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집에 도착하니 꼬맹이가 "아빠~ 금성이 엄청 잘 보여요"라면서 방방 뜁니다. 그러면서 오늘은 금성이랑 화성, 달이 일직선이 되는 날이라고 겨울 찬바람이 들어오던 말던 창문을 열어 젖히고 달밤에 호들갑입니다. 아내도 덩달아 좋아라 난리입니다. 세파에 닳고 풍파에 닳고 이리 저리 닳고 닳은 저는 금성이랑 화성, 달이 한줄로 섯던 삐뚫게 섯던 무슨 대수냐고 "추우니 문 닫아라"라며 툴툴 대기만 했었죠. 어지간히 말도 안듣는 두 모자 때문에 나란히가 뭔지 컴컴한 하늘을 봤습니다. 또렷히 보이는 초생달 한참 아래 반짝이는 금성이 보입니다. 그런데 중간쯤 어디 있다는 화성은 어디있나요? 통 보이지 않습니다. 낮눈도 어둡더니 밤눈도 어두워지나 봅니다. 꼬맹이는 "아빠~ 저기 있잖아 저기 저기"라면서 손을 가리..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기타 2017. 2. 2. 23:19
"얼마전 까지만 해도 쐬~하면서 청초한 푸른 불꽃을 뽐내던 가스버너(스토브)가 오늘은 바람앞에 등불처럼 껌뻑껌뻑 위태롭습니다. 비싼 돈을 들여 구입한 번듯한 가스버너가 창피할 정도 입니다. 다른 팀들은 벌써 코펠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데 물이 끓기는 커녕 불이 꺼질듯 말듯 합니다. 숟가락을 들고 기다리는 일행을 보기가 민망할 정도 입니다. 몇해전 태백산 새해맞이 심설산행에서 겪었던 누군가의 경험입니다. " 불과 십년전까지만 해도 캠핑이나 야영시에 휘발유 버너와 랜턴을 사용했지만, 펌핑과 예열과정을 거처야 하는 조작의 번거로움과 연료의 수급, 초기 점화시 펑~하고 발생하는 불꽃에 따른 불안감, 그리고 장비의 무게 때문에 점차 가스버너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추세 인것 같습니다. 가스버너(스토브), 편리함..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장비리뷰 2017. 1. 23. 16:50
괘방산, 계방산 한동안 헛갈려 했던 산 입니다. 계방산은 평창에 있고 괘방산은 강릉에 있는 산입니다. 강릉 잠수함 사건으로 유명한 안인진리 바로 앞이죠, 그리고 동해바다와 맞닿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괘방산은 동해를 따라 이어지는 7번국도와 영동선 열차가 지나가는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좀 더 내려가면 나오는 정동진 열차역에서 부터 괘방산을 산행이 시작됩니다. 유명한 해파랑길로 불리기도 합니다. 강릉 괘방산은 몇해전부터 백패킹으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바다가 아닌 산 꼭대기 텐트속에서 동해의 일출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인기 백패킹 사이트 입니다. 그리고 더 좋은건 걸어서 30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가깝다는것도 한 몫 합니다. 지난주 다녀온 강릉 괘방산 백패킹 이야기 입니다..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캠핑 2017. 1. 22. 11:44
겨울 금대봉 설산 산행 우리나라에서 추천할 만한 겨울산을 손 꼽으라면 한라,설악,덕유,소백 등의 묵직한 산들이 떠 오르지만, 강원도 정선에서 태백, 삼척에 걸쳐 있는 함백산과 금대봉도 겨울에 가볼만한 산으로 추천할만한 곳입니다. 함백산이나 금대봉 역시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 입니다. 태백산에서 이어받은 대간길이 함백산을 지나 은대봉-금대봉-매봉산-피재로 뻗어 동해바다와 나란히 북쪽으로 달려가는 굴직한 등뼈에 속합니다. 함백산(1572m)에서 은대봉(1442m), 금대봉(1418m), 대덕산(1290m)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봄,여름철에는 고산 야생화 군락지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지붕격인 1천미터 이상의 고산인 탓에 겨울철에는 어마어마한 눈이 쌓이기도 합니다. 시베리아의 차가운..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7. 1. 4. 17:56
드디어 핀 북한산 눈꽃 매년 겨울이면 설국의 장관을 연출하는 서울의 허파, 국립공원 북한산. 매년 천만명의 등산객들이 북한산에 올라 도심에서 찌든 폐포를 정화 하는 곳, 서울시민들의 축복이자 거대한 종합병원입니다. 경제적 가치로는 도저히 따질 수 없는 유무형의 재산이라고 생각했는데, 2013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북한산 등 전체국립공원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 한게 있네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13년 평가한 북한산 경제적 가치는 9조2,343억원으로 20개 국립공원 중에서 1위라고 합니다. 국립공원 전체의 경제적 가치는 103조4,704억 이라고 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매년 북한산 국립공원을 찾는 천만명의 등산객들 중 외국인들의 비율도 상당합니다. 우리나라 등산객들과 달리 외국인들은 청바지에 면티 같은..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6. 12. 30. 22:41
등산의꽃이라고 부르는 눈꽃산행 해보셨나요? 설경이 주는 흑백의 담백함과 경이로움은 사계절 중에서도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우리나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눈꽃산행지는 어디일까요? 제가 경험했던 눈꽃 산행지는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민주지산, 소백산, 태백산, 설악산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한라산을 제외하면 모두 지리산에서 설악산으로 이어져 있는 백두대간에 있는 산들입니다. 백두대간은 전라남도에서 충청도 강원도로 이어지는 높은 산마루 입니다. 백두대간의 산들이 눈꽃 산행지로 유명한 이유도 겨울철 시베리아 북서풍이 남진하다 백두대간의 높은 능선에서 동해안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서 눈폭탄을 뿌리기 때문입니다. 눈 보기 힘든 경상도에서의 눈꽃산행 백두대간에서도 덕유산, 속리산, 월악산의 높은 산..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6. 12. 29. 14:22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하며 100대 명산중에 하나인 계방산, 겨울 심설산행지로 유명한 곳 입니다. 정상의 높이가 우리나라 다섯번째로 높은 1,577m로 해발고도는 높지만 우리나라 고개 중에 가장 높다는 1089m 운두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표고차는 488m로 쉬운 등산코스에 속합니다. 만약 운두령이 없었다면 계방산 등산코스의 난이도는 한참 올라갔겠죠? 심설산행 준비 고개가 높아서 항상 운무가 넘나든다고 해서 붙여진 운두령, 계방산을 등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두령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해발 1089m의 운두령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초보산행자도 아이젠, 스틱, 스패츠같은 겨울장비만 제대로 갖춘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스틱은 두개가 필요하고 아이젠은 짚신모양의 체인젠도 좋지만 지금처럼 눈이 많으면..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6. 12. 27. 13:19
순백의 눈바람 대신, 혹독한 북서풍에 시달린 선자령 백패킹 한겨울 차가운 북서풍이 대관령 머리 위에서 동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눈 폭탄을 퍼붓는 곳,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곳, 지리에서 백두로 뻗어 올린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 1천미터의 정상까지 무거운 등짐을 지고도 넉넉잡아 2시간이면 갈 수 있어 백패킹의 성지로 불리는 곳, 이곳에서의 하룻밤을 위해 서울에서 세시간을 달려 강원도 대관령으로 향합니다. 선자령에는 이미 일주일 전 첫 눈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12월 첫 주, "어쩌면 함박눈이 올 지도 몰라" 라는 기대감을 안고 떠난 선자령 백패킹. 결론은 눈은 없었고 초광풍의 바람만 실컷 맞고 왔습니다. 선자령 바람이야 너무 유명하니 이미 각오하고 간 터라 ..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캠핑 2016. 12. 5.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