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파리가 사라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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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파리가 사라진다면 어떤일이 생길까요?

지인 중에 벌레를 무척이나 싫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마전 식당에 갔다가 정성들여 비벼놓은 비빕밥으로 다이빙을 하는 파리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 일이 있었습니다.  

난감한 상황에서 "지구에서 파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라는 푸념섞인 말을 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벌레를 싫어 하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파리 같은 벌레, 즉 곤충은 생태계의 중요한 일원이며 우리 인간의 미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파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라는 말에 이어 "파리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을 합니다. 저는 "온 천지가 주검들의 사체로 넘쳐날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잘났거나 못났거나 모두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파리는 죽은 동물의 사체를 옮겨 다니며 배설물과 섞은 음식을 핥고 다닙니다. 게다가 사체나 배설물, 썩은 음식 속에 알을 낳습니다. 파리의 유충은 구더기가 되죠. 구더기는 사체와 배설물들을 먹이로 삼아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파리의 생태계 속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파리가 없는 세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요? 산과 들에는 죽은 짐승들의 사체가 넘쳐나고 뒷골목에는 쥐와 비둘기의 사체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파리가 옮기는 전염병 보다 파리가 없음으로 인해 생기는 전염병은 훨씬 더 끔찍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하나, 파리를 번식의 매개체로 삼은 식물들도 있습니다. 달콤한 열대 과일인 망고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가 그렇고 대파와 양파도 파리가 수분을 합니다. 어릴때 낙동강 하류, 파밭에 가면 항상 인분냄새가 진동을 했던 이유이기도 했죠.

그외에도 지구상의 무수히 많은 식물들이 파리를 매개로 번식을 합니다. 파리가 사라진다면 지구는 사체로 넘쳐나고 파리를 매개로 하는 식물들은 멸종의 위기를 맞아야 하겠죠.

사철나무와 금파리

파리가 수분을 도와주는 사철나무

올해도 폭염 더위와 함께 아파트 화단에 사철나무 꽃이 폈습니다. 옅은 녹색빛이 도는 꽃에 수술이 삐죽 올라온 모습이 앙증맞습니다. 화려하고 크지 않은 꽃이라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이게 꽃인지 알지 못합니다.  벌과 나비를 부르기 위해서는 맛있는 꿀을 만들어야 하고 크고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철나무는 맛있는 꿀도 아름다운 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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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나무 꽃

노박덩굴과의 사철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사철나무 수분

금파리가 사철나무에 앉아 정신없이 꽃잎을 핥고 있습니다. 

많은 식물들이 맛있는 꿀과 화려한 꽃을 피우고 달고 맛있는 열매를 만드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붓습니다. 하지만 사철나무는 달콤한 꿀도 화려한 꽃도 맛있는 열매도 만들지 않습니다.

사철나무의 번식전략 

사철나무는 파란 입을 매단채 추운 겨울을 나야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사철나무라고 하죠, 사철나무가 겨울을 지내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수분을 위해 꿀과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는 이유가 겨울을 나기 위함은 아닐까요? 

화려한 꽃을 피우고 크고 맛있는 열매를 만드는 것으로 일년 농사를 끝내고 봄을 기다리는 낙엽지는 나무들과 달리 사철나무에게는 수분을 위한 에너지 보다도 겨울을 이겨야 하는 에너지가 더 필요하지는 않았을 까요?

사철나무 꽃잎사이를 옮겨 다니던 금파리가 연두거미가 쳐 놓은 거미줄에 딱 걸려 버렸습니다. 사철나무 숲에서도 생태계의 먹이 사슬이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파리나 곤충들은 지구에 인간이 존재 하기 전부터 살아온 생명들입니다. 우리가 보이게 더럽고 혐오스러운 존재 이기 이전에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 그들의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는 것 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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