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문 연 을지면옥 방문기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으로 자리를 내 준 을지면옥이 37년 을지로시대를 마감하고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4월 22일 낙원동 시대를 열었습니다.
2022년 6월 25일 영업 종료를 할 때 까지만 해도 곧 근처에서 문을 열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벌써 2년이 가까이 됐습니다.
을지면옥이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며칠뒤, 점심시간을 이용해 낙원동으로 갔다가 어마어마한 웨이팅을 보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한 시간을 기다리던 두 시간을 기다리던 오늘은 꼭 을지면옥을 먹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5월 연휴를 이용해 가족과 함께 을지면옥을 재방문했습니다.
낙원동 을지면옥은 11시 30분~15:00시까지 오전 영업(14:30분 주문마감) 후 15:00~17:30분까지 브레이크타임, 그리고 17:30~21:00까지 오후 영업(20:30분 주문마감), 그리고 일요일 휴무입니다.
낙원동 을지면옥 대기시간
낙원동 을지면옥에 도착한 시간이 1시 40분, 역시 연휴를 맞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마지막 주문이 2시 30분이라는데 도저히 50분 안에 입장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후 영업시간에 맞춰 올 각오로 창덕궁과 서순라길 등을 돌아다니기로 합니다. 몇 시간을 정신없이 구경하다 보니 시간은 4시 40분, 바로 을지면옥으로 향합니다. 오후 영업개시가 한 시간여 남았음에도 열명 남짓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웨이팅 돌입, 이때부터 줄은 점점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5시가 넘어가면서 식당 앞은 대기손님으로 가득 찹니다. 평양냉면 맛을 알까 싶은 영피플부터, 오랜 단골로 보이는 나이 지긋하신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긴 줄이 이어집니다. 5시 15분이 되자 문이 열리면서 식당 안으로 입장이 시작됩니다.
요즘은 어디나 캐치테이블 예약이나 웨이팅 리스트 작성을 하는데 을지면옥은 무조건 줄을 서야 합니다. 후루룩 냉면 한가락 먹는데 회전율이 빨라서 그럴 필요가 없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2년여 만에 만난 낙원동 을지면옥은 새로 지은 건물이라 깔끔하고 테이블 공간도 여유롭습니다. 우리는 2층으로 안내받아 올라갑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주문을 받습니다. 옆 자리 할머니 두 분은 수육 한 접시에 소주잔을 기울이시고 있습니다.
을지면옥 평양냉면 수육 가격
요즘 평양냉면 가격이 어질어질합니다. 을지면옥도 2,000원이 올라 15,000원 가격표가 붙었습니다. 차림표에는 소고기 수육 200g 35,000원, 돼지고기 편육 200g 30,000원입니다.
3인이 냉면 3개에 수육 한 접시 주문하면 8만 원입니다. 냉면집에서 8만 원이 가당키나 한지, 비싼 물가에 아연실색, 혀를 내두릅니다.
오후 영업시간 40분 전, 벌써 열명 남짓 대기, 30분이 지나자 을지면옥 마당은 대기손님으로 가득 찹니다.
낙원동 종로세무서 맞은편에 5층 빌딩을 올린 을지면옥, 20대부터 나이 지긋하신 노인들까지 긴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낙원동 을지면옥 영업시간
일요일은 휴무, 오전 주문마감은 2:30분까지 브레이크타임 3:00~45:30분 오후 주문마감은 8시 30분까지입니다.
새 건물에 산뜻하게 꾸민 실내 공간이 여유롭습니다.
2층으로 안내받아 올라갑니다. 2층은 1층보다 훨씬 공간이 넉넉합니다.
요즘 평양냉면 가격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2년 만에 냉면은 2천 원, 수육은 5천 원, 편육은 2천 원이 인상됐습니다.
그리고 소고기국밥, 불고기메뉴는 이제 사라졌나 봅니다.
주문을 하면 면수가 나오고 아삭하고 시원한 무절임이 밑반찬으로 나옵니다. 수육이나 편육을 시키면 배추김치가 따라 나옵니다. 우리는 수육이나 제육은 술을 마실 것도 아니고 그리고 양에 비해 비싼 것 같아 평양냉면만 주문합니다.
2년 만에 대면한 을지면옥 평양냉면, 허여멀건 육수에 완숙달걀 반 개, 제육 두 점, 수육 한점, 파송송, 얇게 썬 고추에 고춧가루 톡톡 뿌린 바로 그 을지면옥입니다.
을지면옥은 겨자나 식초도 필요 없을 정도로 청량한 육수가 매력적인 평양냉면입니다.
얇은 메밀면은 오독오독 씹는 맛이 좋습니다. 예전 을지면옥의 면발이 이랬던가 하고 까우뚱 합니다. 면이 더 맛있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얇게 썬 돼지고기 편육 두 점, 소고기 수육 한점
면 마니아인 아들, 그중에서 평양냉면을 가장 좋아라 합니다.
남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한 방울의 육수까지 시원하게 흡입.
식당 안은 이내 자리가 만석, 영피플도 할머니들도 수육에 소주는 불문율입니다.
아기다리고기다리 던 을지면옥의 평양냉면은 '시장이 찬'이라는 말처럼, 오랜 기다림 끝에 먹어서 그런지 곱절로 맛있습니다. 3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을지면옥을 찾던 단골손님들과, 최근 젊은 층들 사이에 힙한 음식이 된 평양냉면의 인기에 더 해 당분간, 여름이 가기 전 까지는 낙원동 을지냉면 앞마당이 뜨겁게 채워질 것 같습니다.
아래 포스팅은 2년전 을지면옥 마지막 영업 하루 전 방문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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