 정유재란으로 소실된 선암사를 약휴대사가 중심이 되어 다시 세웠다는 내용을 기록한 비석입니다. 비를 받치고 있는 거북이와 비 위에서 용틀임하는 용의 조각들이 조선시대 석비로는 뛰어난 작품에 속한다고 합니다.
팔상전에서 바라본 조계산의 모습 입니다. 조계산은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은 절 이기도 합니다. 은목서의 은은함, 고요함 깃든 절간 속 염불 소리, 모란꽃 문살과 하늘 나는 학까지... 이 가을 선암사를 기억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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