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리 막국수 긴 줄을 즐기는 방법
아이가 얼마전에 먹었던 고기리 막국수 노래를 부릅니다. 거리도 꽤 있고 게다가 주말이면 대기시간까지 만만찮아 쉽사리 엄두가 나지 않는데 말입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그리 먹고 싶다는데... 용인으로 출발합니다. 대충 집에서 40분이면 도착 할것 같습니다. 주말이라 고기리 골짜기로 들어가고 나오는 차들이 많습니다. 드디어 고기리 막국수집 도착, 식당 주차장은 만차, 조금 위쪽 큰 주차장에는 차를 못 세우나 봅니다. 유턴해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번호표를 뽑아 봅니다. 1시간30분 대기...
점심시간도 훌쩍 넘은 3시에 한시간반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식당안 대기장소에는 사람들로 가득, 다들 마스크 끼고 휴대폰만 쳐다 봅니다. 앉을 자리도 없어서 밖으로 나옵니다.
한시간반을 어디서 무엇을 할까 하고 고민하다. 동네나 한바퀴 돌아 볼까 합니다. 발길을 옮겨 위쪽 마을로 향 합니다. 캠핑장이 있는지 큰 텐트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니 바베큐 식당이네요. 텐트안에서 캠핑분위기를 느끼며 바베큐를 먹는가 봅니다.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길가와 달리 안쪽에는 조용한 타운하우스가 많습니다. 군데 군데 논밭도 보입니다. 도심 타운하우스와 시골이 적절히 잘 어울려 있는 곳 입니다.
대마도 정벌의 영웅이 고기리에 있다니?
조금 더 마을 안쪽으로 이동하니 '이종무 장군묘'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입니다. 이종무 장군... 귀에 익은 이름인데 정확히는 모릅니다. 어차피 할 일도 없어 시간떼우는데 가 보기로 합니다.
천천히 걸어서 10분 정도 올라가니 이정표가 또 나옵니다. 이정표 앞에는 새로지은 기와집이 있습니다. 기와집 안쪽에 무덤이 있나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네요. 여기서 산으로 320미터를 더 가야 되나 봅니다.
은근히 숲이 조용하고 정갈합니다. 사람의 손이 덜 탄 숲입니다. 데크같은 인공물도 없고 자연그대로의 오솔길에 조림되지 않은 자연숲 입니다. 그래서 꽤 마음에 듭니다. 숲길에서 만난 철쭉이며 애기나리꽃, 붉은 병꽃, 제비꽃과 이제 막 싹을 올리는 관중까지... 마을 뒷산 치고는 꽤 훌륭한 숲입니다.
15분 정도 완만한 숲길을 걸으니 마스크로 막혔던 숨통이 뻥~하고 터지는것 같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긴 숨을 쉬어 봅니다. 특히 사람이 없어서 더 좋습니다. 마스크를 내리고 숲속 가득한 공기를 몸 속 끝가지 밀어 넣어 봅니다.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 바로 이종무 장군 묘소가 나타납니다. 바로 대마도를 정벌했던 그 유명한 이종무 장군입니다.
대마도 정벌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세종1년)1419년 5월 왜구가 조선 서해안을 따라 명의 요동까지 북상하며 약탈과 살육을 일삼자 태종의 주도아래 227척의 배에 1만 7,285명의 군사를 동원, 이종무 장군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해 대마도 정벌을 보냅니다.
조선군이 대마도에 도착하자, 조선군의 배를 귀환하는 왜선으로 착각한 대마도인은 조선군의 기습으로 114명이 죽고 변변한 전투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마을을 버리고 도망가버립니다.
해안 마을을 장악한 이종무장군과 정벌군이 마을과 선박을 불살라 초토화 시킵니다. 그리고 포로로 억류중이던 명나라 사람들도 구출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지금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이후 이종무 장군은 각 부대장들을 모아 제비를 뽑아 걸린 3개부대를 왜구들이 도망간 섬안쪽으로 진격시킵니다.
제비뽑기에 운 없이 걸린 3개 부대는 왜구의 기습공격에 걸려 전멸하게 됩니다. 그 이후 정벌군은 섬 안쪽으로 공격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해안가에서 한동안 대치만 하다 약탈 나간 왜구들이 돌아올 시기가 다가오자 대마도에서 철군하게 됩니다.
귀환한 이종무 장군과 정벌대는 구출한 포로 및 대마도 초토화 전공을 내세워 대마도 정벌이 성공적이라고 보고합니다. 영웅이 되어 이종무는 찬성사로 진급하고 병사들도 상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제비뽑기의 진실이 밝혀지게 되어 이종무 장군은 상원땅으로 유배를 가게 되면서 대마도 정벌은 끝이 나게 됩니다.
만일 이때,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를 제대로 점령했더라면, 그리고 조선이 관리를 보내 직접 지배했다면 대마도가 조선의 영토가 됐을 수도 있고 임진왜란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모르는 대마도 정벌의 진실 입니다.
보통 할미꽃은 볕이 잘들고 건조한 남사면의 풀밭이나 무덤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꽃 입니다. 조상의 무덤가에 할미꽃이 있다면 묫자리를 제대로 잡은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에는 시신을 매장할때 석회를 많이 쓰는데 그 때문에 할미꽃이 무덤가에 많이 난다고도 하죠.
그런데 할미꽃이 석회질을 좋아하는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석회질이 많은 절벽에서 자라는 동강할미꽃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죠.
이종무 장군의 무덤을 둘러 보고 내려 오는 돌계단 입니다.
숲길을 빠져 나오니 문자가 오네요. 5팀 남았다고 9분 정도만 대기 하면 된다고 합니다. 한 시간반 대기라고 해서 마음 단단히 하고 있었는데 시간을 번 느낌 입니다.
막국집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엄청 납니다. 테이블 3개만 나면 입장인데 길게만 느껴집니다.
오늘도 역시 들깨막국수, 비빔,물, 수육 한접시 주문합니다.
비빔막국수 한그릇 해치우고 다시 물막국수 사리추가 합니다. 정말 고기리 막국수를 좋아하는 봅니다.
고기리 막국수 사리는 그냥 면만 나오는것이 아니고 똑같이(배만빼고)새로 한그릇 으로 나옵니다. 반 가격에 한그릇 더 추가하는 셈이죠. 그리고 들깨기름 막국수는 추가사리가 없습니다.
창밖에는 여전히 대기하는 사람들로 가득하고요. 저에게 한시간 대기는 사실 참기 힘든 시간입니다. 하지만 근처 숲길 한번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어서 오히려 행복했던 대기였던것 같습니다.
고기리 막국수덕에 숲길 산책도 하고, 맛있는 막국수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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