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북한산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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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오른 북한산 등척기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속 "방학인데 너무 심심해"를 연발하는 우리 아이, 뭔가 심심하지 않게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다는 이미 다녀 온 터라, 가까운 한강 수영장이나 시원한 계곡을 갈까? 고민하던 차에, "이열치열, 산으로 가는건 어때?" 

"싫어"라는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좋아~"라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와 함께 북한산 등산이 시작됩니다. 간단한 도시락을 싸고 보냉병에 얼음과 물을 가득 채우고 헤드렌턴이며, 응급처치키트, 방풍자켓 등을 챙겨 북한산성으로 출발합니다. 

아이와 북한산 백운대로...

오늘의 목적지는 북한산의 정상인 836m '백운대'입니다. 백운대를 오르는 등산코스는 우이동 도선사를 기점으로 하는게 가장 짧고 쉽지만, 우리는 북한산성 코스로 올라갑니다. 도선사 코스 보다는 시간은 곱절로 걸리고 경사가 높아 난이도 또한 상당한 편입니다. 

8월5일 일요일, 전날 보다는 더위가 약간 주춤했지만, 여전히 한낮 온도는 33도를 웃돕니다. 북한산성 입구,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인 북한산 등척을 나섭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는 북한산 백운대가 초행은 아니지만 제 발로 걸어서 가는 것은 오늘이 초행이 됩니다. 두세살때 즈음 제가 업고 간 적이 있거든요.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에서 대서문을 지나 보리사까지는 아스팔트 도로가 이어집니다. 본격적인 등산은 보리사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보리사에서 백운대까지는 1.5km거리인데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가 걸리는 꽤 어려운 코스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아스팔트가 깔린 대서문으로 오르기 보다 왼쪽 길로 빠져 북한산성 계곡을 따라 가는 원효봉 코스로 오릅니다. 언제 비가 왔는지도 모를 북한산 계곡은 이미 시원함을 잃어버린 채 바닥을 보입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이마에서 시작된 땀은 팔을 타고 정강이를 타고 미끌어져 내립니다. 원효암을 지나 대서문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북한동계곡에 도착합니다. 오래전에 계곡을 따라 식당이며 술집이 있던 북한동 계곡은 어느새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습니다. 보리사 앞 너른 나무데크에는 커다란 튤립나무와 가래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듭니다. 여기서 잠깐의 휴식을 한 뒤 본격적인 북한산 백운대 등산을 시작합니다. 

북문 갈림길에서 부터 경사는 차츰 차츰 올라가 약수암터를 지나면서 부터 경사가 가팔라 집니다. 여기서 부터 위문까지 이어지는 500m거리는 북한산 백운대 코스 가운데 가장 힘든 코스입니다. 날도 더운데 경사까지 쎄서 한발 한발 천천히 오릅니다. 도대체 언제 위문이 나오는거야? 할 때 쯤, 머리위에 나무계단이 나타나면 곧 위문이 보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는 바람골인 위문에서 부터 백운대 까지는 300미터만 더 오르면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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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탐방지원센터에서 대서문까지 아스팔트 길로 가는 것 보다 계곡을 따라 원효암 코스로 오르는 숲길을 추천 합니다.  

본격적인 등산은 보리사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곳곳에 도토리 거위벌레들이 번식을 위해 신갈나무를 떨어뜨려 놨습니다.

북한산 계곡에 남은 유일한 물 입니다. 

바위위로 뿌리를 내린 쪽동백나무에 기댄 아이는 지친듯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걷 곤 합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업어달라던가 가기 싫다거나 칭얼대던 아인데..많이 컸습니다.

약수암터를 지나면서 커다란 호박돌 계단이 경사를 올립니다. 아이에겐 한 걸음 한 걸음이 더 힘겹습니다.

엄마보다도 더 빨리, 아빠 보다도 더 빨리 산을 올라 갑니다.

등산은 손과 발로 하는 것이란걸 알려주니 제법 잘 합니다.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요? 

약수암에서 시작된 고난의 길이 드디어 끝나 갑니다.

위에 보이는 나무계단이 나타나면 곧 위문 입니다.

위문은 경기도 고양과 서울 강북구를 잇는 북한산성 가장 높은 암문 입니다. 바람골 위문에서 잠깐의 다리쉼을 합니다.

 1시에 시작한 등산이 위문에 3시44분에 도착합니다. 위문까지 두시간 44분, 거의 3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백운대까지는 30분 정도를 더 올라야 합니다. 

오늘의 기온은 32도 라고 하는데 체감온도는 훨씬 덥게 느껴집니다. 

아슬아슬한 바위를  잘도 올라갑니다.

바위는 미끌미끌해서 와이어를 질끈 잡고 올라야 합니다. 뒤로 북한산 만경대와 노적봉이 보입니다. 

날다람쥐 처럼 재빠르게 한발 한발 올라 갑니다.

이제 백운대가 눈 앞에 보입니다. 

836미터 북한산 정상 백운대, 아이는 두번째 왔지만, 자기 발로는 처음 입니다. 

백운대 에서...

백운대에서 내려다 본 북한산의 절경 입니다. 점점 뿌연 가스가 차 오르네요.

산은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가는게 더 위험하고 힘 들죠. 특히 북한산 같은 바위산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가 신고 있는 차코 샌들은 산에서도 계곡에서도 훌륭합니다.  

북한산에서 가장 멋진 백운대 부부? 모자? 소나무와 기념사진을 찍어 봅니다.

스텐리 보온병에 담아 온 얼음이 여전히 그대로 입니다. 제발 빨리 녹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5시간 30분 만에 보리사에 도착했습니다.  

보리사에서 아스팔드길을 따라 대서문을 지나 탐방지원센터까지는 30분을 더 걸어 가야 합니다. 

오늘 6시간 만에 아이와 함께 불볕더위속 북한산 백운대 등반을 마쳤습니다. 1만원 넘는 주차장 이용료를 지불하고 근처에 있는 초계막국수집에서 시원한 저녁을 마친 후 집으로 귀가 합니다. 

오늘 아이는 심심한 여름방학에 힘들었지만 기억에 날 만한 일 하나는 만든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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