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know? 부산 콩국
콩국하면 대게 우뭇가사리를 넣은 시원한 냉콩국이 먼저 생각나시죠? 그런데 저는 따끈하면서 달달 고소하면서 인절미와 식빵 조각이 들어간 부산 스타일 콩국이 먼저 떠 오릅니다.
옛날 재수하던 시절, 서면에 있는 종합반학원을 다닐때면 길거리 작은 수레에서 팔던 따뜻한 콩국 한 그릇을 사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격도 오백원인지 천원인지 꽤나 저렴했었습니다. 그때 콩국에는 식빵조각과 인절미가 들어 있어서 아침 빈 속에 한그릇 후루룩 들이키면 점심까지 든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이가 드니 옛날 기억이 떠 오르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부산 집에 가는 길에 옛날에 먹던 콩국을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서면 롯데백화점 옆 골목에 한군데 있다고 해서 찾아 갑니다. 길목 첫번째 포장마차에 '옛날 콩국'이라는 글이 써져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손님 없는 횡한 포장마차에 아주머니가 앉아 계시더군요.
작지도 크지도 않은 공기 그릇 하나에 3천원, 달달하고 구수하고 담백한 콩국물이 따뜻해서 좋습니다. 콩국에 들어 있는 찹쌀떡도 쫄깃하니 맛납니다. 아주머니께서 직접 만들었다고 하네요.
스무살에 먹던 그 콩국맛입니다. 겨울아침 빈속에 입김 날리며 먹어야 제 맛이긴 하지만 감회가 새롭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기도 합니다.
밥공기 크기 그릇에 가득 콩국을 부어 줍니다. 한그릇 3천원, 토스트와 먹으면 든든한 한끼가 되겠네요.
롯데백화점 옆 일방로 큰길에서 첫번째 포장마차 입니다.
스뎅으로 된 콩국통은 예전이랑 똑같은것 같습니다. 콩국 탱크 위쪽 손잡이는 몇바퀴 돌리는 것으로 가라앉아 있던 콩 건데기들을 잘 썩이게 하는 용도 입니다.
부산 롯데백화점에도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레고스토어'가 있더군요. 요즘 아이는 스타워즈에 푹빠져 삽니다.
스무살의 맛을 소환한 부산 옛날 콩국, 그냥 부산 콩국입니다.
집에 오니 어머니가 콩국을 만들어 놓으셨더군요. 이런 우연이... 베지밀 보다 열배는 더 진하고 걸쭉하고 고소한 콩국입니다.
부산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따뜻한 콩국, 겨울이면 더 그리운 콩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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