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로의 우산, 일본 머위

반응형
반응형

홋카이도에서 만난 식물 이야기

홋카이도 3박 4일 패키지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번 여행은 일본의 다른 지역과 달리 삿포르나 오타루 정도의 도심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도야, 비에이, 후라노, 타키노 공원, 청의 호수, 흰 수염폭포처럼 자연경관 또는 꽃밭을 보는 여행이었습니다.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처럼 번잡한 도시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자연 속을 거닐며 바라보는 여행도 꽤 매력 있습니다.

홋카이도 여름 날씨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홋카이도가 북한보다 위도가 높기 때문에 여름날씨는 좀 선선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아주 큰 착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보다 더우면 더웠지 절대 뒤지지 않더군요, 35도까지 올라가는데 더위에 강하다고 생각했음에도 힘들더군요.  

 

홋카이도 패키지 여행의 셋째 날, 우리나라의 대관령처럼 고원 지대인 비에이로 떠났습니다. 넓은 밀밭 한가운데 홀로 자라 있는 나무들을 보는 패키지 관광 코스인데, 크리스마스트리 나무라 불리는 독일가문비나무와 마일드세븐 광고에 나온 떡갈나무, 닛산 광고에 나온 켄과 메리의 나무라 부르는 미루나무를 보는 건데 다소 시시하더군요. 

 

사람들은 인증사진을 남기느라 정신없이 분주 한데 저는 퀭한 얼굴로 서 있기만 했었는데, 바로 옆에 곰취같이 또는 머위 같이 생긴 어마하게 큰 잎사귀를 발견했습니다. 

곰취가 이렇게 클까? 예전에 백두산에서 본 곰취도 사람 얼굴만 하긴 했어도 이것보다는 작았는데, 그러고 보니 머위랑 닮았습니다. 그런데 머위라고 하기에는 너무 큽니다. 도대체 뭘까? 하는 재미있는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일본 머위, 아키타부키
아키타부키

일본 거대 머위, 아키타부키

사진을 요리 조리 찍어서 식물카페에 물어봅니다. 한참이나 지난 후에 어떤 분이 Petasites Japonicus subsp. giganteus라는 댓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우리나라에 없는 식물이라서 한국 이름이 없는지 학명만 있습니다.

열심히 검색해 봅니다. 자이언트 머위라는 이름의 페타이사트 자포니쿠스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그냥 머위인데 크기가 큰 변종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이 거대한 식물의 이름을 찾았습니다. 자이언트 머위, 일본어로는 '아키타부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점은 지금 있는 비에이에서 멀지 않은 홋카이도 아쇼로군의 라완강 주변에서 자라는 아키타 부키를 '라완부키'라고 부르는데 일반 아키타부키가 1.5~2미터까지 자라는데 비해 라완부키는 키가 3~4미터나 자란다고 합니다. 

 

라완강이 어디서 발원해서 어디로 지나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쇼로군은 비에이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눈앞에 있는 머위가 이렇게 큰 것일까요? 하나둘 미스터리가 풀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완강을 따라 자라는 아키타부키가 유독 크기가 큰데 그 이유는 아직 모른다고 하네요. 강물에 함유된 특정 성분이 머위의 크기에 영향을 줬지 않을까 하는 추청만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홋카이도 아키타부키

일본 머위, 라완부키

일본 사람들도 머위(아키타부키,라완부키)를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달리 섬유질이 풍부한 줄기 부분만 삶아서 조림으로 먹던지 아니면 꽃봉오리를 튀겨 먹는다고 합니다.  

일본 머윗대로 만든 요리 입니다. 

토토로의 우산 아키타부키

아키타부키는 일본 아키타현의 상징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본 머위를 아키타부키라고 부르는가 봅니다. 머위는 우리나라에도 산이나 밭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이른 봄 2~3월에 잎보다 꽃대를 먼저 올리는 유명한 산채식물이기도 합니다. 쌉수구레한 맛이 좋아 쌈으로도 먹고 장아찌로 담가 먹기도 하죠, 그리고 머위는 기침을 멎게 하는 진해제로 사용하고 뛰어난 해독작용으로 물을 정화하는 특성도 있다고 합니다.

홋카이도 라완강을 따라 재배하는 라완부키는 높이가 2~3미터, 줄기의 지름이 10센치나 된다고 합니다. 언듯 보면 토란대 같기도 합니다.

반응형

이웃집 토토로 머리위의 식물

토토로의 우산토토로의 우산

비 오는 버스정류장에서 토토로 머리 위에 얹어져 있던 식물이 바로 아키타부키라고 합니다. 300살 먹은 거대 토토로 머리위에서는 작은 잎사귀로 보이지만 사람에게는 우산처럼 비를 가릴 수 있는 넓은 크기입니다. 일본에서는 실제로 우리나라 토란잎처럼 아키타부키를 우산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오르골당 토토로 전시

삿포르 오타루 오르골당에서 본 토토로 입니다. 머리 위에 쌈 싸 먹기 좋은 머윗대가 얹혀 있네요.

삿포르 오르골당 토토로전시

오타루 오르골당에 전시된 귀여운 이웃집 토토로. 머리에 아키타부키가 있네요.

 

일본 홋카이도 패키지 여행에서 발견한 아키타부키 그리고 라완부키에 토토로의 머리 위 식물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어준 일본 머위입니다.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