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발란 위스키
요즘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입니다. 그동안 위스키 하면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나 미국의 버번위스키를 떠 올렸지만, 지금은 일본 위스키와 대만 위스키까지 더해 위스키 본고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대만 위스키는 최근 몇년간 세계 위스키 품평회에서 스코틀랜드와 미국, 일본을 꺾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짧은 기간에 유명해진 위스키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영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미드 <빌리언즈 billions>에 등장하고 BTS의 RM이 푹 빠진 위스키로 더욱 유명해진 카발란 위스키 입니다. 또한 제주도 중문 면세점에서 구입이 가능한 덕분에 '제주도 특산품'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한국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만 여행에서 꼭 사와야 할 쇼핑 리스트에 '카발란 위스키'는 빠질 수 없는 품목이기도 합니다. 대만은 주류세가 낮아서 한국 리쿼샵에서 판매하는 반가격 정도에 카발란을 비롯한 위스키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만 위스키 쇼핑은 돈을 쓰고도 돈을 버는 느낌을 주는 아주 특별한 쇼핑입니다.
대만 카발란 위스키 증류소 투어
얼마전 카발란 증류소 투어를 위해 대만을 다녀왔습니다. 대만 여행을 준비하면서 꼭 가고 싶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엄청나게 덥고 습한 기후에 숨이 헉헉 막히는 여행 일정에서 카발란 증류소로 향하는 여정이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카발란 증류소는 대만 북서쪽의 이란(YILAN)현에 위치해 있습니다. 타이베이에서 60km 거리,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저는 단체 버스로 왔지만 기차와 버스편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카발란 증류소 투어 예약
카발란 증류소에서는 위스키 투어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투어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만 진행하는데 중국어는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매시간 정시에 진행되며, 영어는 11시, 일어는 오후 1시에 하루 1회 진행되며 카발란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신청은 일주일 전까지 해야 합니다.
이란 카발란 증류소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지도에 표시된 1번 건물 컨벤션 센터에서 투어 등록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서 컨벤션센터까지 거의 십분정도를 걸어가야 했는데 날씨가 너무 덥고 멀어서 힘들더군요.
컨벤션 센터에 투어 등록을 하면 2층으로 가서 카발란 위스키 증류소에 대한 영상을 시청합니다. 그리고 다시 3번 증류소로 갑니다. 커벤션 센터만 가지 않아도 한결 수월한 투어인데 '자가용 이용 투어예약자'들에 대한 동선이 아쉽습니다.
카발란 위스키 증류소 투어는 3번 증류소 건물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투어는 30분 정도 진행되는데 위스키의 재료가 되는 몰트와 오크통, 증류되는 과정과 숙성에 따른 변화 등과 거대한 증류기를 지나 저장고까지 도착하며 끝이 납니다.
그리고 식사와 시음, 위스키 구입을 할 수 있는 4번 건물(스피릿 케슬)로 들어가서 다양한 카발란 위스키를 맛 보며, 마지막으로 기념품 샵에 들러 위스키를 구입하는 것으로 카발란 위스키 증류소 투어는 끝이 납니다.
카발란 증류소 투어
카발란 증류소는 외국 관광객들 보다 현지 대만 사람들의 비율이 70%나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세계적인 위스키이면서도 대만 내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는 위스키라고 합니다.
식당과 시음, 기념품샵이 있는 카발란 스피릿 캐슬 건물 입니다. 카발란 캐스크 앞에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스피릿 캐슬을 지나 긴 회랑을 따라 투어 등록을 하는 컨벤션 센터까지 5~10분 정도를 걸어갑니다. 길 옆에는 9명의 대만 예술가들이 사용이 끝난 오크통을 재활용해 카발란 위스키와 친환경적인 증류소를 주제로 한 그림들을 그려 전시하고 있는데 지루한 길을 걷는 동안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카발란 증류소는 공장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위해 다양한 나무들과 자연친화적인 생태 환경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공장을 걷다 보면 나무들 아래로 황로를 비롯한 다양한 조류와 생물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킹카그룹의 컨벤션 센터
투어 등록을 하고 나먼, 이층으로 올라가서 카발란 위스키에 대한 영상을 시청합니다.
컨벤션 센터내부에 있는 공연장도 구경시켜 줍니다. 무대 뒷편이 통창으로 되어 있는 게 특이합니다.
컨벤션 센터를 둘러 보고 카발란 증류소의 메인 건물인 디스틸러리로 향합니다. 공장이 어마어마하게 크긴 합니다.
카발란 디스틸러리 지붕에 뾰족 쏟아 있는 구조물은 '파고다'라고 하는 독특한 모양의 굴뚝이 보입니다. 예전 스코틀랜드에서 몰트를 건조하기 위해 일본풍으로 만든 굴뚝이 기원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거의 장식용으로 설치한다고 합니다.
파고다 굴뚝과 그 아래 증류기의 모습이 통창을 통해 보입니다.
본격적으로 증류소로 들어갑니다. 투어는 2층에서 시작합니다.
2005년 12월31일 9개월 만에 증류소가 완성되고, 이듬해 첫 번째 술을 증류해 냅니다. 그리고 2008년 카발란 증류소의 첫 번째 위스키인 '클래식 싱글 몰트 위스키가 '출시됩니다. 불과 20년도 되지 않은 역사를 가진 '카발란'이지만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스카치위스키의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보리를 발아해 건조한 몰트 입니다. 한 줌 쥐어서 향을 맡아볼 수 있는데, 특별한 향이나 냄새는 나지 않습니다.
몰팅된 맥아를 당화 하는 탱크입니다. 당화는 맥아에서 당을 추출하는 과정입니다.
당화 과정을 거친 엿기름에 효모를 넣어 발효과정을 거칩니다. 발효가 끝나면 증류를 거쳐 비로소 오크통 속에서 숙성이 시작됩니다.
새 배럴, 버번 배럴, 혹스 헤드 배럴에서 숙성한 위스키의 시간경과에 따른 색깔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혹스헤드 캐스크는 250~305리터 용량의 큰 오크 통을 말합니다.
이 사진은 오크통 속에서 위스키의 숙성 연수가 오래 될수록 위스키 양이 줄어드는 '엔젤스 셰어'를 보여줍니다. 스코틀랜드 증류소의 엔젤스 셰어가 1년에 2%라고 하면 대만의 카발란 위스키는 1년에 12%가 천사의 몫으로 증발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서늘한 스코틀랜드와 달리 덥고 습한 대만의 날씨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카발란 위스키는 숙성연수를 표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앞에 보이는 증류기는 연속 증류기인데 초창기 카발란에서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기로 사용됐다가 지금은 뒤에 보이는 단식 증류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연속 증류기는 깨끗한 느낌을 주지만 향이 약하고 바디감이 가벼운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위스키를 만드는 과정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팟 스틸(Pot)' 입니다. 위스키는 보통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구리로 만든 단식 증류기를 사용하는데 구리를 사용하는 이유는 내구성과 열 전도율이 좋고 증류과정에서 황이나 인 같이 원액에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을 제거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증류기의 위쪽 목이 아래로 내려간 증류관의 특징은 '환류' 작용이 적어 묵직하고 오일리한 질감의 증류주를 만든다고 합니다. 맥켈란도 같의 모양의 증류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환류는 증류기 속의 알코올이 기체로 변하면서 상부의 차가운 공기를 만나 다시 액체로 떨어지거나 증류기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과정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유리창을 통해 깜깜한 어둠속에 잠들어 있는 배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숙성고의 위스키의 향이 유리를 뚫고 나오는 듯 콧속에서 즐거운 향이 느껴집니다.
오크통이 세워서 여려개씩 묶여 있는 이유는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견학을 마치면 증류소 투어의 핵심이 되는 스피릿 캐슬(Spirit Castle)로 들어갑니다. 건물 지붕이 뭔가 동서양이 섞인 것 같기도 합니다.
창가에는 편안한 의자들이 있어
넓은 건물의 2층은 음료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스피릿 캐슬 한 가운데,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도 반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대형 트리가 빛나고 있습니다. 트리 앞으로 킹카그룹의 커피 브랜드의 캐릭터인 '미스터 브라운' 아저씨가 있네요.
킹카 그룹을 탄생시킨 미스터 브라운 커피 브랜드의 카페가 있습니다. 각종 디저트와 음료, 원두를 팔고 있습니다.
2층 안쪽으로 들어가면 테이스팅 룸이 나타납니다.
테이스팅 룸 안에는 위스키 바 같이 카발란 라인업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카발란 트리플 쉐리캐스크와 솔리스트 시리즈의 비노바리끄, 포트 캐스크를 마셔보기로 합니다.
테이스팅 보드에 올려진 카발란 글라스가 얼마나 좋아 보이던지, 시음이 끝나고 1층 기념품점에서 당장 구입했습니다.
꾸덕꾸덕하고 꿀처럼 달달하며 깊은 과일과 꽃향에 스파이시한 향이 도는 카발란 위스키, 제 입맛에는 트리플 셰리캐스크 첫 번째, 비노가 두 번째, 마지막이 포트 캐스크였습니다.
시음을 마치고 건너편에 있는 '위스키 랩'으로 들어 갑니다. 여기서는 1,800대만 달러를 내면 자신만의 위스키를 블랜딩 할 수 있습니다.
바닐라, 열대과일, 코코넛/ 넛트, 아몬드, 향신료/ 운향, 우드, 초콜릿/ 피트, 캐러멜, 키위 향이 강한 위스키 4종류를 블랜딩에 자신만의 위스키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블랜딩 한 위스키는 300ml 병에 담아 줍니다.
이름표와 함께 실크천이 깔린 멋진 상자에 7만 3천 원이면 저렴한 걸까요?
카발란 위스키 기념품 샵
카발란 모든 라인업이 판매되고 있는 기념품 샆, 위스키 외에도 글라스와 코스터, 테이스팅 보드 등 다양한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헤어질 결심'의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소 셰리 캐스트, 3,500대만 달러
카발란 엔트리 위스키 넘버1, 1,100 대만달러
증류기 모양의 카발란 미니어처 피노 셰리 오크 싱글 몰트, 54% 200ml 2,000대만 달러
보틀 구입이 부담된다면 가볍게 구입할 수 있는 바이알은 어떨까요?
비노, 올로로소 셰리 각각 3,500, 12% 할인하니 6,160 대만달러, 한화로 25만 원. 여기서 4% 텍스리펀까지... 돈 버는 느낌입니다.
카발란 증류소 기념품 샾 보다 시내 리쿼샵이 조금 더 저렴하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 리쿼샵에 없는 제품들을 이곳에서는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죠, 또 위스키 시음한 후의 향과 맛에 취해 이것저것 사게 되는 것 같은데 후회는 없습니다.
대만 여행의 필수 코스 카발란 증류소, 그리고 필수 쇼핑 아이템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쉐리' 또는 '비노바리끄', 다녀온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다시 또 가고 싶은 마음이 불끈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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