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자작나무숲에서 느끼는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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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와 신령의 기운이 감도는 인제 자작나무숲 

설악으로 가는 44번 국도에서 빙어축제장을 지나면 '원대리자작나무숲' 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여기서 동아실쪽으로 10km 정도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본격적인 인제 원대리자작나무숲의 입구가 나타납니다. 

원대리자작나무숲은 입구에서 3.2km, 1시간 정도를 더 올라가야 하는 원대봉(684m)자락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으로 인제국육림관리소가 1970년대부터 1995년까지 자작나무 69만 그루를 심었던 곳입니다.   

2008년 인제 자작나무숲에 아이들의 숲체험을 위한 '숲속유치원'을 열면서 차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 했습니다.

자작나무 숲에는 원두막과 자작나무로 만든 움집 같은것이 설치되어 있는것 외에는 별다른 시설이 없습니다. 그리고 자작나무숲을 돌아보는 트래킹 코스는 세개가 있는데, 1코스는 자작나무코스, 2코스는 치유코스, 3코스는 원점회귀할 수 있는 탐험코스 입니다. 그리고 자작나무숲을 방문하는 99%의 방문객이 1코스만 돌아보고 내려갈 정도로 자작나무숲의 모든 엑기스가 이곳에 다 들어 있습니다.   

인제 원대리자작나무숲 탐방기

저는 2012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방문인데, 넓은 주차장 세곳과 탐방데크, 벤치 등이 만들어지고 주차장에 가득찬 관광버스와 승용차를 보니 자작나무숲의 대단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더군요.

원대리자작나무숲을 찾는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주차장에 내리면 바로 자작나무숲이 나타날거라고 생각하는데, 큰 착오 입니다. 자작나무숲은 입구에서부터 한시간 정도 비탈진 임도길을 올라야 합니다. 그나마 산길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3,2km를 오르는 일이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겨울이면 임도길은 빙판으로 덥혀 위험하기 까지 하니 준비 없이 갔다간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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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리자작나무숲 입구 맞은편에는 대형버스 주차장이 있고 위와 아래에 승용차 주차장이 두군데 있습니다. 주말이면 주차장은 삽시간에 꽉 차고 차도변에도 길게 차들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한시간의 트래킹을 해야 볼 수 있는 곳 입니다.

자작나무숲 입구 입니다, 입장료는 없지만, 입산가능 시간과 기간을 확인하는게 우선 입니다. 봄,가을 건조기에는 입산통제되니 확인한 후 방문 해야 합니다.  

자작나무숲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산신고부터 해야 합니다.

겨울철 자작나무숲 가는길은 눈이 얼어붙은 빙판길 입니다. 초입에는 아이젠 판매 및 대여를 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도시형아이젠으로 대여료는 4천원, 판매는 하지 않는것 같더군요.

운동화나 구두에도 착용가능한 도시형 아이젠 입니다. 시중에 2,500원 정도 하는데 대여료가 4천원 입니다. 반환은 자유롭게...

짚신형 체인젠입니다. 요즘 대세죠

웨빙을 묶어야 하는 엄청 오래된 골동품 아이젠 입니다.

4발짜리 아이젠으로 신발 중간에 위치해서 걷기에 상당히 불편하긴 하지만, 없는것 보다는 백배 낫죠.

요즘 좀 더 작게 나온 4발 아이젠인데 신고 벗기가 편하게 라쳇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짚신형 체인젠이 대세인가 봅니다. 

자작나무숲으로 올라가는 굽이굽이 고갯길의 응달은 빙판길 입니다. 전체 3.2km에서 반 정도가 결빙구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빙판길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운동화에 아이젠도 없이 올라가고 내려 옵니다. 엉금엉금 밧줄을 붙잡고 갈 수는 있지만, 특히 하산시에 낙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반짝반짝 유리처럼 미끄러운 빙판구역 입니다.

오르는 길 옆으로 드문 드문 자작나무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젠이 없다면 스틱이라도, 아이젠이 없는 사람들은 스틱도 없겠죠?

오르는 길 중간중간에 다리쉼을 할 수 있는 벤치가 있습니다. 겨울에는 따뜻한 차가 최고입니다. 사진은 향이 좋은 천일홍차 입니다.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자작나무의 수피가 벗겨지고 파이고, 낙서장이 되서 울고 있답니다.

고갯길 햇이 잘드는 구간은 얼음이 없습니다.

한시간을 걸어 자작나무숲에 도착했습니다.

화장실도 있습니다.

드디어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 눈 아래 펼쳐 집니다.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타는 자작나무, 자작나무의 수피가 이리도 흰색을 띠고 있는 이유를 아시나요?

궁금하면자작나무수피가 흰색인 이유.

 원대리 자작나무숲 소경

자작나무숲 유치원 입니다.

자작나무 움막집 입니다.

자작나무의 모습은 사계절 중에 겨울, 흰 눈이 있을때가 가장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자작나무과의 특징인 여덟팔자 모양의 지흔, 지흔은 가지가 자랐던 흔적입니다.

흰 눈밭에 누워 하늘까지 뒤덥은 자작나무를 올려다 봅니다.

우리의 머리 위에는 이런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 집니다.

자작나무에서 떨어진 씨앗들 입니다.

오늘이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비닐을 덥어쓰고 식사를 하는가 봅니다. 예전에는 김장비닐을 사용했는데 요즘은 기성품으로 만들어져서 판매가 되고 있더군요.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웨딩사진, 인생사진을 찍는 출사지로도 유명한 곳 입니다. 커다란 카메라와 렌즈를 맨 한 무리의 사진동호회도 만났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예비 신랑신부도 만났습니다.

요즘 어느 관광지를 가던지 낙서가 문제죠, 하얀 자작나무를 보면 웬지 뭔가를 쓰고 싶긴 합니다.

누가 진한 뽀뽀를 하고 갔습니다. 자작나무가 좋아할까요?

낙서나 뽀뽀 정도는 애교로 넘어갈 수 있지만, 이건 좀 너무 했군요, 수피를 반듯하게 잘라 갔습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그 반대입니다. 숲을 보는 것 보다 나무를 보는 것이 더 좋더군요. 원대리와 가까운 인제 수산리의 자작나무숲은 이곳과 반대로 멀리서 숲전체를 바라보는것이 훨씬 좋습니다.

올 겨울이 가기전에, 흰 눈이 사라지기 전에 인제 자작나무숲에서 인생사진 한 장 남겨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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