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산에서 먹고 마셔야 할 것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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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피해 간 방태산

정감록은 조선시대 이후로 민간에 널리 유포된 예언서 입니다. 이 예언서에는 환란이 생겼을때 3둔 5가리로 들어가면 난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3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월둔,달둔을 말하고, 5가리는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의 연가리,명지가리,아침가리,곁가리,적가리를 이야기 합니다. 

코로나라는 재앙같은 역병이 전세계에 창궐하는 지금이 바로 '3둔 5가리'로 가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이곳은 지금도 오지에 속하지만 도로가 없었던 조선시대 에는 나라에 전쟁이 났어도 모르고 지날 정도로 오지중에 오지였다고 합니다. 

이번 여름 휴가의 테마는 '코로나로의 탈출' 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피장처 중에 한 곳인 방태산 자연휴양림 아래 '적가리계곡'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첫째날은 곰배령을 올랐고, 둘째날은 '방동약수'와 '아침가리골' 트래킹을 합니다. 

한국의 명수 '방동 약수'

강원도 점봉산과 방태산 사이, 3둔 5가리 우리나라 대표적인 '피장처' 중에 한곳인 아침가리로 갑니다. 아침가리로 가기전에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한국의 명수'로 불릴 만큼 효험이 있는 신비의 약수 '방동약수'입니다. 방동약수는 철분과 망간 불소, 탄산이 있어 톡 쏘는 맛이 인상적이며 특히 위장병 치료에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워낙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서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지만 십 수년 전 만해도 약수터 바로 아래 건물들은 위장병 환자들이 한두달씩 머무르면서 병을 치료하던 민박집으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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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방동약수가 나타납니다. 지금이야 바로 앞까지 차도가 있었지만, 도로가 없었던 몇 십년 전만해도 이곳은 오지 중에 오지였던 곳이었습니다. 300년 전 한 심마니가 산삼을 캔 자리에서 약수가 쏫았다고 할 정도로 오지였죠.         

여느 약수터 처럼 약수물의 양이 많지 않아 1인당 패트병 2개, 물통 작은것 1개 이상은 금지라고 써 붙여놨습니다.  

물맛도 최고지만 강원도의 제대로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한번쯤 찾아가 봄직하다고 하네요. 

아침가리골 트래킹

아침가리골은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있는 계곡입니다. 아침가리골 트래킹은 방동약수에서 부터 시작해도 되고. 방동리고개에서 시작해도 됩니다. 계곡트래킹을 하지 않고 원점 회기할 계획이라면 방동리고개까지 차로 가는 편을 추천합니다. 방동약수에서 방동리고개까지는 3km 도보로 30여분이 걸립니다. 또한 이 구간은 백두대간 트레일이 지나는 구간으로 자연휴식년제와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사전에 출입 신청을 해야 하지만, 조경교를 넘어 가지 않는 사람은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출입이 가능합니다. 

7.8월이 최적기인 아침가리골 계곡트래킹은 조경교에서 부터 시작해 진동2교에서 끝이 납니다. 산길과 계곡을 건너 다니면서 6km, 3~4시간이 걸리는 계곡 트래킹으로 사람들이 쉽게 올 수 없는 곳이니 만큼 아직까지는 자연 그대로를 느낄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방동리고개에서 조경동까지 구간은 '방동리 트래킹 코스'라고 합니다. 이 구간은 6km거리로 갔다 오려면 3~4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 입니다. 

약한 비가 스치듯 내리다 멈추길 반복 합니다. 가끔은 뻥 뚫린 하늘을 보여주기도 하는 밝은 흐린날 입니다. 6km 방동리 트래킹 코스는 오늘만은 우리가 전세를 냈습니다. 여유롭고 한적하기 그지없는 숲길을 사부작 사부작 걸어 내려 갑니다.

방태산 방동막국수

몸에 좋은, 특히 위장에 효험이 있는 방동약수를 목 끝 까지 들여 마시고 적당한 트래킹으로 운동도 했습니다. 그리고 방태산에 오면 꼭 가야 할 그곳, 방동막국수에 갑니다. 

십수번을 이곳에 왔지만, 방태산 주변에는 손두부와 막국수 외에는 딱히 내세울 먹거리가 없는것 같습니다. 겨울에는 따끈한 손두부가 좋다면 여름에는 시원한 막국수가 제격이죠. 방동막국수는 2007년에 처음 봤는데... 올때마다 규모가 점점 커지는것 같습니다. 지금은 관광버스가 수십대나 들어올 수 있는 큰 주차장까지 있네요. 맛있어서 입소문이 제대로 났나 보네요.

일단, 방동막국수는 소박합니다. 양념장에 무채, 달걀반쪽, 깨소금이 전부 입니다. 그리고 가격도 쌉니다. 요즘 어디가서 6천원짜리 막국수를 먹을 수 있을까요? 수육도 15,000원, 감자전이 3,000원 입니다. 전메뉴 다 시켜도 부담없을 정도로 쌉니다. 

맵지 않아서 아이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양념입니다. 테이블에 있는 들기름 쳐서 쓱싹 쓱싹 비벼서 비빔으로 먹다가 육수 부어서 물막국수로도 먹습니다. 질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툭툭 끊어지지도 않는 딱 중간 정도의 면발입니다. 강원도에서 한손안에 꼽히는 막국수 입니다.  

바삭하면서 쫄깃하면서 몽글뭉글한 감자가 맛있습니다. 감자가 지천인 강원도에서만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감자전 입니다. 

인적 없는 숲길과 계곡, 호젓한 시골 풍경, 여기서는 악랄하게 서로를 옭아 매는 코로나 마저도 여유를 부리는 것 같습니다. 양 팔 번쩍 벌려 큰 숨  푹 들여 마실 수 있는  들숨과 날숨의 소중함과 간절함까지 기억되는 날 입니다. 

방태산 적가리골에서의 여름

방동약수-아침가리골 트래킹-방동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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