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도 호룡곡산 등산
무의도(舞衣嶋)는 섬의 모양이 투구 쓰고 갑옷 입은 장수가 칼춤 추는 모습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해무가 섬을 뒤덥는 모습이 말 탄 장수의 옷깃이 날리는 것 같고 또는 여인의 춤추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의도 지명 가운데 '큰무리 마을, 큰무리선착장, 같은 이름이 있는걸로 봐서 원래의 이름이 '무리도'였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할 때 '무의'로 잘 못 써서 '무의도'가 됐다고도 합니다. 어떤게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 더 기억에 남을 무의도가 된 것 같습니다.
무의도는 노선 버스가 운행될 정도로 꽤나 큰 섬에 속합니다. 면적이 여의도(2.9㎢)의 3배 이상으로 9,432㎢나 됩니다. 그리고 섬 부근에 실미도, 소무의도, 해리도, 상엽도 등 부속섬이 있으며, 그 중 실미도는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내려 버스를 타면 20분만에 하나개해수욕장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부터 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호룡곡산 산행이 시작됩니다. 또는 호룡곡산과 나란히 붙은 국사봉까지 두루 돌아볼 수 있습니다.
무의도 최고봉, 호룡곡산
호룡곡산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금새 호랑이와 용이 연상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서해에서 부는 바람이 호랑이와 용이 싸우는 소리같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참 정직한 이름입니다. 호룡곡산에는 이름처럼 호랑이바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용바위는 없더군요. 좀 억지스러운 부처바위와, 마당바위같은 그럴싸한 바위들과, 암벽등반을 할 정도의 수직절벽같은 기암들이 있습니다. 정상인 245m 까지 올라가는 등산로는 가파른 구간이 없어서 아이들과 함께 해도 수훨할 정도입니다.
무의도는 산, 바다,갯벌 등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섬입니다. 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호룡곡산은 섬의 남쪽에 위치하며 높이는 246m로 소사나무와 신갈나무,상수리,졸참나무를 비롯한 등산로에 출몰하는 '도둑게'와 사슴풍뎅이, 넙적사슴벌레같은 다양한 동식물들이 있어 식생이 잘 보존된 곳 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복주머니란으로 이름을 바꾼 '개불알난'과 '천마'같은 희귀식물도 볼 수 있습니다.
호룡곡산의 호랑바위 입니다. 집채만한 바위 아래에 수많은 잔가지들로 괴어 놓은 모습이 신기합니다. 혹시 바위가 쓰러질것을 염려한 선행 일까요? 아니면 호기심의 발로 일까요? 알고보니 바위 밑에 나무를 받치면 자신의 다리가 튼튼해 진다는 속설때문이라고 하네요, 한국과 일본,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습이라고 합니다.
호룡곡산 등산중 발견한 '천마'입니다. 깊은 산에서만 자라는 법정 보호종인데, 이곳에서 보다니 반갑고 뜻밖입니다. 예전에 문경 희양산에서 보고 이번이 두번째 입니다.
우리가 먹는 참마는 덩굴성의'마과'인데 천마는 죽은 참나무 버섯의 균사에 기생하는 '난초과'입니다. 뇌졸증환자들에게 좋다고 합니다.
경상도지방에는 망개나무라고 하는 청미래덩굴입니다. 연두색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청미래덩굴의 뿌리를 한의학에서는 '토복령'이라고 하는데요, 수은,니켈,카드늄같은 중금속을 체내에서 배출해 주는 약이라고 합니다.
낮인데도 등산로에 기어다니는 넙적사슴벌레 입니다.
바다쪽에 보이는 곳이 호룡곡산의 기점인 하나개해수욕장입니다.
호룡곡산의 정상데크 입니다. 이곳은 백패커들이 감동의 하룻밤을 즐기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서해의 낙조가 좋기로 이름난 곳이기도 합니다.저의 버켓리스중 하나 이기도 하고요.
호룡곡산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멀리 덕적도와 굴업도가 보이며 그 아래로는 최근 유명해진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남으로는 소무의도와 대부도까지 조망됩니다.
길게 뻗은 섬은 굴업도로 가기 위한 기착지인 덕적도 입니다.
다른 서해안 산들과 마찬가지로 자작나무과의 소사나무 군락이 많습니다.여기서 부터 하나개해수욕장까지는 '환상의길'이라 이름붙은 해안길이 나오는데, 실제 걸어보니 잡목이 가려 해안조망은 거의 되지 않고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되는 '환장할것 같은 길'이더군요.
환상의길을 따라 내려 오면 드문 드문 잡목들 사이로 보이는 붉은 갯바위에 해벽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면 이내 하나개해수욕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하나개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시작해 해수욕장으로 내려온 호룡곡산 산행은 느긋하게 두시간 만에 끝이 났습니다. 걷는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큰무리선착장에서 당산-국사봉-호룡곡산-광명항까지 무의도 남북으로 뻗은 봉우리를 걷는 7.6km의 4시간코스를 추천 합니다. 좀 과장된 면이 있지만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두고 '황해의 알프스'라고 하니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무의도 볼거리 맛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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