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로컬들만 가는 아름다운 서핑 스팟
네 번째 괌, 투몬비치, 건비치, 버섯바위, 리티디안, 남부투어, 돌핀투어, 서커스, 디너뷔페 등등 나름 유명하다는 곳은 대충 다 돌아본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 괌 여행은 일정을 최대한 느슨하게 짰습니다. 식당과 렌터카 정도만 예약했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상황 봐 가면서 마음 내키는 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거의 호텔에 머물면서 빈둥빈둥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낼 참입니다.
6성급 오션뷰와 서핑뷰
이번에 예약한 숙소는 리가로얄 리조트(구,쉐라톤 라구나), 투몬에서 4km 떨어져 한적하고 다소 쓸쓸하기 까지 한 리조트 입니다. 주변에 슈퍼마켓 하나, 중국집 하나가 전부인데 오션 뷰는 정말 끝내 줍니다. 투몬비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청명함과 선명함 입니다. 투몬이 서울이라면 리가로얄은 강원도입니다. 바다색과 황홀한 선셋 풍경으로 모든게 용서되고도 남은 듯 합니다.
아무튼 오늘은 리가로얄 이야기는 아니고, 리가로얄 앞 바다 이야기 입니다. 리가로얄 리조트는 괌 최대 크기의 인피니티풀이 장점이지만 해변이 접해 있지 않은 것이 단점이기도 합니다. 언덕 위에 지어진 탓에 바다로 가려면 계단을 따라 조금 내려와야 합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샌드비치가 아닌 뾰족하고 거칠거칠한 화산암 투성이어서 물놀이를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라보기만 좋은 바다에 김밥 말듯 깔끔하게 말리는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깨알 같은 서퍼들이 파도를 넘실댑니다.
괌에서 서핑은 상상도 못 했는데, 이렇게 멋진 서핑 스팟이 있는 건 몰랐습니다. 리가로얄에 있는 4일을 지켜봤는데 아침 일찍부터 선셋까지 매시간 매일 서퍼가 없는 날이 없었 정도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체크인할 때 금요일 오전에 서핑 클래스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어디서 서핑을 하냐며 흘려 들었습니다.
The best surf spots on Guam
괌 서핑 스팟
하와이나 발리에 가야 서핑을 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괌에도 서핑 스팟이 몇 군데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견한 리가로얄 리조트 앞의 릭스 리프(Rick's Reef), 그리고 남부 투어 중 만난 탈로포포 베이(Talofofo Bay)의 블랙샌드 비치가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우마탁이나 투몬의 건비치와 이파오 비치에서도 서핑을 한다는 정보는 있는데 타는 사람은 아직 못 본 것 같습니다.
탈로포포 베이 블랙샌드 비치
괌 남쪽의 탈로포포 베이 블랙샌드 비치는 수심이 일정하게 낮고 바닥이 부드러운 모래이며 파도의 크기와 강도가 온순해 서핑을 처음 배우거나 초급자에게 적합한 포인트입니다. 단점은 블랙샌드 비치라는 이름처럼 모래가 검어서 물빛이 구정물색이라는 점, 그리고 투몬에서 50분 정도의 거리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괌 유일의 서프샵이 이곳에서 강습을 하고 있다고 하니 비용만 지불하면 편안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겠네요.
탈로포포베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탈로포포베이 블랙샌드비치에서 서핑을 타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물색이 좀 별로인 게 단점입니다.
비밀로 지켜진 최고의 서핑 명소 릭스 리프 Rick's Reef
그리고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인 리가로얄 앞의 릭스 리프(Rick's Reef)는 괌에서 서핑이 시작되고 대중문화가 번창하던 1960년대 초, 이곳을 개척한 서퍼인 ' Rick Value'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따 왔다고 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서핑 스팟을 개척했던 프론티어 서퍼들은 자신의 스팟을 커뮤니티 이외에는 알지 못하게 비밀로 지켰습니다. 일종의 로컬리즘이죠.
그래서 스팟의 이름들을 비지리적인 이름들로 지었고, 하녀의 이름을 딴 'Rosa's', 필리핀 따갈로그어로 "아름다운"을 뜻하는 'Threes'와 'Red Buoy'와 같은 이름으로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 있는지를 외부인이 알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릭스 리프는 바닥이 산호초로 되어 있는 '리프 브레이크'로 최악의 상황에서 산호에 긁히는 부상을 입을 수 있는 파도이면서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파도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초심자보다는 숙련된 로컬 서퍼들이나 모험정신, 또는 두려움을 모르는 서퍼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8월부터 3월이 적기라고 합니다.
아쉬운 점은 괌에는 서핑 보드만 대여해 주는 렌탈샵은 없다고 합니다. 릭스 리프에서 서핑을 도전하고 싶다면 매주 금요일 진행하는 서핑 클래스 참여나, 괌 K마트에서 스펀지 보드를 구매하거나, 한국에서 가져가는 방법밖에는 없겠네요.
전 객실이 오션뷰인 리가로얄 클럽 라운지에서 바라본 인피니티 풀과 바다 풍경
바다의 수평선과 맞닿아 있는 인피니티 풀, 선셋에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는 풀입니다.
서핑 스팟인 릭스 리프로 가기 위해서는 리가로얄 수영장을 가로질러야 합니다. 레스토랑이나 수영장 또는 리조트를 산책하다 보면 서핑보드를 옆구리에 낀 서퍼들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리조트는 프라이빗 공간인데 이렇게 막 다녀도 되나 싶었는데, 괌에서는 해변은 공공의 재산이며 해변접근이 법으로 보호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호텔에서 보드를 들고 수영장 구역을 걸어 다니는 것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혀 괌 로컬 같아 보이지 않은 사람들도 섭보드를 들고 다닙니다. 서퍼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스팟인가 봅니다.
리가로얄 수영장에서 계단을 따라 몇 분 정도 내려가면 화산암으로 된 해변이 나타납니다. 피쉬보드를 갖고온 여성분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네요.
수정 같은 파도 안으로 바닥의 산호초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수심이 2미터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이날 촬영한 최고의 괌에서의 서핑 컷입니다.
선셋 서핑
릭스 리프의 선셋이 드리울 때
괌 서핑, 특히 릭스 리프에서의 압권은 선셋에서 서핑하는 것입니다.
수평선에 걸쳐진 붉은 태양을 마주 보고 달려가는 기분은 어떨지 선셋 서퍼의 1인칭 시점이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일본사람인데 이번에는 아이와 함께 바다로 들어갑니다.
하루를 바다에서 보내고 나오는 서퍼들과, 선셋과 조우를 위해 바다로 들어가는 서퍼들이 교차됩니다.
이렇게 정갈하면서 강렬한 채도의 주황색을 어디에서 또 볼 수 있을까요? 선셋은 비취색도 코발트색도 세상의 모든 색을 제압하는 강렬 그 자체입니다.
태양의 강렬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선셋의 서퍼들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일본아빠와 아들, 정말 정말 부러운 모습이어서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아이는 지금의 기억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까요?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리가로얄 인피니티풀에서 보는 릭스 리프의 모습입니다. 어디가 풀이며 어디가 바다인지 애매모호함
Rick's Re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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