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볼만한 전시, 국립산악박물관 식목일 자료전
오늘은 식목일 입니다. 어릴적만 해도 식목일이면 방송이나 신문 등에서 나무심기를 독려하는 홍보를 꽤 많이 했었죠, 학교에서도 식목일 즈음이면 '식목일 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열고,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과 함께 교내 식수 행사 등이 꼬박꼬박 열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 또한 학교 가까운 야산에서 나무 한 그루를 여럿이 붙잡고 나무 심는 퍼포먼스(?)에 동참하기도 했고, 주택인 이웃 집들은 집 앞마당에라도 나무를 심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왠지 식목일을 그냥 지나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도심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나무 심을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아서 일까요? 이제는 산과 숲이 어느 정도 자연의 힘을 회복해서일까요?
이제는 잊혀져 가는 식목일의 역사와 추억을 떠올릴만한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국립산악박물관은 식목일이 있는 4월을 맞아 1970년대 식목 행사 장면 등이 담긴 산림 자료들을 선정해 작은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다소 계몽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식목일 포스터를 비롯하여, 황폐하게 민낯을 드러낸 민둥산에서 대대적으로 나무 심기를 하는 행사 사진 등은 옛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식목일은 나무심기를 통해 황폐화된 산림을 되살리고 산지를 자원화한다는 취지로 국가에서 제정한 기념일인데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도 식목일이면 전국적으로 관공서·직장·학교·군부대·마을 단위로 나누어 각각 토양에 맞는 나무를 심는 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였죠. 당시에는 식목일 전후 한 달가량을 국민 식수 기간으로 정해 산림녹화 활동에 나섰다고 합니다.
실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황폐화 됐던 우리 산과 들이 그나마 현재의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산과 숲의 가치를 다시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후 몇 십 년 동안 이어진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식목일은 1946년 미 군정청이 처음 제정하였다고 합니다. 1949년(4회)부터 공휴일로 지정 되었다가 1960년에 3월 15일을 사방(砂防)의 날로 대체 지정하면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이듬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후 2006년 다시 기념일로 변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4월 5일이 식목일로 지정된 것은 신라가 삼국통일한 날(음력 2월 25일), 조선 성종(成宗)이 선농단(先農壇)에서 직접 밭을 일군 날(음력 3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4월 5일이라는 점과 24절기 중 청명 무렵(4월 5일경)이 나무 심기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국립산악박물관에서 옛 식목일 포스터와 그 시절 나무심기 행사 사진들을 보며 식목일의 의미와 지속가능한 자원인 숲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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