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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사진43

해남 삼남길, 조선시대 지방과 한양을 잇는 10대 대로 가운데 가장 긴 길이다. 해남 땅끝에서 서울을 잇는 삼남길의 첫번째 구간 종료지점인 통호마을, 큰 고목들로 둘러 쌓인 성황당은 어릴적 담력테스터를 했었던 음산한 분위기와 닮았다. 눈빛 초롱한 황구가 우리를 반기고 귀여운 귀여운 야옹이 또한 우리를 반긴다. 울긋불긋한 한 무리의 등산복 차림이 눈길을 끌기엔 차고 넘쳤다. 앞으로 조용한 이 마을 한가운데로 삼남길 도보여행자들이 지나갈 예정이다. 2010/12/19/ 해남 통호리 2013. 7. 5.
홍도 홍도, 해수담수화시설, 사납게 짖어대는 누렁이 세마리와 흰색복실이가 산다. 목줄이 있는 누렁이들은 연신 짖어대고 적개심을 보이는데 반해 복실이는 어지간히 사람을 따르고 좋아한다. 사람들도 그런 복실이가 좋은듯 장난이 끊이지 않는다. 모 팬션에 숙박을 했는데 뒷골창에 이름이'바다'라는 놈이 겁먹은 표정으로 숨죽이고 앉아 있다. 그집 할머니는 "풀어 놓으면 온 동네 개들이 얘만 물어 동네 북이야"라며 이렇게 묶어 놓는다고 한다. 몸에는 물린 흉터자욱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뒷받침해 준다.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 운동장 담벼락을 킁킁그리며 다니는 강아지, 대충만 봐도 둘은 한배에서 난 애들이다. 작은섬 구석구석까지 사람이 사는곳이라면 강아지들이 있다.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들도 그러하다. 2010/02/05/ 홍도 2013. 7. 5.
김만근씨네 강아지 원주 치악산 자락, 서양화가 김만근씨의 별장같은 집이 있는곳, 집 내부에 들어서면 그가 직접 인테리어한 작품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집 자체가 예술품인셈이다. 거실 중간엔 도자기 굽는 가마를 연상캐 하는 커다란 황톳빛 화목난로 또한 볼거리다. 그는 귀촌 1년동안은 친구들이 찾아와 시간가는줄 모르고, 2년째는 가족,친척이 찾아와 정신없다. 그러나 3년째는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게 일년을 꾹 참는다. 그리고 4년째는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떠난다고 한다. 동네 주민들과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말한다. 마당엔 촌동네에서 보기 드문 이쁜 강아지들이 있다. 둘은 모자 관계다. 어미는 나무에 매여 있고 살이 통통 오른 아기는 따뜻한 봄기운에 졸음이 쏟아지는 가보다. 2010/03/05/ 원.. 2013. 7. 5.
발바닥이 시려요. 붉은색 바위지대가 많아 산이 붉은 치마를 입은것 같다고 하여 '적상산'이라고 불리는 산에 있는 '안국사'라는 절 입니다. 전북 무주 덕유산국립공원에 있는 산인데요 여기서 일박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본격 산행을 위해 마당을 나서니 누리끼리 한 큰 개 한마리가 이리저리 껑충 뛰며 주위를 맴도는게 한판 놀아 보자는 심보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개가 눈을 좋아해서 뛰는것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발바닥이 시려워서 뛰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하기사 발바닥에 홑겹 피부 밖에 없으니 그럴법도 합니다. 물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알아서 그런가 합니다. 2010/01/12 2013.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