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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노포 맛집, 할매집 회국수

나만몰랐던맛집 by 심심한사람 2024.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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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국수 원조, 70년 전통 할매집 회국수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부산 할매집 회국수, 진한 향수가 베여 있는 부산의 오래된 노포 국숫집입니다.

 

부산 남포동 뒤쪽 광복동 골목에는 정말 많은 노포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한 자리에서 64년을 지켜온 노포 중의 노포, 할매집 회국수를 찾았습니다.  

 

할매는 어린 시절, 나의 할머니를 '할매'라 불렀던 유년기의 애절한 향수가 서린 서글프면서도 친근한 단어 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할매집 회국수집에는 메인 회비빔국수에, 회가 없는 비빔국수, 온국수, 냉국수 등에 김밥을 곁들여 파는 특별할 거 없는 국숫집입니다. 

 

국수를 시키면 진한 멸치 다시에 보통의 소면보다는 조금 굵은 쫄깃 국수를 양푼그릇에 담아 줍니다. 내부 인테리어에서, 낡고 쭈그러진 그릇들에서 이 가게의 켜켜이 묵은 시간들을 느낄 수 있어서 제대로 노포에 온 느낌입니다. 그리고 어릴 적 우리 할매가 쓱싹 비벼주시던 뻘건 초고추장 국수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부산 맛집, 할매집 회국수 

부산 할매집 회국수는 1951년 한국전쟁 때 영도 남항동 선창가에서 개업해 비빔국수에 가오리회를 넣어 인기를 끌었고, 1960년 남포동 현재 위치로 이전해 오늘까지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 후, 식량사정이 형편없어서 UN에서 밀 등의 식량을 원조받아 본격적인 분식이 한국인들의 밥상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국수는 저렴했고, 물에 삶아 삶아 간단한 양념만으로도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간편한 국민먹거리가 됐습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쫄깃한 국수 한주먹에, 참기름 고추장 양념, 싱싱한 가오리회에 깨소금이 침샘을 간지럽힙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현재 할매집 회국수가 있는 자리가 일제강점기 때 '행좌'라는 부산 최초의 영화관이 있었던 자리라고 합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1903년 영화가 처음 상영된 부산 최초의 극장 '행좌'는 부산영화의 모태가 된 곳이기도 합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국숫집에 들어가면 가운데 크게 자리 잡고 있는 U자 테이블에 시선이 압도됩니다. 사람이 많을 때는 안쪽으로도 들어가서 모르는 사람과 마주 보고 국수를 먹을 수 도 있습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반찬

밑반찬은 당연히 빨간 깍디기 한 접시가 전부입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메뉴

메뉴는 회국수, 회비빔밥, 비빔국수, 온국수, 냉국수, 콩국수에 김밥

굴러먹던 찌그러진 양은그릇에 진하고 시원한 멸치다싯물을 따라 줍니다. 저는 세 그릇이나 마셔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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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할매집 회국수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양푼이에 국수 한주먹, 가오리회, 상추에 양배추, 미역 고명이 올라갑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매운 양념

청양고추로 맛을 낸 양념은 순한 맛과 매운맛 둘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사장님은 반반을 추천하네요.

부산 할매집 회국수

저는 맵찔이라 매운 건 질색, 순한 맛을 쭉~짜서 비벼 봅니다. 매운맛은 정말 엄청 맵다고 합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빨갛게 맵디 매울 것 같은 비주얼인데 순한 맛은 그다지 맵지 않아서 좋습니다.  할매집 회국수는 쨍하게 맛있는 포인트는 없습니다. 하지만 은근히 기억 속에 남는 그런 회국수입니다.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어울리는 회국수입니다.  

부산 할매집 회국수

회를 좋아하지 않는 아들이 시킨, 냉국수

광복동 먹자골목

 

국숫집을 나와 광복동 국제시장 먹자골목으로 올라가 봅니다. 할매집 만큼이나 오래된 좁은 골목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붐빕니다. 구루마에는 만두며 찌짐이며 맛있는 기름냄새가 진동합니다. 역시 국수는 먹고 뒤돌아서면 배 꺼진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원조 회국숫집 할매는 돌아가셨고 그 국숫집을 이어받은 딸인지 며느리가 지금은 할매가 되어 할매집 회국수의 맥을 잇고 있다고 합니다.

 

할매집 회국수집 바로 옆옆에는 할매집 회국수만큼이나 오래된 냉면집이 있습니다. 이 둘이 이 동네 노포 터줏대감입니다. 

부산 냉면의 지존, 남포동 원산면옥

 

부산 냉면의 지존, 남포동 원산면옥

옛날 하고도 그 옛날, 남포동 나가면 어쩌다 한 번씩 들렀던, 그리고 갈 때마다 사람들이 붐볐던, 냉면집을 정말 오랜만에 찾았습니다. 가는 길이 아리송해서 좁은 골목을 들어가서도 여기가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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