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고물들이 모이는 곳, 동묘
90년대 20대를 보낸 저는 요즘 불고 있는 뉴트로가 얼떨떨 하기만 합니다. 저에게 레트로는 고물에 구닥다리며 촌스럽고 불편함으로 생각되는데 요즘 2030세대들은 촌스러운 구닥다리들을 감성으로 포장해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또한 그들과 비슷한 나이에 주말이면 황학동 고물시장을 기웃거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줏어왔던 몇몇 물건은 아직도 집 어디엔가 굴러 다니기도 하고 지인의 집에 가 있기도 하고...
어찌 보면 레트로라는 단어는 '새로운 것'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쓰셨던 물건들이니 나에겐 신기하고 새로울 수가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구닥다리 고물이 있는 동묘 벼룩시장, 요즘 레트로, 뉴트로 유행으로 TV에서도 자주 나오고 젊은세대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떠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동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노인과 고물'입니다. 예전엔 정말 그랬죠. 그랬던 동묘가 요즘은 젊은 세대들의 유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젊은 매장 사장들도 많아 졌고 덩달아 2030 세대들의 방문도 두드러지게 눈에 띕니다. 명품구제샵부터 잘 정돈된 젊은 취향의 편집샵까지 모세혈관처럼 이어져 있는 작은 골목마다 다양한 물건을 파는 난전이며 가게들이 뻗어 있습니다. 다 둘러 보려면 하루가 훌쩍 지날것 같습니다.
동묘시장은 더 이상 노인과 고물의 메카가 아닙니다. 음악, 패션, 라이프 스타일까지 레트로를 타고 뉴트로를 즐기는 젊은세대들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새롭고 좋은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에 이런 고물 세상이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흐뭇하기도 합니다. 나아겐 쓸모 없어 버려진 물건들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고 유용한 물건으로 되살아나니 말입니다.
동묘 벼룩시장 주말나들이
동묘공원은 공사중이어서 문을 걸어잠궜습니다. 동묘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를 모신 사당입니다. 동쪽에 있는 관우의 무덤이라는 뜻이기도 하죠. 그런데 왜 중국의 삼국시대 장수인 관우의 묘를 우리나라에 만들었을까요? 바로 우리나라가 중국의 속국이었기 때문입니다. 명나라 신종황제가 건립을 요구해 1602년 준공 됐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직 후 궁궐은 불타고 전 국토가 쑥대밭이 됐을땐데 남의 나라 장군 사당이나 짓고 있었으니 얼마나 기가 찼을까요? 임금이 못나면 백성이 고통 받는거죠.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동묘공원에는 '여'씨 성을 가진 사람은 출입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유는 관우가 여몽에게 비명횡사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한 동묘 만물 노천시장, 추억이 되살아 나는 곳, 볼것이 너무 많은데 눈이 딸랑 두개라서 아쉬운 하루 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북적북적 거려서 좀 꺼려지기도 합니다. 코로나가 좀 잠잠해 지면 또 들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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