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야생화와 함께한 클린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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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화원, 백두대간 점봉산 곰배령야생화

점봉산 곰배령은 과거 강원도 인제 귀둔리와 진동리를 이어주던 평평한 고갯길 입니다. 그리고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존지역이며 백두대간보호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각종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하루 450명의 입산 제한이 있어 '죽기전에 꼭 가봐야 여행지'에 꼽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약이 쉽지 않은 만큼 온전히 숲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1,164m 높이의 곰배령으로 가는 5km의 고갯길은 말 그대로 하늘위 꽃밭으로 올라가는 '천상화원'이자 아름다운 길 입니다. 들머리가 높아 곰배령 까지 표고차는 고작 300m 정도로 거의 평지나 다름없습니다. 왕복 10km, 네시간 정도면 초등 저학생도 무난히 갈 수 있어 가족단위 산행이 가능한 숲 길 이기도 합니다. 

곰배령야생화 탐방 

국립산악박물관 흔적남기지 않기(LNT) 캠페인

이번 곰배령 산행은 국립산악박물관의 올바른 산악문화와 자연환경 보호를 알리는 프로그램인 '클린마운틴 원정대'라는 행사로 참석했습니다. 클린마운틴 원정대는 자연에서 '흔적 남기지 않기' 운동인 (Leave No Trace)를 알리는 캠페인인데, 이번 곰배령 원정팀은 산악인 유학재 대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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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입산 인원이 200-300-450명으로 점점 늘어나면서 진동리 주차장도 올 때 마다 점점 넓어지는것 같습니다. 주차 후 생태관리센터에서 입산예약 여부를 확인하고 입산허가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센터앞의 돌배나무는 10년 전에도  250살이었는데 지금도 250살이네요...

곰배령 첫 동네인 강선마을까지 가는 30분 거리의 길은 올 때 마다 조금씩 넓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유일한 교통 수단인 사발이가 다니면서 그런것인지 조금은 아쉽습니다.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걷는 곰배령 숲길에는 단풍나무, 들메나무, 귀룽나무, 물푸레나무, 피나무, 신갈나무, 서어나무, 음나무, 거제수나무, 전나무, 잣나무 처럼 산등성 보다는 골짜기에서 볼 수 있는 음수식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2km, 30분을 걸어가면 강선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이정표 직전의 모 기업 회장님 별장을 시작으로 펜션과 주택, 가게들이 있는 작은 마을 입니다.   

곰배령끝집이라는 민박겸 매점입니다. 막걸리며 소주를 파는 식당이자 주점이 새로 생겼네요.

강선마을이 끝나고 본격 곰배령 산행이 시작되는 통제소 부터는 입산증이 없이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곰배령 산행은 11시 까지 생태관리센터를 통과해야 하며 12시까지 이곳 강선마을 산림통제소를 통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후 2시에는 곰배령 정상에서 하산을 해야 하며 오후 4시까지 생태관리센터에 도착해서 입산허가증을 반납해야 합니다.   

계곡길을 따라 완만하게 걷는 곰배령 숲길, 위치상 거의 38도선 부근이기도 하고 지대도 높아 다른곳에 비해 봄이 늦게 찾아 옵니다. 이제야 귀룽나무에서 싹이 나오기 시작했고 복수초와 노루귀가 폈다 지고, 바람꽃과 얼레지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의 천마산에 비하면 거의 한달 가까이 늦습니다.  

한시간 정도 완만한 평지가 끝나면 너른 쉼터가 나옵니다. 대부분 이곳에서 목을 축이며 간식을 먹습니다. 잠깐의 휴식 시간에도 유학재 대장님은 LNT를 열강하십니다. 

잠깐의 휴식이 끝나고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 30분 정도는 경사를 살짝 올려야 합니다.   

박새와 얼레지가 숲 길 주위로 지천입니다. 

6개의 분홍 꽃잎을 발라당 까 뒤집은 얼레지꽃이 아름답습니다. 얼레지를 '바람난 처녀같다'라고도 하는데 그렇게 보이나요?

현호색, 얼레지, 박새가 군락을 이뤘습니다. 현오색과 얼레지는 개미가 씨앗을 옮겨주기도 합니다.

현호색이라는 이름은 줄기가 검은색이고(검을 현), 오랑캐가 사는 곳이 고향이어서(오랑캐 호) 붙은 이름 입니다.

드디어 바람꽃을 만났습니다. 올해 두번째 입니다. 이른 봄, 가장 먼저 봄바람을 맞으며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꽃인 바람꽃은 흔히 볼 수 없는 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바람꽃의 학명이 그리스어로 바람을 뜻하는 'Anemone'아네모네 입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홀아비바람꽃은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하나씩 자라는 꽃대에 한 송이 꽃만 피어서 홀아비처럼 외롭게 보여 붙은 이름입니다. 

곰배령을 대표하는 사진 포인트 죠, 전나무 고목 그루터기.

노란꽃잎이 앙증맞은 왜미나리아재비도 지천입니다.

괭이눈도 드문 드문 보입니다.

중의무릇, 무릇은 '물위'라는 방언으로 물의 위쪽이라는 뜻인데, 물의 위쪽은 계곡이며 중이 있을법한 산 기슭 골짜기에서 볼 수 잇다하여 '중의무릇'이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사실 곰배령을 올라가는 시간 보다 주위 꽃을 살펴보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죠, 그래서 인지 야생화가 피는 계절에는 산행 시간이 훨씬 길어 지는것 같습니다.

생태관리센터에서 출발해 1시간 40분 만에 곰배령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마지막 500미터 정도가 오르막이어서 꼬마는 기진맥진했습니다.

누가 업어주거나 도와 줄 수 없는 혼자 일어서야 할 나이 입니다.

백두대간이 지라는 곰배령에 오르면 올라왔던 길 쪽으로 설악산의 정상이 조망됩니다.

5만평이나 되는 곰배령의 넓은 천상화원, 하지만, 아직은 많이 이른듯 합니다. 5월 중순이나 되어야 꽃밭이 될 것 같습니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높새바람이 꽤나 새차지만, 차갑지는 않습니다. 

강원도 고성 간성, 양양 강릉에는 이 맘때면 고온 건조한 높새바람을 '양간지풍(襄杆之風), 양강지풍(襄江之風)으로 부르며 산불을 일으키는 '악마의 바람'이라고도 합니다. 이날도 곰배령에 오르는 시간에 인제군청 발 긴급재난문자가 두번이나 오더군요. '인제군 북면, 서화면에 대형산불 위험예보 발령, 산불발생 위험이 높으니 주민과 등산객은 주의바랍니다. 그리고 '건조한 기상과 강풍으로 산불 발생이 우려되니 쓰레기 및 논두렁 소각 금지 등 산불예방에 협조 바랍니다.'

매년 강릉과 고성, 삼척 등지에 크고 작은 산불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물기가 없는 이 바람때문이라고 합니다.   

4월 21일, 곰배령의 기온이 예년 기온보다 10도 이상이나 높은 31도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이는 기상관측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라고 하네요. 

남원 지리산 운봉 모데미마을에서 처음 발견된 모데미꽃입니다. 미나리아재비과로 얼핏 보면 바람꽃과 닮아 있기도 합니다.

삿갓나물입니다. 삿갓나물은 우산나물과 모습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름에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식용해도 될 것 같지만, 함부로 먹으면 큰일날 수 있습니다. 우산나물은 식용을 할 수 있는 반면에 삿갓나물은 독이 있어서 먹으면 안됩니다. 대신 식물 이름에 '취'로 끝나는 것들은 모두 식용가능합니다.

노루귀꽃이 지고 난 후 노루귓방맹이 처럼 생긴 귀여운 잎들이 바닥에 깔렸습니다. 자세히 보니 윗쪽에 분홍빛 노루귀꽃이 꽃입을 오무리고 있네요. 오늘 곰배령에서 처음 본 노루귀 입니다.

다른 바람꽃에 비하면 가장 작고 화려하지 않은 '회리바람꽃'입니다. 회리바람꽃은 사람들의 시선을 쑥스러워 하나 봅니다. 그래서 다른 바람꽃 처럼 크고 이쁜 꽃을 만들지 않나 봅니다. 

회리바람꽃은 꽃받침이 있지만 개화시 뒤로 젖혀져서 노란 수술만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올라갔던 길을 뚜벅뚜벅 다시 걸어 내려 옵니다.

물을 좋아하는 쪽버드나무 거목에서 여유를 부려보기도 합니다.

물가에는 동의나물이 지천입니다. 입이 곰취와 비슷해 중독사고가 많은 독초이기도 합니다.

야생화단지쪽 데크로 가 봅니다.

아직은 썰렁한 야생화 단지

드디어 원점 회귀

곰배령에 자생하는 야생화 도감

곰배령 봄 야생화

여름 야생화

곰배령 가을 야생화

곰배령 야생화 피는

주차장 근처 산골밥상에서 산나물

직접담근 된장독들, 판매도 하더군요.

진동리 설피마을, 그 옛날 겨울이면 눈이 너무 내려 설피가 없으면 다니지를 못했다고 합니다.

새벽에 집을 나와 속초 산악박물관에서 LNT강의를 듣고, 곰배령 천상화원에서 야생화 산행, 게다가 훌륭한 점심까지 하루를 너무 알차게 보낸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이 자연과 생태에 주는 충격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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