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평양냉면의 계보를 잇고 있는 충무로 필동면옥을 방문했는데 '2017 MICHELIN'이라는 빨간 아크릴판이 붙어 있더군요. 필동면옥이 그 유명한 미슐랭가이드에 이름을 올렸나 하면서 놀랬습니다.
미슐랭 가이드는 타이어로 유명한 프랑스의 미쉘린사가 1900년, 고객에서 나눠준 자동차 여행 안내책에서 출발한 세계 레스토랑 평가서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슐랭 가이드 스타'가 아니라 '2017 미슐랭 가이드 빕 구르망 서울판'에 선정됐다고 합니다. 최고의 맛을 평가하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과 달리 '미슐랭가이드 빕구르망'은 맛도 중요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이 중요한 선정 이유가 된다고 합니다.
아무튼 생각했던 '미슐랭 스타'가 아니어도 대단하긴 합니다.
의정부 평양냉면 그리고 필동면옥과 을지면옥
우리나라 평양냉면의 양대 산맥은 의정부 평양면옥과 장충동 평양면옥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의정부 평양면옥은 한국전쟁 당시 평양에서 월남한 홍영남·김경필씨가 1969년 경기도 연천에 첫 문을 연 뒤, 의정부로 이전해 지금까지 맥을 잇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의 첫째 딸과 둘째딸이 각각 필동면옥과 을지면옥을 열었고 세째딸은 강남에 의정부 평양면옥 강남점을 맡아 가업을 잇고 있다고 합니다.
토요일 저녁, 필동면옥에 방문했습니다. 저는 아주 오래전에 한두번 왔었고 아내와 아이는 오늘이 처음 입니다. 복잡한 동네에 주차장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미슐랭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은 별을 표시하고, 미슐랭 빕 구르망은 미쉘린사 마스코트인 비벤덤이 입맛을 다시는 그림으로 표시됩니다.
이층으로 올라가서 '필동면옥'이라고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장이 쓴 친필 아래에 앉았습니다.
아무리 때려 부어도 평양냉면 육수처럼 싱거운 간장과 식초, 겨자와 굵은 고추가루가 식탁에 있습니다.
희꾸무리하고 달큰한 무김치와 배추김치가 나옵니다.
주문한지 얼마 안되서 물냉면이 나왔습니다. 완전 깔끔하고 구수한 육향이 제 입맛에 딱 입니다. 부드러운 수육 한점과 쫄깃한 제육 한점에 파와 고추가루 달걀 반개가 고명으로 올려져 나옵니다. 소면처럼 얇고 투명한 면은 투박한 메밀막국수와 쫄깃한 냉면의 중간 정도 식감입니다.
평양냉면은 물냉면이지만, 포스팅을 위해 비빔냉면도 시켜 봤습니다. 비빔냉면의 양념은 약간 간이 쎈 것 같은 느낌?
아내도 저처럼 깔끔하고 심심하고 구수한 육수가 원더풀 하다고 합니다.
맛을 아는지 모르는지, 냉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우리 아이는 코를 박고 흡입합니다. "야 말 좀 하면서 먹자"라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가격은 물냉면 비빔냉면 온면 만두가 만원, 수육 200g에 이만칠천원으로 다소 비싸다 입니다. 그래도 충분히 그만한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2022.06.24 - 지금 꼭 먹어야 할 을지면옥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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