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쉼터, 대관령 소나무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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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내어 가족들과 삼척으로 가는 중간, 대관령 옛길의 금강 소나무숲길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몇 해전 코로나로 마스크를 쓴 채 갔었던 기억이 있는 숲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그때의 기억을 살려 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가는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삼국시대부터 영동 사람들이 내륙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했던 대관령 고갯길에 있는 400ha, 120만 평, 축구장 570개 넓이의 100년 된 소나무숲입니다. 

 

이곳은 국유림으로 문화재 복원용 목재생산림으로 위해 보호됐다가, 2018년 100여 년 만에 일반에 개방됐고, 2021년 5월1일 지리산 둘레길, 백두대간트레일, DMZ펀치볼 둘레길, 내포문화숲길, 울진금강소나무 숲길, 대전둘레산길, 한라산둘레길, 속리산 둘레길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숲길로 지정됐습니다.   

 

대관령을 넘는 세가지 방법

대관령 소나무 숲길을 가기 위해서는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IC로 빠져나와 대관령 휴게소에서 구불구불한 (구)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어흘리까지 내려와야 합니다.

 

 이 도로는 1917년 조선총독부가 수탈을 목적으로 대관령 정상에서 강릉 성산면까지 낸 신작로 인데, 1975년 확장 포장해 영동고속도로를 개통했습니다. 하지만 구절양장 같은 아흔아홉 굽이 길이 어지러울 만큼 험난해 "마의 99고개"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였습니다. 내리막 경사에 도로 자체가 워낙 구불구불해 교통사고 사망률로 악명이 높았다고 합니다. 특히 겨울철 폭설에는 도로가 마비되는 일이 다반사였던 이 도로가 2001년 횡계-강릉 간 7개의 터널이 뚫리면서 비로소 강릉까지 직선화가 됐습니다. 

 

이렇게 선조가 넘었던 대관령 옛길은 등산을 위한 산객들 차지가 됐고, 일제가 만든 (구)영동고속도로는 바쁠 일 없는 운전자들과 대관령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길이 됐습니다. 

대관령 소나무숲길

대관령 소나무숲길 트래킹

광활하게 넓은 어흘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여기에 차가 몇대 없다면 삼포암 주차장까지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소나무숲길 트래킹은 삼포암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대관령 소나무숲길 지도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삼포암 주차장에서 삼포암- 솔숲교-대통령쉼터-노루목이를 거쳐 삼포암으로 원점회귀하는 6.3km의 숲길로 2018년 일반에 개방됐습니다. 시간은 넉넉잡아 3시간 정도입니다. 

 

주차장을 지나면서 부터는 계속 물소리를 따라 이어지는 계곡길입니다. 대관령 능경봉과 제왕산 자락에서 흘러나온 물이 계곡을 이루고 계곡이 마을에 닿을 때 즈음 3개의 폭포가 있어서 삼포암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삼포암을 지난 물은 강릉의 남대천을 거쳐 동해와 합류합니다.  

 

삼포암

전국 명소에는 빠지지 않고 볼 수 있는 각자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돈 많고 시간 많은 양반들이 경치 좋은 곳에서 풍류를 즐기고 석공을 불러 이름을 새기는 것이 유행이었나 봅니다.  

 

삼포암

삼포암 폭포

 

삼포암

시원한 계곡에 발 담그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부럽습니다.    

대관령소나무길

솔숲교를 건너면 본격적인 소나무숲길이 시작됩니다. 대관령을 기점으로 영서지역의 숲은 주로 참나무, 자작나무같은 활엽수가 지배하고, 영동지역은 소나무숲이 발달해 있습니다. 

100여 년 전 조림한 소나무들이 이제는 어엿한 목재로 성장한것 같습니다. 

숲길 중간에 강릉시내와 경포대가 잠깐 조망되기도 합니다. 

대관령소나무길

숲길은 대관령 자연휴양림을 끼고 이어집니다. 

금강송정 뒤로는 금강소나무 후계림 조성을 위해 2005년 직파한 금강송 묘묙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조림된 숲이기에 번식도 인공적으로 해야 하나 봅니다. 소나무숲 어디에도 어린 소나무가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수리부엉이 깃털

수리부엉이 깃털을 주웠습니다. 얼룩무늬가 부엉부엉 하네요. 

 

갈색 사마귀

이 사마귀는 벌써 색깔이 갈색입니다. 갈색 나무에 붙어서 카멜레온처럼 색깔을 바꾼걸까요? 

대관령소나무길

8월의 대관령, 영동쪽은 정말 습하고 더운 것 같습니다. 땀이 줄줄줄, 손수건이 흠뻑 젖습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명품 금강소나무숲길을 호젓하게 걷습니다. 

대관령소나무길

소나무숲길에 오래되고 버려진 듯한 무덤들이 10기 이상은 보입니다. 그중에서 유독 이 무덤만 문인석에 망주석, 묘비며 재단이 온전합니다. 이 무덤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 첫 국가숲길을 걷다.

강원도 영동과 영서의 관문인 대관령 옛길을 따라 동해쪽으로 굽이굽이 내려 가다보면 어흘리에서 부터 백년 수령의 소나무 숲이 나타납니다. 이 숲은 1922년~1928년 일제강점기에 소나무 종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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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소나무길

도둑재를 넘어 대통령쉼터가 나오면서 지금까지 하늘 높이 쭉쭉 뻗던 소나무들과 달리 무서울 만큼 사나운 수형을 띤 소나무군락이 나타납니다. 이 소나무군락은 조림되지 않고 원래부터 이곳에 살았던 소나무가 아닐까 추측되어집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전망대에 오르면 강릉시내가 조망되면서 뻥 뚫린 시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파란 동해바다와 초록의 소나무가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전망대 끝 부분은 앞으로 살짝 뻗어 있어 스릴있습니다. 

멀리 손에 닿을 듯 강릉시내와 경포호와 푸른 바다가 조망되네요. 초록과 파란색이 더운데 시원합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V자 형태로 길에 나와 있는 전망대입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오늘같이 더운날 숲길과 산행 그 중간정도의 길을 걷느라고 고생했습니다. 힘든 구간은 이제 끝, 여기서부터는 하산입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표정에 힘듦이 그대로 보입니다. 앞으론 여름에 절대 산에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대통령의 쉼터, 노무현 대통령께서 앉으셨던 바로 그 자리 입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금강송 숲을 조망할 수 있는 의자와, 적당한 바람도 불어와 길게 한숨 쉬어 갑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께서 2007년 4월 28일 이곳에 방문했습니다. 대통령께서 앉으셨던 자리에서 사진도 찍고 다리 쉼을 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려 봅니다. 

한참? 을 쉬었다가 하산 합니다. 붉은 금강소나무들이 날이 더운지 오늘따라 더욱 붉은빛을 냅니다. 

대관령소나무길 금강소나무군락

불타오르는 듯한 적송, 금강소나무 입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대통령 쉼터를 내려 오면 얼마가지 않아 풍욕대가 나오는데, 바람이 지나가는 바람골인가 봅니다. 

대관령소나무길

시원한 바람만 불어대는 풍욕대의 모습입니다. 대통령 쉼터에서 충분히 쉬었으니 풍욕대는 패스합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내려가는 발걸음은 한결 가볍지만, 그것도 잠깐 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가다 보니 숲길 너머로 차소리가 붕붕 들립니다. 대관령 (구) 영동고속도로가 가까이 있나 봅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내려가는 내내 인상을 쓰고 왕짜증을 냅니다. 업어 줄 수도 없는 노릇, 별 수 없이 자기 발로 한걸음 한걸음 내려와야죠.

대관령소나무길

휴양림 차도가 나올 때즈음엔 쓰러지기 직전입니다. 가지고 왔던 물도 이미 바닥났습니다. 이제 정말 몇 분 안 남았습니다.  

대관령소나무길

마지막 힘을 짜내 걸어갑니다. 얼굴은 오만상을 다 쓰면서...

대관령소나무길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삼포암 계곡과 만납니다. 그리고 오분 정도 더 내려가면 오늘의 소나무숲길 여행은 끝이 납니다. 오늘 얻은 한 가지 교훈은 '초복부터 말복 사이에 등산, 특히 영동의 산은 무지무지 덥다'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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