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기산 겨울 백패킹 어제는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해발 1,000가 넘는 강원도 태기산을 올랐습니다. 태기산은 강원도 횡성군 둔내와 평창군 장평의 경계에 있는 해발 1,262m의 산으로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에는 풍력발전 시설과 공군 레이더 기지가 있어 정상까지 차가 올라 갈 수 있습니다. 태기산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1,000m가 넘는 많은 산 정상부에 군사 시설이나 관측시설 때문에 도로가 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관계자외에 출입을 못하게 하는데 반해 태기산 만은 귀하던 천하던 용무가 있던 없던 차고 타고 올라갈 능력만 된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습니다. 태기산 정상부에 오르면 곳곳에 서 있는 거대한 풍력 발전기 아래에 넓직한 공간과 그곳에서 내려다 보는 장쾌한 산그리메가 감탄을 자아내게 합..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캠핑 2017. 12. 14. 23:14
금강산 1만 2천봉의 첫 봉, 한국에서 갈 수 있는 금강산 오늘은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를 거쳐 중국과 만주벌판을 지나 백두산까지 뻗은 산맥이 한반도의 등뼈를 따라 금강산으로 설악과 태백과 소백을 지나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라 불리는 한반도의 가장 긴 산줄기, 그 한가운데 있는 금강산으로 갑니다. 금강산은 오래전 금강산관광이 시작되고 얼마지 않아 동해에서 배를 타고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겨울 온정리 노천온천에서 금강산을 바라보며 온천욕을 했었고, 삼일포며 금강산 상팔담과 구룡폭포까지 빙판길을 아이젠도 없이 아슬아슬하게 올랐던 기억들이 세세히 남아 있습니다. 그랬던 금강산을 지금처럼 남북교류가 꽝꽝 얼어붙은 시국에 어떻게 갈 수 있냐고 하겠죠? 그런데 금강산의 시작이자 끝인, 강원도 고성의 신선대..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11. 23. 11:01
설악산 산장, 설악롯지 얼마전 산악인 유학재씨로 부터 설악산에 산장을 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학재씨 와는 몇 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리지등반을 함께 했었던 존경하는 분 입니다. 많은 산악인들이 오직 8천미터 고산 등정에만 목매어 있을 때, 그는 등정만이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등로주의'를 추구했던 분 입니다. 등정주의와 등로주의 과거의 히말라야 고산등반가들은 대규모의 셀파와 포터를 고용해서 정상을 정복하는 이른바 '등정주의'가 주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세계최고봉 8,848m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완벽하게 가이드를 해 주는 상업등반대로 인해 한 시즌에만 수백명씩 에베레스트 정상을 등정하는 등반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원정대만으로 아무도..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11. 22. 13:16
늦깎이 마장터 탐방기 11월의 둘째주, 만산홍엽은 이미 끝난지 오래고 그렇다고 백설의 눈이 온 겨울도 아니어서 일년중 이 맘때가 가장 어중간 하고 등산의 맛이 적은 시기입니다. 대신 그만큼 등산객들이 적어서 한산하고 고즈넉한 산행을 즐 길 수 있기도 합니다. 조용히 산길을 걷고 싶다면 지금이 제철인 셈이죠. 오늘은 인제군 북면의 깊은 숲 속으로 가려 합니다. 이 곳에는 왠지 기분나쁜 어감의 '마장터'와 또 왠지 기분 좋고 달콤한 어감의 '새이령'이라는 지명이 나란히 있는 장소 입니다. 새이령은 지리산에서 북진한 백두대간의 우리나라 마지막 구간으로 미시령과 진부령 그 사이를 넘어가는 길 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샛령, 새이령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마장터는 새이령을 넘어 오고 가는 사람들의 주막이 있던 곳이..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11. 13. 22:02
아보리스트에서 아이들의 놀이가 된 트리클라이밍 이번주에는 트리클라이밍이라는 짜릿한 체험을 했습니다. 사실 트리클라이밍은 10년 전 쯤에 TV를 보고 알게되어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로프와 안전벨트 자일 같은 기본 장비만을 사용해서 암벽이 아닌 나무위를 오르는 레포츠 인데요, 우리나에는 지금까지도 생소한 이름 이기도 합니다. 트리클라이밍은 원래 미국에서 아보리스트라는 수목관리사들이 나무를 관리하기 위해 하던 기술적 행위였습니다. 그런데 자연과 어드벤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레포츠로 발전시키면서 '트리클라이밍'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제가 십년전 즈음, 트리클라이밍을 하기 위에 뒷 산 여기 저기를 돌면서 트리클라이밍 하기 적당한 나무를 찾아서 올라가곤 했었는데요, 그때 까지만 해도 나무에 올라..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캠핑 2017. 9. 18. 23:41
바이크 캠핑 요즘 트렌디한 자전거 캠핑, 자전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는 자전거여행자들의 하루 하루를 sns를 통해 보다 보면 한번쯤은 그들 처럼 자전거 세계여행을 꿈을 꿔 보기도 합니다. 가녀린 자전거에 앞 뒤로 방수가 되는 커다란 패니어를 몇 개씩 달고 그 속 텐트며 침낭, 코펠과 버너같은 야영장비까지 싣고 자전거가 갈 수 있는 길이면 어디라도 떠나고 싶은 파란 하늘의 가을입니다. 얼마전까지 백패킹이라는 키워드가 포털 사이트 검색 상위에 있더니 최근에는 자전거 캠핑이 따라 잡을 기세 입니다. 내 주위에도 얼마전 까지만 해도 커다란 박배낭을 지고 남들이 모르는 산 속으로 캠핑을 떠나던 사람들도 지금은 자전거를 타고 캠핑을 하는 '자전거 캠핑'을 한다고 하더군요. 자전거 캠핑에서의 장비는 작고, 가벼워야 ..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캠핑 2017. 9. 18. 16:32
대한민국의 첫 산장, 북한산 백운산장 산악인들의 요람, 인수봉 아래 북한산 경찰구조대를 지나 30분 정도 깔딱고개를 오르면 통나무로 만든 근사한 산장이 나타납니다. 이 산장은 올해로 93살의 나이를 먹은 대한민국 첫 번째 산장인 백운산장인데요, 마당에 묵직한 통나무 테이블이 예닐곱개 있어 백운대를 오르는 등산객들이 마지막으로 다리쉼을 하는 장소이자 도란도란 모여 도시락을 펼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산할때는 구수한 멸치국물에 말아 먹는 잔치국수와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 잔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통나무로 지어진 백운산장 이층은 인수봉을 등반하는 클라이머들의 베이스캠프이기도 하죠. 이런 백운산장이 지금은 잔치국수도 두부김치도 사라지고 '백운산장 국가귀속반대'라는 플랭카드와 서명대..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9. 11. 22:00
설악산 한편의 시를 위한길 한 편의 시를 위한 길, 세상 어디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길이 또 있을까? 설악산의 비경을 감춘 소토왕골의 천길 벼랑에 넋을 잃을 만큼 짜릿하고 황홀한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이 있습니다. 이 바윗길은 경원대산악회가 개척한 길로 안정장비를 갖추고 몸에는 질긴 밧줄을 묶어 양손과 양다리로 올라야 하는 아찔한 길입니다. 사진 가운데 높은 봉우리가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이 있는 설악산 노적봉입니다. 설악산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은 설악산 소공원에서 비룡교를 지나 오른쪽 숲 속에서 시작되며 정상인 노적봉까지는 모두 10개의 피치로 등반력과 등반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게 5시간 이상이 걸리는 코스입니다. 설악산에 개척된 다른 바윗길에 비해 난이도는 쎄지 않지만, 피치가 길..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7. 2.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