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보약, 합정역 시래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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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국, 시래기

가을이 익어 갈수록 달작지근하게 맛이 오르는 김장무는 산삼보다 좋다고 하죠, 김장무가 어느 정도 자라면 무의 성장을 위해 잎을 솎아내는데, 이것을 말린것을 시래기라고 하죠, 푸성귀가 귀한 긴 겨울동안 묵나물도 해 먹고 시래기 국도 끓여 먹습니다.  

잘 말린 무청에 쌀뜨물과 된장을 풀어 끓여낸 것을 시래기국이라고 하고 배춧잎을 끓인 것을 우거지 국이라고 합니다. 시래기와 우거지는 대표적인 한국의 국거리이기도 합니다.  

찬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 싼 값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시래기는 서민들의 밥상에 주인공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시래기 국에 고추가루를 넣으면 얼큰한 속풀이 해장국이 되기도 했고, 미꾸라지와 산초를 풀어 넣으면 훌륭한 추어탕이 됐고 소고기를 넣으면 장터국밥으로 탈바꿈하기도 했죠. 

어릴적 저희 동네는 시래기국을 '시락국'이라고 불렀는데 각 지방마다 집집마다 시래기국을 만드는 방법이 달라, 시래기국에는 만개의 레시피가 있다고도 하네요.  

시래기 국은 맛도 맛이지만 어릴때 어머니가 끓여 주시던 구수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앞서는것 같습니다.

합정역 시래기국

합정역 부근에 직장이 있어 점심시간에 한번씩 가는 시래기국 식당을 소개 할까 합니다. 합정역 메세나 폴리스 지하에 있는 '순남 시래기'라는 식당인데 전국에 100개가 넘는 체인점이라고 합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김순 할머니가 며느리 장순남여사에게 그리고 전씨네 전주 순남시래기까지 3대에 걸친 시래기국이라고 합니다. 이 식당의 시래기국에는 생 들깨를 갈아 즙을 짜 넣어 뽀얗게 끓여내어 텁텁하지 않고 부더러우며 구수한 맛이 더 진한것 같습니다. 

오징어젓갈과 김치 등의 기본 찬 외에 잡채와 도토리묵, 떡볶이, 전, 무채 같은 반찬은 셀프바에서 무제한 먹을 수 잇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합정역을 통 틀어 시래기 국 한그릇 7천원에  이만큼 대접받는 곳이 또 있을까 합니다. 그리고 국과 시래기도 리필된다고 합니다. 

기본 3대 시래기국 이외에도 얼큰한 얼큰시래기국에 씨앗 된장 시래기밥, 수육정식과 쑥떡떡갈비같은 술안주 메뉴까지 있습니다. 

순남 3대 시래기국

 

배고팠던 그 시절, 자식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었던 어머니는 가장 흔한 시래기를 걷어다 들깨로 영양을 더 해 정성껏 보약과도 같은 시래기국을 끓였습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좋은 음식은 우리 땅에서 나고 길러진 제철 야채와 나물들을 섭취하는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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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남시래기는 합정역 메세나폴리스 지하에 있는데 홈플러스로 들어가는 에스켈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바로 왼쪽에 있습니다.  

메세나 폴리스 지하에는 식당골목이 쫙~ 이어져 있는데 신남시래기는 가장 첫번째 보입니다. 점심시간에는 주변 회사원들의 대기가 많아 조금 늦게 찾았습니다. 다행히 대기가 없습니다.  

좁지도 넓지도 않은 식당 내부, 점심시간이 좀 지나서 그런지 한가합니다. 

기본찬 세가지외에 도토리, 전, 떡볶이, 무채, 잡채는 셀프로 갖다 먹습니다. 

셀프바의 모습 입니다. 

오동통한 면발의 잡채도 맛있습니다. 보통 두접시는 기본이죠.

생들깨를 직접 갈아 즙을 짜서 끓인다고 하네요. 시래기 특유의 텁텁한 맛이 없고 구수함이 더 해지는것 같습니다. 

손님이 없어 낮술의 호사까지 누려 봅니다. 한잔 천원~

어느새 뚝배기는 바닥을 드러내 버립니다. 

시래기국 한그릇에 밥 한공기 듬뿍 말아 배부르게 먹고 나와도 부대끼지 않아서 좋고, 감칠맛 있는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 좋고, 특히 건강을 생각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 좋은 시래기국 입니다. 요즘 강원도 양구 펀치볼 시래기가 축제도 하고 유명하더군요.  

매서운 겨울저녁, 구수한 시래기국 끓여 따끈한 옛 추억을 되새겨 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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