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해설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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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해설가에 관하여...

밑에 있는 '은날개 녹색 부전나비'는 한창 숲공부에 빠져 있을때 그렸던 세밀화 가운데 가장 잘그렸다고 생각되는 저의 그림입니다. 컴퓨터 잡동사니 폴더를 뒤지다 발견한건데요, 벌써 3년이 됐다니 시간 참 빨리 갑니다. 

 

산정에서 숲해설가를 생각하다

제가 처음 숲에 들어갔었던 계기는 등산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산에 다니다가 결국에는 전문등반, 암벽까지 했었죠, 십년 정도를 신나게 산에 다닌 후 즈음 일까요? 차츰 산 정상이 아닌 내 주위의 이름 모를 풀이나 나무같은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산 정상을 오르는 행위보다 그 속에 살고 있는 뭇생명들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찾아간 '숲연구소'에서 한달동안 9강 25시간의 생태아카데미 입문과정을 마친 후, 40명을 뽑는 '전문가 과정'에 들어가기 위해 한시간동안의 면접을 통해 '숲생태아카데미 전문가과정'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전문가 과정은 이론강의 81시간, 현장강의 79시간, 총 160시간을 8개월 동안 이수 해야 산림청에서 주는 '숲해설사'자격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봄꽃들이 막 피기 시작할 무렵에 시작된 전문가 과정은 일주일에 두번, 퇴근후 두시간씩 강의실에서 이론을 배웠고 토요일에는 궁궐과 근교 산과 들로 나가서 자연생태와 숲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습니다. 이름 모를 풀꽃 하나 하나마다 존재이유를 알아가며 다른 생명들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가는 즐거움은 어느때 보다도 값진 경험들이었습니다. 8개월을 함께 하며 머리를 맞대고 땅바닥에 납작 업드려 작은 생명들을 돋보기로 지켜봤던 마흔명의 동기들은 인생에서의 소중한 동무들이자 선배들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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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치악산 성황림에서 이장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교육생 들의 모습입니다. 얼굴에 '행복'이라는 글이 써 있습니다. 

 

 

 

 

교육생들이 함께 한 곰배령에서의 여름 MT입니다.

 

 

곰배령 강선마을 숙소앞 징검다리에 선 기수 동기들 입니다. 

 

 

수많은 과제와 모듬 활동, 그리고 평가들이 때로는 바윗돌같은 중압감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라는 자괴감도 들었지만, 지나고 나서 보니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의 진통이 아니었나 생각되더군요. 

 

그런데 숲아카데미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받았다고 당장 전문가가 되는건 아니었습니다. 1년 가까운 입문과정과 전문가과정 동안 배운것들은 단지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배운것이더군요. 수료후에도 세밀화과정과 들풀 과정을 새로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수 동기들과 한달에 한번씩 모여 풀꽃과 나무들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함께 수료한 선생님들중 일부는 수목원이나 휴양림에서 숲해설가로 활동하시고, 숲유치원에서 숲놀이강사가 되기도 하셨습니다. 저 또한 동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숲체험 프로그램을 두 해 정도 맡아서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숲속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 주는 것 만큼 소중한 보람은 없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아파트 화단에 제비꽃들이 보랏빛 꽃을 피웠더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이 자리에 올망졸망 제비꽃 무리가 지천이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나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자연은 잊지 않고 올해도 피어나 나에게 말을 건네고 손짓합니다. 나 좀 봐달라고요~ 

자연은 고마운 존재라는것을 다시금 깨닫는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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