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 가는 길
아침부터 시작된 산행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온 인제 만해마을, 더덕과 황태로 거하게 한 상 먹고 나니 추위와 긴장이 확 달아납니다. 집으로 가기에는 조금 일러 어디 둘러 볼 만 한 곳이 없을까 생각하다. 백담사에 가 보자고 합니다. 저야 백담사는 설악산 등산을 위해 여러번 가 본 지라. 큰 감흥은 없지만, 다른 분들을 위해 가기로 합니다.
백담사 가는 길은 인제 백담사 유료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고 백담사 까지 가는 33인용 셔틀버스를 타야 합니다. 백담사까지는 7km, 18분 거리인데 버스요금은 1인당 2,300원, 왕복 4,600원 으로 상당히 비쌉니다. 게다가 경로우대도 없고 장애인,국가유공자 할인 같은건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다만 인제 관내 주민들과 인제 관내 부대 장병들은 할인을 해주는것 같습니다.
백담사 관계자나 관리공단 차량, 특별한 용무가 아니면 개인 자가용 운행을 막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셔틀버스를 운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백담사로 가는 길이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좁은 탓에 어쩔수 없는 부분도 있는것 같습니다.
백담사 셔틀버스의 운행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른데, 11월15일부터 12월31일까지는 상행 첫차가 오전 9시, 상행 막차는 오후4시, 하행 막차는 오후5시로 30분 간격으로 출발하지만 33인석 좌석이 모두 차면 바로 출발하기도 합니다.
걸어서 두시간을 가느냐 2,300원을 내고 18분 동안 버스를 타느냐는 순전히 본인의 선택 입니다. 몇 년전 겨울 적설기때 백담사행 셔틀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아 세시간을 걸어 백담사까지 간 적이 있는데 매년 적설기때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백담사 일주문 사천왕상
백번째 못이 있던 백담사
백담사라는 이름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흘러 내린 구곡담이 수렴동 계곡과 만나 백담계곡이 이르기 까지 크고 작은 담과 소 들이 있기를 백번째 되는 곳에 사찰을 지었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한 백담사는 원래 승려이자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 선생의 정신이 있는 사찰로 유명한데, 지금은 어이없게도 전두환 때문에 더 유명해 진 절이 됐습니다.
만해 선생은 의병운동과 동학혁명군에 가입했다 설악산으로 몸을 피해 백담사에서 수계한 뒤, 승려이자 시인이며 사상가이자 민족대표33인의 한명으로 끝까지 일제에 대항해 양심을 지키신 분 입니다.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 선생이 불교유신론과 님의침묵을 지은 곳이며 만해선사의 승려생활이 시작된 곳 이기도 합니다. 만해기념관, 만해당,만해교육원 등 만해 한용운의 정신과 그의 일생을 한 눈에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백담주차장앞 백담사행 버스정류장에서 승차권을 구입합니다. 물론 카드도 받습니다.
33인승 버스가 30분에 한대씩 출발합니다. 단풍철이나 휴가철에는 승차 행렬이 상당히 길어 진다고 합니다.
백담사행 버스를 타는 TIP
버스는 구비구비 흐르는 백담계곡을 따라 가는데, 상행선은 왼쪽에 하행은 오른쪽에 앉으면 계곡의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백담사 앞으로 흐르는 백담계곡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돌탑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돌탑들은 백담사를 다녀간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쌓은 탑 입니다.
긴 돌다리 넘어로 백담사가 보입니다.
첩첩 산 중에 이렇게 넓고 평평한 자리는 드문것 같습니다.
너와를 인 백담다원과 그 앞에 심어진 야광나무
사찰에서 너와집은 특이 합니다.
만해당은 처마가 둥글게 휘어져 하늘로 치 솟은 팔짝지붕과 맞배지붕이 함께 있는 특이한 형태의 지붕입니다.
백담사의 본 전인 극락보전, 아래로 고개를 살짝 숙인 아미타불이 보입니다.
기념품 가게도 둘러 봅니다. 행운을 주는 부엉이와 염주 풍경같은 것들을 판매 합니다.
문고리에 꽂아놓은 싸리나무 가지에 눈이 갑니다.
화엄당 한켠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방이 있습니다.
쿠테타로 정권을 잡고 독재를 휘두르고 수 많은 사람을 학살한 사람이지만,
전두환씨 덕분에 백담사로 가는 7km길이 포장됐고 관광객들이 몰려 오니 백담사 입장에서는 기념하고도 남을 법도 합니다.
관세음보살의 왼 손에 든 호리병은 중생에게 주는 감로수가 담겨 있습니다. 감로수는 하늘에서 내리는 단 이슬이라는 말 입니다.
백담사는 만고에 시달리는 중생들을 위해 한 몸 바치셨던 만해 한용운 선생의 정신이 깃 든 곳인 동시에 중생을 때려잡았던 전두환씨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절이기도 합니다. 부디 개과천선해서 죽기 전에 국민에게 사죄하는 날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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