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평산마을 평산책방
신록이 짙어지는 6월 초, 문통이 계신 양산 평산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오며 가며 한 번은 가 봐야지 하던 게 이제야 걸음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책방까지 여셨다는 소식에 더 가보고 싶기도 했고요.
경부고속도로 통도사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통도환타지아를 지나면 통도사를 지척에 두고 조용한 마을길로 들어갑니다.
평산마을이 다 와가는지 멀리서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가 귓속으로 파고듭니다. 이게 바로 뉴스에서 보던 꼴수단 체와 유투버의 데모소리인가 봅니다.
마을이 가까워 질 수록 확성기 소리는 날카로워지기 시작하고 군가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욕설은 점점 또렷하게 들려옵니다.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이 맞는지 우리나라가 맞는지, 왜 이런 사람들을 이대로 두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대통령 사저
차는 마을입구를 지나 마을회관 주차장까지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문전대통령의 사저까지는 걸어서 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봤자 오분 정도 걷습니다. 마을 뒤로는 영남알프스의 신령한 영축산이 듬직합니다. 얼핏 보아도 풍수가 좋아 보이는 마을입니다.
이제 갖 모를 낸 논 너머로 문대통령 사저로 보이는 새 건물이 보입니다. 짐작은 가는데 딱 저기다라고 말은 못 하겠습니다. 입구 경호원에게 물어봐도 "대답해 줄 수 없습니다"라고 합니다.
문대통령 사저 가까이로는 갈 수 없고 조금의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걸로 만족합니다. 하도 이상한 사람들이 많으니 어쩔 수 없겠죠.
마을회관의 밤꽃이 한창입니다. 올해는 유달리 밤꽃이 풍성한걸로 봐서 밤이 풍년일 것 같습니다. 밤이 풍년이면 벼가 흉작이라는 말도 있던데...
평산책방 방문
마을회관에서 몇몇 집을 지나니 드디어 평산책방에 도착합니다.
평산책방은 아주 넓지도 그렇다고 아주 좁지도 않은 낭낭하고 볕 좋고 바람 좋은 곳에 지어졌습니다.
동네 책방을 닮은 낮은 단층 건물 입니다. 책방운영은 주로 문화계인사로 구성된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주민이 참여하는 책방운영위원회가 맡고, 수익은 전액 재단에 귀속, 평산마을과 지산리 그리고 하북면 주민들을 위한 사업과 책 보내기 같은 공익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볕 좋은 날, 평산책방 통창을 통해 바라본 평산 마을 풍경입니다.
책방 안은 아담하며 독서광 문통이 추천하신 책과 직접 쓰신 책 등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문재인의 추천책 코너
문재인의 책
새로 들어온 책
인기 있는 책 코너
아이들 그림책도 있고요
평산책방은 지역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도서관의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문통께서 가지고 계시던 책과 기증도서 1,700여 권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도서대출증을 만들면 빌려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도서관의 피아노, 이곳에서 공연도 하나 봅니다.
문재인 굿즈
판화가 이철수 님이 만드신 평산책방 로고와 에코백
신영복 선생님의 '책은 멀리서 찾아온 벗입니다' 와 1980년대 현실주의 미술의 대표작가인 오윤 선생의 춤추는 호랑이 '무호도'가 눈에 띕니다.
연회비 1만원이면 각종 혜택과 적립이 되는 '평산책친구'
계산을 마치면 바로 옆 테이블에 로고를 직접 찍을 수 있게 도장도 있습니다.
오후 4시에 책방에 나오셔서 한 시간가량 계신다고 합니다.
소리가 맑은 풍경과 잘 어울리는 평산책방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들도 볼 수 있고요
평산책방은 3월부터10월까지는 매일 10시부터 6시, 11월부터 2월까지는 10시부터 5시까지 문을 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평산책방에도 차와 음료, 쿠키 등을 파는 '평산책사랑방'이 함께 있는데 하필 12:00~13:00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근처 '평산책빵'이란 곳으로 왔습니다. 이곳은 평산책방과 전혀 관계가 없는 곳인데 주인장이 이름을 위트 있게 지어셨네요. 커피가 꽤 맛있었던 기억과 소담한 평산책방, 그리고 문통을 보지 못한 아쉬움과 화나는 확성기 소리를 가지고 평산마을을 빠져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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