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리 자작나무숲, 뿌리깊은 나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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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원대리 자작나무숲 하면 눈 덮인 풍경에 백색의 수피가 어우러져 있는 겨울의 모습을 떠 올립니다. 하지만 신록의 봄과 싱그러운 여름, 붉게 물든 가을의 자작나무숲도 겨울 못지않은 색다른 풍경을 보여줍니다.

 5월의 싱그러움, 자작나무숲

자작나무는 시베리아나 백두산 같은 북방지역, 통상 북위 45도 이상의 지역에서 자라는 식생 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중부지방의 고산지역과 지리산 정상부에서도  드물게 볼 수 있다고는 하는데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인공조림지가 아닌 자연의 숲에서 자작나무라고 생각되는 나무는 사스래나무 또는  거제수나무입니다. 벗겨지는 흰 수피가 자작나무와 닮아 오해하는 경우죠. 

그리고 시베리아 벌판의 크고 우람한 자작나무에 비해 우리나라의 자작나무는 작고 왜소한 편입니다. 한랭한 곳을 좋아하는 자작나무의 특성상 주로 높은 산지에 인공조림하기 때문에 기후적으로나 영양적으로나 생육환경이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 때문이죠.   

인제 원대리의 자작나무숲 또한 산림청이 처음으로 자작나무로 인공조림한 숲입니다. 1974년부터 95년까지 138ha에 자작나무 69만 그루를 심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30년이 지나 나무들이 성장하고 숲이 울창해지자 자작나무 숲의 아름다움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2000년 초 중반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한 산악잡지에 소개된 후로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한해 45만여 명이 찾는 인제의 관광명소로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인공림의 한계

녹화와 산림경영의 목적으로 인공조림했던 숲이 본래의 목적과 달리 너무 아름다워져서 관광지가 된 경우 입니다. 그러나 자작나무의 수명이 보통 80년이라고 합니다. 자연숲과 달리 인공적으로 같은 나이의 나무를 심은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생명도 4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자작나무 인공조림지가 유한하며 지속가능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씨앗의 자연발화가 되지 않는 점 입니다. 모든 생명의 생존이유인 자손을 만들지 못하는 숲, 특히 원대리에서 적응한 자신의 DNA를 가진 후계자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름다운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다음 세대까지 전해지기 위해서는 끝임 없는 인간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뿌리를 뻗지 못했던 자작나무의 숙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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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리 자작나무숲 트래킹 코스

자작나무숲으로 가는 길은 들머리를 지나 숲 입구에서 길이 두갈래로 나누어집니다. 오른쪽은 윗길(원정임도), 왼쪽은 아랫길(원대 임도), 윗길은 3.2km, 아랫길은 3.8km로 600미터가 더 긴 코스입니다. 하지만 아랫길이 길이는 더 길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숲의 정취를 느끼기에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시간은 넉넉잡아 1시간 30분이면 자작나무숲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임도 외에도  산길 코스로 0.9km의 1코스, 1.5km의 2코스, 1.1km의 3코스, 0.86km의 5코스, 2.24km의 6코스, 1km의 7코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관광객 대부분은 윗 임도길로 올라갔다 내려옵니다. 저 또한 무리들을 따라 두 번이나 같은 길로 올랐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윗임도길이 공사 중이어서 아랫길로 가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아랫임도길이 넓은 윗임도길보다 훨씬 더 좋다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귀여운 자작나무 캐릭터

들머리에서 완만하고 걷기 편한 임도길이 2.7km 이어져 있습니다. 

자작나무 이외에도 낙엽송숲 조림지도 나타납니다. 

적어도 왕복 2시간이상의 발품을 팔아야 자작나무숲에 갈 수 있음에도 꽤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고추나무꽃에서 정신 없이 꿀을 빨고 있는 꿀벌입니다. 꿀벌들이 사라졌다고 하더니 이곳에는 엄청 보입니다. 자연의 꿀벌이 아닌 양봉업자들이 키우는 벌이 사라진 거겠죠? 양봉벌도 착취당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걸까요? 

미나리냉이꽃이 폈네요.

붉은 병꽃도 피고요

안내소에서 완만한 임도를 따라 2.7km 정도 오르면 여기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숲길로 들어가는 3코스가 시작됩니다.  

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와 울퉁불퉁 자연숲길이 차츰차츰 경사를 올립니다. 청량한 공기와 숲향기에 행복감이 밀려듭니다. 깊은 호흡으로 맑은 공기를 허파꽈리까지 꾹꾹 눌러 담아 봅니다. '나는 자연인이다'의 주인공이 된 느낌입니다.

바닥이 평탄한 임도길 보다 울퉁불퉁한 자연숲길이 건강에 좋은 점은 수없이 많죠. 자작나무숲길의 백미 같은 길입니다.   

3.8km 중에 숲길은 1.1km, 등에 살짝 땀이 나는 경사구간이지만 행복감은 열 배 더.

작지만 이름은 큰 구슬붕이

우리나라 전역에 흔히 볼 수 있는 꿀풀과 벌깨덩굴

홀아비꽃대, 옥녀꽃대 중에 수술이 가늘고 긴 옥녀꽃대로 동정합니다. 

산에서 볼 수 있는 딸기도 종류가 꽤 되죠. 이 녀석은 줄딸기입니다. 

숲길 옆쪽으로 한창 새길을 내고 있습니다. 비탈을 깎아 새길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만은 않네요.

깜짝 놀랍니다. 이런 곳에 매점이 나타나다니. 국유림 속 사유지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차도 들어올 수 있다네요. 

과자, 라면, 음료 같은 먹거리와 맥주 막걸리 같은 술도 팔고 있네요.

목공예품도 판매합니다. 

매점에서 십분 정도만 가면 드디어 숲 속의 귀족이자 가인이며 나무의 여왕인 자작나무숲이 나타납니다. 

이곳저곳에서 와~ 어머~ 하는 감탄사가 새어 나오는 자작나무 숲입니다. 

겨울의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어떤 모습일까요?  https://simsim.tistory.com/774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전체 138ha 중, 25ha의 '유아 숲 체원'입니다. 

숲 가운데 포토존입니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봄,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에 출입 통제를 합니다. 보통 2월 1일부터 5월 15일,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로 기상여건에 따라 당겨지거나 연장된다고 합니다.  

시작은 사람에 의해서였지만, 나중엔 뿌리 깊은 나무로 자라 스스로 자손만대 번창하는 능력이 생기길 바래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른 모습 느낌의 원대리 자작나무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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