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전나무숲길에서 나무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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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숲, 월정사 전나무숲길

오대산국립공원 월정사 일주문에서 경내로 들어가는 전나무 숲길이 유명합니다. 전국의 명산 명찰은 어지간히 다녀 본 저도 오대산 월정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월정사로 들어가는 입구 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그립니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경기도 포천 광릉국립수목원의 전나무숲, 전남 부여 내소사 전나무숲길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한겨울에 무슨 숲길이야? 하겠지만, 침엽수의 전나무는 사시사철 푸른잎을 달고 있어 언제나 똑 같은 모습 입니다. 어쩌면 지금처럼 모든 나무들이 잎을 떨군 시기가 전나무가 가장 돋 보이는 때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전나무와 와신상담

흰눈이 쌓인 고즈넉한 숲속, 하늘높이 쏫아오른 늘푸른 전나무, 가끔 햇살이 새어나오는 틈이라도 보이면 사진 한 장 찍어 봅니다. 늘푸러 짙은 전나무숲, 햇볕 가려 더욱 짙은 전나무숲에는 한 줄 햇살 마저도 소중 합니다. 

전나무 숲이 촘촘하게 하늘을 가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소나무가 대표적인 양수 식물이라면 전나무는 그 반대에 있는 음수식물 입니다. 음수 식물이라서 음지에서 잘 자란다는 뜻이 아니라. 음지에서도 살 수 있다는 뜻 입니다. 대표적인 양수 식물인 소나무는 햇볕이 없는 음지에서는 살 수 없지만 전나무는 햇볕이 들지 않는 숲속 그늘에서도 끈질긴 생명을 이어나갑니다. 

전나무는 음지에서 자란 탓에 성장 또한 굉장히 느립니다. 엉금 엉금 조금씩 키를 키우던 전나무가 햇볕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키가 자라는 순간이 오면 이때 부터는 폭발 적인 성장을 하게 됩니다. 

햇볕을 마주한 전나무가 키를 올리고 가지를 뻗으면 이때 부터는 대 역전극이 시작됩니다. 전나무를 가렸던 양수 식물들이 반대로 전나무숲에 가려져 점점 고사하게 되고 이 때 부터 전나무의 세상이 펼쳐 집니다.  

월정사 전나무 숲도 오랜 시간을 음지에서 참으며 '와신상담'한 후에야 지금의 천년숲이 되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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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전나무숲길 찾아가기

저는 월정사 전나무숲길이 처음이어서 월정사 바로 앞에 있는 주차장 까지 들어왔습니다. 전나무 숲길이 어디있나 한참을 찾은 후에야 월정사로 들어가는 금강교에서 부터 시작되는것을 알았습니다. 여기서 일주문가지 1km정도의 거리, 왕복으로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한 평탄한 흙 길 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월정사 일주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일주문에서부터 시작되는 전나무숲길을 걸어 월정사를 둘러 본 뒤, 다시 전나무숲길로 내려가던지, 아니면 금강교를 건너자 마자 왼쪽에서 시작되는 선재길로 내려 가면 월정사를 가장 꼼꼼히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 1400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 입니다. 그리고 평균 수령 80년의 전나무 1800그루가 모여 있는 숲길 입니다. 

하얗게 쌓인 눈 길과 푸른 전나무가 이채롭습니다.

스님들의 산책코스이기도 합니다. 

1.9km의 순환 코스는 유모차와 휄체어도 다닐 수 있는 무장애길 입니다. 

전나무숲길 곳곳에는 쓰러진 고목들이 그대로 누워 있고 또 그 고목들에 생명을 불어 넣어 미술작품으로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숲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탄생과 소멸에 이르는 섭리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아지는 숲 길 입니다.  

저는 광릉수목원 전나무숲길만 가 보면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길은 모두 가 보게 됩니다. 

월정사 전나무숲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600살의 할아버지 전나무가 몇해전 태풍으로 쓰러 졌습니다. 

쓰러진 할아버지 전나무는 다시 숲 속 생명들의 밥이되고 보금자리가 되어 천년을 살고 만년을 살아가겠죠. 지금처럼 눈 덮힌 겨울, 피톤치드 내뿜는 전나무 숲속에서 뽀드득 뽀드득 소리내어 걸어 보는건 어떨까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게 라면 더욱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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