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봄꽃, 본격적인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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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야생화 성지 천마산

우리나라에서 봄 야생화볼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경북 보현산, 풍도 후망산, 강원도 곰배령, 함백산 만항재, 금대봉, 그리고 경기도 천마산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매년 봄이면 눈깜짝할 사이에 피었다 지는 봄 꽃을 보기 위해 야생화의 성지라 불리는 천마산을 자주 찾곤 합니다. 서울 에서도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곳이여서 허탕을 쳐도 그만입니다. 올해는 생각보다 날씨가 따듯해서 봄꽃들도 좀 일찍 피려나 해서 지난주 천마산을 찾았는데 생각과 달리 봄꽃은 아직이더군요. 복수초와 바람꽃 몇 개체만 겨우 보고 날짜를 다시 잡아 어제 3월 21일 다시 천마산 봄꽃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여기서 봄꽃이라고 함은 우리가 흔히 보는 매화나 개나리 벚꽃 같이 나무에서 피는 꽃을 말하는게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 중 99%는 그 존재를 알지도 보지 못하고 죽는다는 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앉은부채, 처녀치마같은 좀 체 보기 힘든 일년생 또는 다년생 초본의 꽃을 이야기 합니다.

천마산은 봄꽃 깨어나다 

이른 봄 잠깐 피었다 수분을 끝내 버리는 봄야생화는 개화 시기가 짧아 부지런히 발품을 팔지 않으면 놓치기 일수 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다시 찾은 천마산은 입구 부터 야생화를 찍는 작가님들도 여럿 보이고 군데 군데 꿩의 바람꽃이며 너도 바람꽃, 만주바람꽃 현호색들이 앙증맞게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했던 봄꽃 피크는 여전히 조금 이른 듯 해 보였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노란 복수초, 청노루귀, 본홍노루귀,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얼레지, 앉은부채, 미치광이풀, 처녀치마, 괭이눈과 이런 저런 제비꽃들을 한눈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천마산 봄꽃 피크는 다음주 부터가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천마산 봄꽃은 4월 첫주가 피크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여서 오늘아니면 다음에 또 오면 됩니다. 다음주면 4월 첫주가 되겠네요, 그 때 다시 천마산을 찾아야 겠습니다. 그때면 머릿속에 그렸던 천상화원이 눈앞에 펼쳐지겠죠. 

천마산 봄꽃은 오남저수지를 지나 팔현계곡 상류에 있는 다래산장가든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진입로 옆으로 서너대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휴일에는 자리를 차지하기 힘들어 다래산장가든에 점심 예약을 하고 주차를 한 뒤 가곤 했었는데, 이날은 가게가 문을 닫았네요, 그리고 3월 말까지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해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다래산장 조금 못 가서 식당이 한군데 더 있는데 이곳은 식당영업이 페쇄되어 주차장할 공간이 조금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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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분을 바른듯한 금괭이눈 입니다. 꽃받침 조각과 잎이 황금색이며 열매 모양이 고양이 눈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 입니다. 꽃이 너무 작다 보니 잎까지 노란색으로 만들어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번식 전략입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 갯버들입니다. 갯버들은 암수 딴그루로 암꽃나무에 피는 꽃은 연노랑이며 수꽃나무에서 피는 꽃은 붉은 수술이 나오며 노란꽃가루를 터뜨립니다. 

천마산은 야생화도 좋지만 계곡도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작은 폭포들이 계곡 곳곳에 층층이 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던 아내와 아이가 함께 동행했습니다.  

물에 떠 내려온 유리산누에나방의 고치를 주웠습니다. 

계곡 주변 바위틈에는 는쟁이냉이들이 입을 피우고 꽃대를 올립니다. 한 잎 뜯어 먹으면 매콤한 갓 향이 나죠, 그래서 산갓이라고도 부르기도 하고, 물김치를 담아 먹기도 합니다.   

는쟁이 냉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냉이 종류 중에는 고추냉이 다음으로 맵쌉한 맛이 나는 냉이 입니다. 

금괭이눈, 꽃을 자세히 보면 왠지 괭이눈과 닮아 보이지 않나요?

노란 분을 막 바르기 시작한 금괭이 눈입니다. 다음주면 얼굴 전체가 샛노랗게 되겠죠.

이녀석은 애기괭이눈입니다. 크기가 작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계곡옆 이끼 사이에 핀 애기괭이눈

간만에 산에 따라나온 아이입니다. 

잔잔한 물속, 잎맥만 남은 잎사귀들이 이채롭습니다. 

만주바람꽃 입니다. 미나리아재비과 만주바람꽃속의 여러해살이풀로 만주지방에 자라는 북방계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 에서도 자생하고 있습니다. 

바람꽃의 속명 아네모네(anemone)는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이라는 뜻 입니다. 

꿩의 바람꽃 입니다. 꽃이 활짝피기 전 꽃봉오리가 땅을 향하고 있는 모양이 꿩을 닮았다고 하네요. 

너도바람꽃 입니다. 너도 바람꽃이냐 나도 바람꽃이다...너도 밤나무, 나도 밤나무 처럼 이름앞에 '너도', '나도'라는 접두사가 붙은 이름은, 식물간의 관계가 유사하거나 멀지만 비슷하게 생기면 '나도', 너도'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합니다. 

점현호색은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종 입니다. 우리나라 중부 산지에서만 자생하는데 잎에 흰색 점들이 박혀 있어서 '점현호색'이라는 이름을 달았습니다. 

점현호색은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가 개화시기입니다. 

치렁치렁 치마가 길게 뻗은 처녀치마입니다. 잎이 땅위에 넓게 퍼진 모양이 주름치마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제 자주색 꽃잎이 봉긋나왔네요, 다음주가 개화기겠죠.

잎에 작은 거치, 톱니가 있으면 처녀치마, 없으면 숙은처녀치마라고 합니다. 이녀석은 톱니가 있죠.

수줍게 꽃잎을 내민 처녀치마 군락지 입니다. 

우리 아이는 오늘 바람꽃이며, 처녀치마같은 봄꽃을 처음 봤습니다. 99%가 못 보고 가는 그 봄꽃을 말입니다.  

앉은부채일까요?커다란 부채를 닮은 잎이 땅속에서 쑥 하고 튀어 올랐습니다. 

운 좋게 중의무릇도 한개체 찾았습니다. 꽃 줄기가 잎에서 뻗은 모습이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종일 천마산 봄꽃을 구경하고 내려가는 길, 계곡가에는 따뜻한 봄기운에 아주머니들이 탁족을 즐깁니다. 

"강아지 이쁘게 생겼네" 하고 살금살금 다가가다가  갑자기 사납게 어르렁 왕왕~짖는 소리게 깜짝 놀랍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답답한 봄, 코로나가 세상을 휩쓸어도 작은 봄꽃은 누가 보던 말던 피고 집니다. 모처럼 가슴 틔인 천마산에서의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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