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맛집, 평양냉면 부원면옥

남대문 평양냉면 맛집 부원면옥

오늘은 아는 사람들만 찾는다는 남대문 시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평양냉면 맛집 부원면옥을 찾았습니다. 번잡한 시장통의 허름한 골목 2층에 있는 부원면옥은 흔한 시장냉면 정도로 치부해 버리에 너무 안성맞춤인 외관입니다. 하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비로소 60년 한자리를 지켜온 평양냉면의 진가가 드러나게 되죠. 

 

서울에는 3대 평양냉면으로 추켜세우는 의정부 계열의 필동,우래옥, 을지면옥 (현재 영업중단) 이 오랫동안 절대강호의 주인임을  자처하고 그 뒤로 장충동 평양면옥, 오류동 평양면옥, 동무밥상, 남포면옥, 서관면옥, 정인면옥, 봉피양 등의 신흥세력들이 강력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남대문 부원면옥은 시장통이라는 위치적 열세때문일까요? 60년의 전통과 맛에 비해 그 진면목이 아직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은 강호의 숨은 고수, 은둔 식 달 같은 평양냉면집입니다. 

 

변방의 평양냉면 부원면옥  

 

부원면옥은 강호의 변방에서 오랫동안 은둔하며 조금씩 내공을 쌓아온 마이너 평양냉면의 대표 주자 입니다. 요즘 평양냉면 한 그릇이 평균 1만 3천 원 에서 1만 6천 원까지로 냉면 먹기가 겁날 정도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남대문 시장 깊숙한 곳의 부원면옥 평양냉면은 한 그릇 1만 5백 원입니다. 이 정도면 요즘 같은 미친 물가에 가성비 평양냉면집이라고 불릴만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맛까지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입니다.  

부원면옥은 다른 평양냉면과 달리 돼지고기가 고명으로 올라 옵니다. 소 사골 육수에 돼지고기를 넣고 삶아내 국물이 달작하고 고소한 게 특징입니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출구에서 도보로 3분 옷가게 골목으로 들어가면 2층에 간판이 보입니다. 

영업시간은 11시부터 저녁8시, 라스트오더는 7시 40분, 동절기 1,2,11,12월 매주 일요일 휴무, 3~10월 1,3,5주 일요일 휴무

 

계단을 올라가면 식당 입구에 녹두전을 부치는 조리대가 나타납니다. 고소한 기름냄새와 향긋한 녹두전의 냄새로 손님들을 유혹하는 냄새 마케팅인가요?  

 

직접 짜낸 돼지기름에 바삭하게 구운 녹두 빈대떡도 일품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혼자라 다음을 기약 합니다. 

 

넓지 않은 가게 안에는 주로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들이 많았는데, 딱 봐도 오랫동안 단골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가게 벽면에는 셀럽들의 사인들이 붙어 있고, 메뉴판에는 물냉면 10,500원 비빔냉면 11,000원 빈대떡 5,500원, 제육무침과 닭무침 같은 메뉴가 있습니다.  

 

사방 벽면에는 각종 매체에 나온 부원면옥 기사들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부원면옥에 붙어 있는 백년가게 인증서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조업을 제외한 소상인 및 소·중기업에게 수여하는 인증 이라고 합니다. 부원면옥은 1960년에 문을 열었으니 벌써 64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노포 중의 노포입니다.  

 

시장통 냉면집처럼 비주얼이 좀 터프 합니다. 그리고 부원냉면은 따로 반찬이 나오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돼지고기 편육과 무절임, 오이절임, 완숙달걀이 고명으로 올라옵니다. 아삭하고 향긋한 오이절임이 평양냉면과 정말 잘 어울립니다.  

 

고구마 전분이 많이 들어간 면은 투명하고 윤기가 나면서 살짝 쫄깃한 편이며 달큰하면서 상큼 짭조름한 육수가 갖가지 고명과 정말 잘 어울립니다.  두껍게 썰어 낸 편육은 보기와 달리 부드럽고 육미가 좋았습니다. 

 

평양냉면 먹을때 보통 고기 고명은 남기는 편인데 부원면옥 평양냉면은 남기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깔끔하게 비웠습니다. 

 

부원냉면 맛있게 먹고 바로옆 남대문 수입상가 지하에 위스키 구경하러 떠납니다. 세상의 모든 위스키가 있는 곳 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